최종편집 2024년 12월 23일 1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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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옥에서 사소한 것을 지킨다
[여기, 유성 잇다 ⑤] 상상도 못할 촘촘해진 폭력
3월 17일, 한 노동자가 세상을 떠났다. 그의 동료는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5년이 넘도록 현대차와 유성기업은 노동조합을 파괴하기 위한 온갖 공작을 펼쳤다. 그러나 파괴된 것은 노동조합만이 아니다. 일상, 평화, 우정, 희망, 관계…. 노동조합은 이런 말들의 다른 이름이었다. 깨져본 사람은 안다. 이런 말들은 여러 이름을 가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노란 리본'을 달고 있는 유권자라면…
[4.13 총선 인권올리고 가이드 ⑥] 세월호를 기억하고 심판한다는 것
저만치 건널목 앞에 노란 리본 배지를 단 사람이 서 있었다.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었다. 같이 길을 건너려고 달리기 시작했다. 본능적이었다. 노란 리본을 만날 때의 반가움이랄까. 말을 걸 것도 아니면서. 길을 다 건널 때쯤 그 사람의 옷에 달린 배지가 노란 리본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이런 우스운 일이라니. 그때서야 배지에 생각이 미쳤다. 왼쪽 옷깃에
"한상균은 '레인메이커'가 아니다"
[기고] 21일 '한상균 석방 콘서트'에 오세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나는 잘 모른다.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 나누지만 딱히 진득하게 이야기를 나눠본 적도 같이 무언가를 해본 적도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가 했던 말 하나가 잊히질 않는다. 2009년 8월 6일이었다. "그렇게 간절히 기다리던 비가 지금 오네요." 기다릴 수 있는 것이 비 말고 없었던 순간 그날은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77일
"박 대통령, 세월호 인양은 국가의 의무요!"
[창비 주간 논평] 세월호 참사 1년, 모두 잊으라는 정부
안산 합동 분향소에 안치되었던 아이들의 영정을 부모들이 내려 받았다. 한 엄마는 분향소 문이 열리며 바람이 들자 영정 사진을 홱 돌렸다. "우리 아이 바람 맞겠네." 또 다른 엄마는 분향소로 차마 들어가지 못하고 서성였다. "도저히 못 보겠어. 아빠가 들 거야." 어떤 엄마는 서둘러 화장실에 다녀왔다. "몸이 떨려서 뭐라도 비워야겠어." 그리고 또 한 엄마
세월호 사건, 우리가 진짜 기억해야 할 것은…
[시민정치시평] 기억은 동사다
진도 팽목항에 다녀왔다. 매주 금요일 서울에서는 '기다림의 버스'가 출발한다. 실종자들을 기다리는 가족의 간절한 마음을 나누자는 취지다. 실종자 가족들이 얼마나 애끓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엿보러 가는 버스가 아니다. 간절한 기다림은 각자의 몫이다. 타인일 수밖에 없는 누군가의 기다림을 헤아리며 각자의 위치에서 나눌 수 있는 기다림을 찾아보자는 버스다. 쉽
"장소를 뺏기면, 삶도 뺏긴다"
[두물머리, 꼭 그래야 합니까 ·⑩] "국가는 우리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습니다"
마지막 4대강 사업 지역인 팔당 두물머리에 6일 예고됐던 행정대집행은 결국 잠정 보류 됐다. 하지만 언제든 다시 행정대집행은 진행될 수 있다. 정부는 유기농지로 사용돼 온 두물머리에 자전거도로와 공원을 만든다며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에게 나가줄 것을 요
"간절히 공범이 되고픈 마음, 검찰은 알까?"
[기고] "송경동 등 희망버스 탑승자에 대한 기소를 철회하라"
85호 크레인에 붙어 있던 바람개비를 볼 때마다 뿌듯했다. 1차 희망의 버스가 85호 크레인 아래 닿았을 때 나도 그 자리에 있었다. 몇 명의 사람들이 다음날 오전에 크레인 기둥에 붙일 거라며 부직포를 오리고 접어 붙여 바람개비를 만들고 있었다.
중림동 집주인들이 재개발을 반대하는 이유는?
[도시 주인 선언·25] 강제 퇴거 금지법 제정하자 ②
2010년 여름 어느 날 사무실로 편지 한 통이 날아왔다. 뜯어보니, "중림 도시환경정비계획 의견 수렴 조사(세입자용 우편 조사 설문지)"라는 제목이 달려 있다. "서울시 중구 중림동 398-1번지 일대 도시 환경 정비 구역 지정을 위한 의견 수렴 조사로 거주민 여러분의 의견
서울이 오세훈 정원인가요? 아니라면 지금 말해요!
[프레시안 books] 강현수의 <도시에 대한 권리>
김 씨는 새벽같이 일어나 뇌졸중으로 누워있는 남편이 먹을 밥을 차려놓고 집을 나선다. 인근 대학에서 청소 일을 하는 김 씨에게 새벽 시간은 1분1초가 아쉽다. 집에서 버스정류장까지는 마을버스를 흔히 이용하지만 새벽 시간엔 기다리느니 빠른 걸음으로 내려간다.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마을버스 없이 오르막을 감당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캠퍼스가 그리 넓지는
"세상은 다시 그녀들에게 목숨을 걸라고 한다"
[기고] 1890일, 포클레인 위의 기륭 비정규 여성들을 위하여
나는 '결사투쟁'이 싫다. 언제부터인가 집회에서 외치는 구호 뒤에 여섯 글자의 상용구를 붙이더니 조금 지나 "결사투쟁"까지 따라붙었다. "비정규직 철폐하고 노동권을 쟁취하자! 비/정/규/직/철폐/투쟁! 결사/투쟁!" 이런 식이다. 언젠가 그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