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2일 2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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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분 나쁜, 고통스런 추리 소설!
[프레시안 books] 렌조 미키히코의 <백광>
그동안 렌조 미키히코는 미지의 작가였다.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 단편집 빨간 고양이에 수록된 '돌아오는 강의 정사' 한 편만으로 고혹적이며 서정적인 추리 소설이 가능함을 일별할 수 있었을 뿐, 그의 정체는 오랫동안 궁금증의 대상이었다.2011년, 갑자기 렌조 미키히코의 작품들이 연달아 번역되기 시작했다. 1월에 미녀, 3월에 회귀천 정사, 6월에 저녁싸리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아저씨' 따위는 가라! 이젠 '드라이버'!
[김용언의 '잠 도둑'] 제임스 샐리스의 <드라이브>
우연이 빚어낸 효과를 깨닫기 위해서 가끔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이번에도 그랬다. 3년 전쯤 언젠가 경리단길 근처 헌책방 'ITAEWON FOREIGN BOOK STORE'를 구경하다가 얇은 페이퍼북 한 권을 충동 구매했다.제임스 샐리스라는 작가 이름도, "드라이브(Drive)"라는 소설 제목도 전혀 들어본 바 없었다. 이럴 때 독자가 가장 쉽게 현혹
일본에 '하루키'와 '바나나'만 있다고?
[김용언의 '잠 도둑']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사요나라, 갱들이여>
다카하시 겐이치로는 1951년생이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작가를 꿈꾸었던 소년이 요코하마 국립대학에 입학한 해는 1969년이었다. 시절이 시절이니만큼 수업을 정상적으로 들은 적은 거의 없었다. 급진파 학생 운동에 전념했던 그는 급기야 '흉기 준비 집회 죄'라는 어마어마한 죄목으로 체포되었다.도쿄 구치소에서 반년 정도 수감되었을 때 그는 일종의 실어증에 걸렸
밤거리에 뛰어든 그 여인을 조심해!
[김용언의 '잠 도둑'] 윌리엄 윌키 콜린스의 <흰 옷을 입은 여인>
4년 전 일본 작가 온다 리쿠를 인터뷰했다. 아직도 가장 인상적으로 기억하는 대답이 있다. 그녀의 소설은 대개 시공간이 명확하지 않은 배경을 다루고, 많은 작품들 속 주인공인 고등학생을 통해서도 시대를 전혀 추측할 수 없다는 게 궁금했었다. 이를테면 그들은 컴퓨터, 휴대폰, 10대들이 열광하는 당대의 아이콘, 화장과 패션 등에 전혀 관심이 없다. 그 점을
정리 해고자의 확실한 재취업 방법? 연쇄 살인!
[김용언의 '잠 도둑']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액스>
이 소설의 제목은 '엑스(X)'가 아니다. 액스(Ax, 혹은 Axe), 우리가 통상 알고 있는 그 단어, '도끼'라는 뜻이다.옥스퍼드 사전에서 'Axe'를 검색해보면 첫 번째 뜻이 '도끼', 두 번째 뜻이 '비용을 대폭 절감하기 위한 조치, 특히 정리 해고 행위'다. 같은 상황에서 한국인들이 '(목이) 잘렸다'라는 단어를 쓰는 것과 마찬가지다. 국가를 막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