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2월 24일 00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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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과학 컬트 SF 무협지, 그래도 이 작가를 사랑한다
[김창규의 '기계 나비의 꿈'] 콜린 윌슨의 <정신기생체>
저자 콜린 헨리 윌슨은 영국의 저술가이다. 그는 노동 생활을 전전하면서 엄청난 독서량을 축적하고, 거기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삼아 비평서 아웃사이더(1956, 한국어판 범우사 펴냄, 1997)를 내놓고 일약 스타가 되었다. 그는 이른바 '앵그리 영맨'의 일원으로 분류되었다가 인생의 부침을 일찌감치 경험했지만, 오히려 그 이후부터 그 자신의 이론을 꾸준히
김창규 SF 작가·번역가
우주의 언어 미로, 번역의 선글라스로 보다
[김창규의 '기계 나비의 꿈'] 새뮤얼 딜레이니의 <바벨-17>
계획적으로 수행해 온 작업은 아니었고 그다지 명시적으로 드러나지도 않았지만, 특정 지면을 할당 받아 서평을 싣게 된 이후 마감이 다가올 때면 어김없이 떠오르던 욕심이 있었다. 국내에 소개된 작품이든 아니든 가리지 않고, 고전이든 아니든 개의치 않고 SF의 특장점 하나와 대표작 하나를 일대일로 연결 지어 소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그 생각은 현실적인
초인물은 '우생학'? 아니, 인간의 나은 미래를 말한다!
[김창규의 '기계 나비의 꿈'] 고마츠 사쿄의 <끝없는 시간의 흐름 끝에서>
현재까지 과학에 의해 알려진 바로는 '진화'란 인위적이거나 고의적인 방향성을 가지지 않는다. 진화는 오랜 시간에 걸친 변이의 누적이며, 생물의 복잡성은 환경이라는 요소 때문에 선택될 뿐이다(유전자의 이기성/이타성 논쟁은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이런 진화가 인간을 포함한 생태계 전반을 지배하는 원리이기 때문에, 과학적인 시각을 상상과 빚어내는 SF에서
손에 땀을 쥐다가 맥 빠질 수도 있다! 당신의 취향은?
[김창규의 '기계 나비의 꿈'] 휴 하위의 <울>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에는 매체에 따라서 차이가 있다. 그 중 ‘미드(미국 TV 드라마)’나 ‘영드 (영국 TV 드라마)’같은 약어로 통하는 영미권 TV 시리즈물의 경우, 시청자로 하여금 다음 화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들려고 한 화의 말미에 새로운 사건이나 비밀의 존재를 암시하는 방식을 즐겨 사용한다. 딱 하나 예를 들자면 미국 드라마 로스트가 좋을 것이
두뇌 쾌감 100%, 황홀한 '기계=소설'과의 조우
[2013 올해의 책] 토머스 핀천의 <중력의 무지개>
'프레시안 books'는 개편 작업을 준비하며 예년보다 1주 일찍 송년호를 꾸렸습니다. 이번 송년호(170호)에서는 '프레시안 books'의 기자, 기획위원, 연재 필자 열두 명이 각자가 꼽은 '올해의 책'을 이야기합니다. 판매 순위나 화제성보다는 책과의 만남의 밀도, 이 사회에 던지는 화두를 중심으로 꼽은 '올해의 책'과 함께 2013년을 기억하고자 합니
'스타워즈'에 코웃음? 뇌의 '원뿔'부터 열어라!
[김창규의 '기계 나비의 꿈'] 이언 뱅크스의 <플레바스를 생각하라>
SF는 깔때기, 또는 원뿔에서 출발한다. 그 원뿔의 꼭짓점은 입자 하나에 맞닿아있고, 반대편은 평행우주를 훨씬 넘어서는 어딘가를 향해 열려있다. 그런 원뿔이 수십 수백 모여서 SF를 이룬다.한편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SF의 '하'위장르가 있다. '하'라는 말이 조금 무색하게도 '스페이스 오페라는 시간/공간/물량적으로 가장 규모가 큰 SF일 것이다. 다른
할리우드 로봇의 '아버지', 인류의 미래 '대예측'!
[SF 걸작의 숨결을 맛보다] 아이작 아시모프와 '파운데이션'
'로봇 3원칙' '세계 3대 SF 작가'로 잘 알려진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전 7권)가 2013년 가을 황금가지에 의해 '완전판'으로 출간되었습니다. '프레시안 books'는 이 화제의 출간이 갖는 의미, 읽기 전에 알면 좋은 저자 아시모프와 파운데이션 시리즈에 관한 배경 지식을 SF 작가 김창규의 글로 전합니다. 글 마지막, 프레시안 조
읽는 게 고난인 재난물? 반만 참으면 빛이 보인다!
[김창규의 '기계 나비의 꿈'] 그렉 베어의 <신의 용광로>
'상상'은 긍정적일까 부정적일까?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있어 상상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줄 것이다. 또는 그래야 한다는 당위를 내세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상상이 긍정적이어야 한다면, 그 다음 질문은 '긍정적이란 건 도대체 뭘 말하는가?'이다. 바보처럼 웃고 입에서 침을 줄줄 흘리며 관제 언론의 방송 내용이 전부 진실이라고 믿는 게 긍정적인 삶일까? 꽃가루가
한국판 '검과 마법' 판타지, 설계할 수 있다!
[프레시안 books] 강인태의 <상상력 공학 101>
상상력 공학 101(강인태 지음, 나무·나무 펴냄)은, 일단 표지에 나와 있는 광고용 문구만 가지고 판단한다면 아주 야심만만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판타지,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판타지 작품을 제대로 즐기고 싶은 독자 (…) 들은 판타지 안내서로 읽을 수 있습니다', '나만의 판타지 세계를 창작하고 싶으면 (…) 하나씩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하지
돌고래와 한배 탄 인간, 우주를 경쾌하게 휘젓다!
[김창규의 '기계 나비의 꿈'] 데이비드 브린의 <떠오르는 행성>
SF 작품은 거시적인 시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창작자는 물론이고, 독자들도 작품의 재미를 십분 만끽하려면 그 시각에 동참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동참이 누적되면 어느새 쉽게 넘어서기 힘든 절벽이 형성된다. 통념이든, 과학교양을 등한시하는 사회 분위기든 간에 여러 가지 이유로 한 번 동참하지 못한 독자들은 그 절벽에 빨간 페인트로 '그들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