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0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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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버리기, 사람이 되기 위해
[프레시안 books] 심보선의 <그을린 예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직장을 가졌을 때, 일을 함께 하기로 한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더랬다."우리, 부부처럼 일하지 말고 애인처럼 일하자."그때 내가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떻게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 말만은 기억이 난다. 그때 나는 새침한 애인처럼 조금의 인내심도 발휘하지 않고 금세 그 일을 그만두었다. 언젠가 한번은 술잔을 기울이다가 시인 친구가 내
김소연 시인
속물과 성인 사이, 김수영을 끌어안은 그녀!
[프레시안 books] 김현경의 <김수영의 연인>
인물에 대한 회고담은 당대성과 맞물려서 최대한 객관화된 언술을 펼치지만, 살아남은 자의 입장에서 그 숙제를 떠안고 애도를 완성하는 쪽으로 입장이 기울든가, 죽었지만 여전히 유효하고 계속해서 유효할 영원성을 부여하는 쪽으로 입장이 기울 수밖에는 없다. 숙제를 떠안고 애도를 완성하려면 인물을 직시해야 하고, 영원성을 부여하려면 인물을 신화화해야 한다. 직시를
그녀가 망원동으로 간 까닭은?
[5년, 가능성] 쉼보르스카의 <끝과 시작>
2013년 첫 '프레시안 books'는, 향후 5년을 건너가는 데 함께 하면 좋을 책 특집으로 꾸몄습니다. '5년'인 이유는 새로운 대통령과 정권이 들어서는 변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는 비록 전부는 아닐지라도 많은 이들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며 그들의 희망과 절망을 교차시키는 변화입니다. 여덟 명의 필자가 이 '5년'을 마주하며 책 한두 권씩을 꺼내
p.100
[추억을 담는 100] <그리스인 조르바>
2010년 7월 31일 창간호를 낸 '프레시안 books'가 2년 만에 100호를 냅니다.이번 프레시안 books는 100호 그리고 2주년을 자축하면서 숫자 '100'을 열쇳말로 꾸몄습니다. 또 100호를 내면서 프레시안 books 100년을 상상합니다. 2013년 100주년을 앞둔 일본의 출판사 이와나미쇼텐을 찾아가고, 100년이란 시간을 견딘 서점, 도
고통의 신비로부터
[시] 쌍용자동차, 고통의 신비로부터
아스팔트의 균열에서 자라는 들풀과 그 잎을 적셔주는 새벽녘의 이슬과 이슬 속에 담긴 태양의 공평함과 평등을 빼앗긴 노동자의 월급봉투와 그를 아버지로 둔 아이들의 멍울과 나에게 멍울을 물려준 나의 아버지의 길고 긴 한숨 의 도움을 받아 숨소리여, 그 소
낯선 시간이 되는 시간
[이 많은 작가들은 왜 강으로 갔을까?]<13> 김소연 시인
네 발 짐승이 고달픈 발을 혓바닥으로 어루만지는 시간. 누군가의 빨아 널은 운동화가 햇볕 아래 말라가는 시간. 그늘만 주어지면 어김없이 헐벗은 개 한 마리가 곤히 잠들지. 몸 바깥의 사물들이 그네처럼 조용히 흔들리고 있어. (깊은 밤이라는 말은 있는데 왜 깊은 아
명왕성에서 2
[별, 시를 만나다]
명왕성에서 2 잘 있다는 안부는 춥지 않다는 인사야. 고드름 종유석처럼 플라스틱처럼. (너는 전기난로를 장만하라 말할 테지만.) 덕분에 나는 잘 있어. 이곳은 뺄셈이 발달한 나라. 한낮에도 별 떴던 자리가 보여. 사람이 앉았다 떠난 방석처럼 빛을 이겨 낸 더 밝은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