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0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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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은 여성들의 우울증을 치유했을까?
[서리풀 연구通] "'강간 문화' 영속하려는 사회, 여성 정신건강에 악영향 끼칠 것"
2018년 1월 서지현 검사의 증언을 필두로 국내에서 미투 운동이 시작된 지 곧 5년이 되어간다. 많은 생존자들이 공유한 자신의 이야기들은 각계각층으로 퍼져나가 우리 사회의 광범위한 젠더 불평등과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당연한 것으로 보는 이른바 '강간 문화'의 실체를 알렸다. 그러나 용기를 내 목소리를 낸 이들 중 많은 수는 여전히 그들을 향한 조직적인 압
류한소 시민건강연구소 회원
건강에 독이 되는 여성의 무급노동
[서리풀 연구通] "유급노동과 무급노동 저글링하는 여성, 계속 위태로울 수 밖에 없다"
직업건강에 대한 많은 연구들은 대체로 여성과 남성이 직장에서 유사한 경험을 공유한다고 가정한다. 예를 들어, 유급 노동은 직업성 사고처럼 직접적인 방식이든, 수면 방해같이 간접적인 방식이든 건강에 영향을 끼치고, 실업은 더 나쁜 건강상태와 관련된다는 것이다. 특히 직업건강연구의 오래된 통념인 '건강한 노동자 효과'는 고용된 인구가 일반 인구에 비해 사망률이
맞벌이 남성보다 여성이 '편안한 잠' 못 드는 까닭
[서리풀 연구通] 수면과 감정적 안녕과의 관계에서 젠더는 어떤 역할을 할까
수면과 정신건강은 밀접한 연관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통적으로 잠은 정신건강 문제의 증상 또는 결과로서 개념화되어 왔으나, 최근의 연구들은 수면과 정신건강의 양방향적 관계를 강조해 왔다. 충분한 잠이 감정적 안녕을 증가시키기도 하고 감정적 안녕 상태에 있을 때 잠을 잘 잘 수도 있다. 기존 연구들은 양질의 수면이 몸의 회복 과정을 증진하고, 감정
"국가의 현금 지원, 우울도 감소에 직접적 효과"
[서리풀 연구通] 재난지원금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경로
작년과 올해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받으면서 내가 그 전과 달라진 소비를 했던 점은 과일을 사는 것이었다. 최대한 싸고 오래 놔둘 수 있는 음식을 사는 형편에 꼭 먹어야 하는 음식도 아니면서 값도 비싼 과일을 사는 것은 불필요한 소비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작년 5월 기준으로 재난지원금이 가장 많이 사용된 곳은 대중음식점(24.8%)과 식료품점(
여성들, '성평등하다'고 말하는 사회에서도 아플까?
[서리풀 연구通] "젠더에 따른 건강 불평등, 고용·교육 제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젠더는 남성과 여성의 건강에서 나타나는 상당한 격차를 설명한다. 특히 여성은 생물학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타고난다고 알려져 있는데, 여성들이 살아가는 동안 직면하는 불리한 사회경제적 조건들이 이런 이점을 상쇄시킨다. 그렇다면 젠더에 따른 건강 불평등은 젠더 평등 정책을 추진할수록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완화될까? 혹은 젠더 평등 정책이 시행되는 각 나라의 사회
'염치도 없이 복지로 먹고 산다'라는 서사가 야기한 폭력
[서리풀 연구通]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기보다 사회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몇 년 전 온라인상에서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한 한 피자 배달 노동자의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그는 한 재개발 예정 지역과 고급 아파트 단지에 1년간 배달을 다니며 느낀 단상을 들려주었다. 부자 동네를 가면 자신에게 공손하게 인사하는 아이와 그 옆에서 그렇게 하도록 아이를 가르치는 부모의 모습을 보았고, 가난한 동네에서는 인사는커녕 자신을 하대하는 태도를
내가 원할 때 일하는 알바? 불안정 일자리는 편하지 않다
[서리풀 연구通] 예측가능한 노동시간에 대한 요구, 우리들의 건강을 위한 권리
추석 연휴에 시간제, 기간제, 임시직, 일용직, 단기 알바 아니 '파트너', '플렉스', '라이더', '커넥터' 등등은 더욱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지난 몇십 년간 이들을 가리키는 수많은 이름들이 등장했고 앞으로도 그럴듯한 이름들이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다. 이러한 노동 형태를 하나의 이름으로 묶어본다면 '불안정 노동'이라고 부를 수 있을 텐데,
향정신성 약물 소비 데이터에 숨겨진 노동
[서리풀 연구通] 우리들의 일과 벤조다이아제핀의 숨겨진 고리
얼마 전 함께 연구를 하는 동료들과 한 증권회사 직원을 만난 적이 있다. 노동자 정신건강에 대한 연구를 한다고 했더니 그는 대뜸 "아마 제정신인 사람이 없을걸요? 영업직원들은 제정신일 수가 없어요. 감정의 기복이 심해요. 우리끼리는 '뽕 맞는다'란 표현을 쓰죠"라며 자신과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 달에 20일 이상 술을 마신다는 말과 함께. 과중
산재보험, '운이 좋아야' 받을 수 있다?
[서리풀 연구通] 산재보험 청구과정이 노동자의 정신건강 끼치는 영향
일을 하다 다치거나 병을 얻게 되면 그 자체로 정신건강에 위기가 닥칠 수 있다. 운이 좋다면 산재보험을 통해 약간의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그것으로 다친 몸과 마음이 완전히 회복되기는 어렵다. 여기에 '운이 좋다면'이란 말을 붙인 것은 산재보상 청구 자체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고, 산재 청구를 해도 산재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폭력은 감염병이다?
[서리풀 연구通] 폭력을 질병으로 바라볼 때 놓치는 것들
무언가를 질병으로 비유하는 것에는 특별한 효과가 있다. 규제를 암 덩어리라고 말했던 전직 대통령의 말속에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규제를 기업 경영의 방해물로만 생각하는 시각, 그것이 특정 집단의 이익을 옹호하고 있음에도 마치 우리 모두에게 해악을 가져오는 것처럼 꾸며내는 뻔뻔함이다. 그렇다면 폭력을 질병으로 비유하는 것은 어떨까? 올해 국제 학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