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2월 22일 16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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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혁명은 가능한가?
[인문견문록] <오늘날 혁명은 왜 불가능한가>
20세기 후반 신자유주의가 등장한 이후 자본주의는 심각한 갈등과 파괴를 초래했다. 자본주의가 삶의 토대인 땅으로부터 사람들을 떼어놓는 일에 집중한다면 신자유주의는 가족시스템을 포함한 모든 공동체로부터 개인을 분리해낸다. 세계 어디에서나 공동체는 무너져내리고 있다. 모두가 모두를 혐오하고 두려워하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철학자 한병철은 이런 상황의 부당함을 논
김창훈 칼럼니스트
우크라이나 다음은 한국일까?
[인문견문록] <제3차 세계대전은 이미 시작되었다>
에마뉘엘 토드의 책 <제3차 세계대전은 이미 시작되었다>(김종완·김화영 옮김, 피플사이언스 펴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분석의 끝판왕이다. 특히 인류학적 통찰을 덧붙인 분석은 대가의 모습을 엿보게 한다. 일본 아마존의 책 광고를 보니 10만부 이상이 팔렸다고 한다. 책을 펼치자마자 '전쟁의 책임은 미국과 나토에 있다'란 제목이 눈길을
니체는 불교를 이렇게 보았다
[인문견문록] <니체와 불교>
어릴 때부터 출가를 꿈꿨으나 이루지 못했다. 존경할만한 선지식을 찾질 못해서였다. 몇 년전부터 건강이 안 좋아진 후 이것을 기회로 삼아 불교관련 유튜브동영상을 많이 시청했다. 불교계의 스타 법륜스님, 자현스님의 동영상은 말할 것도 없고 김성철, 이중표 등 불교계 지식인들의 강의도 들었다. 그런데 이분들의 고(苦)에 대한 설명이 무언가 시원치가 않았다. 인도
과두집단은 어떻게 사회를 약탈하는가?
[인문견문록] <문명의 운명>
신자유주의와 미국의 일방적 외교정책에 대해 비판해 온 저명한 경제학자 마이클 허드슨의 책 <문명의 운명>(마이클 허드슨 지음 조행복 옮김, 아카넷 펴냄)이 한국어로 출간되었다. 재무부차관 출신 논객 폴 크레이그 로버츠는 허드슨을 '세계 최고의 경제학자'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수많은 담론이 국소적 정당성만을 주장하며 각축하는 공론장에서 허드슨의 책
일본이 언제나 우리에게 '재앙'인 이유
[인문견문록] "일본, 도덕성을 매개로 한 공동체라는 '보편성' 확보에 실패했다"
한미일 군사동맹이 성큼 다가오는 것 같다. 군사동맹이라는 분명한 목표가 아니라면 강제징용배상을 비롯한 과거사 문제가 이렇게 졸속으로 해결될 리가 없기 때문이다. 필자에게는 한일정상의 만남이 군사동맹을 위한 사전포석으로 보였다. 사안의 심각성이 커지자 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가 윤석열 정부를 성토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민교협은 성명서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민족주의를 다시 생각한다
[김창훈 칼럼]
필자가 근무하던 민족미래연구소는 매달 한번씩 논객들을 초빙해서 강연회를 열었다. 한번은 연사로 초빙된 경제전문가가 필자에게 단체 이름에 '민족'이 들어가 있는지 물었다. 21세기에 민족을 이야기하는 건 너무 고루하지 않냐는 질문까지 했다.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나라 지식인들의 일반적인 생각을 가늠할 수 있었다. 지난 2백년간을 뒤흔들었던 개념에는 자
'루소포비아', 러시아 혐오의 뿌리를 찾아서
[인문견문록] 기 메탕의 <루소포비아>
경제 관련 유튜브 방송을 보다가 어느 진보학자의 '푸틴은 21세기의 히틀러'라는 발언을 듣고 놀랐다. 세상 일을 이렇게 단선적으로 이해해도 좋은 것일까?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은 역사상 가장 자비로운 제국이었다. 자신의 위성국가에 퍼주다가 정작 자신은 가난해져 버린 역사를 가진 유일한 제국이었다. 러시아는 그러했던 소비에트의 후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
우리는 '태극기 부대'를 이해할 수 있을까?
[김창훈 칼럼] 태극기 군중의 심리 고찰
몇 년 전 국회 앞에서 일인 시위를 하던 중에, '태극기 부대'인 60대 여성과 대화를 한 적이 있다. 그와 대화를 하고 나서 많이 놀랐다. 당시만 해도 태극기 부대를 특정 세력이 돈으로 동원한 정치용역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의 박근혜에 대한 지지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듯했다. 또한 나름의 식견도 있었다. 한동안 필자는 부유하게는 전혀 보이지 않는 중년
우크라이나 사태, 이제 빨간약의 시간입니다
바이든이 푸틴을 '전범'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맹비난했다. 상대국가의 수반을 전범이라 칭한다는 것은 외교관계의 단절까지도 고려한 말일 것이다. 드디어 거대한 체스판을 두고 패권국들끼리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현대 한국인들은 구한말의 조선을 세계정세에 지극히 어두웠던 청맹과니로 생각한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엔 지금의 한국인들도 국제정세에 관한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