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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후 상환제 갈등 핵심은 결국 '등록금 상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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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후 상환제 갈등 핵심은 결국 '등록금 상한제'

'네 탓' 공방 보다 등록금 상한제 도입 여부 주목해야

'대학 등록금 대출 취업 후 상환제'(ICL)를 둘러싼 정부와 국회, 여와 야의 '네 탓'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다. 그런데 더 큰 장벽은 '등록금 상한제'인데 이에 대한 논의는 진전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1학기 ICL 시행이 불가능하다"고 밝히며 책임을 국회로 넘겼고, 민주당 소속인 이종걸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과 야당 교과위원들은 "등록금 납부 기간을 늦춰 충분히 시행이 가능함에도 국회 탓을 하고 있다"고 반박하자, 이번에는 한나라당 교과위원들이 다시 '이종걸 탓'을 하고 나섰다.

임해규 간사를 비롯해 권영진, 조전혁 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교과위원들은 7일 오후 국회에서 '교과위 소속 의원 일동'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고 "이종걸 위원장은 자중하십시오"라고 비난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민주당이 ICL 시행의 전제조건으로 주장하는 '등록금 상한제'에 대해 한나라당에서는 법안을 상정해 전향적으로 함께 논의하자고 제안했으나, 이 위원장이 '등록금 상한제를 받기로 합의해야 상정할 수 있다'고 끝까지 고집을 꺾지 않는 바람에 ICL이 해를 넘겨 처리되게 됐다는 것이다.

즉 장학재단의 채권 발행 지원 등으로 예산부수 법안의 성격인 ICL을 예산안과 함께 먼저 처리한 뒤 등록금 상한제를 논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사태가 이렇게 된 데에 책임을 통감해야 할 이종걸 위원장이 오히려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매우 적절치 못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권영진 의원은 "학자금 대출을 받아야 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절박한 심정을 고려해 지금이라도 당장 상임위를 열어 법안을 상정한 뒤 다음 주에라도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2월 1일 처리 합의 당사자

정작 한나라당은 1월 27,28일 교과위, 2월 1일 본회의 처리를 합의의 당사자이다. 이에 대해 임해규 의원은 "재학생의 경우 등록을 추가 기간으로 늦추고 신입생도 등록기간을 늦추면 가능할 것으로 봤다"고 합의 이유를 설명했다.

결국 기간 합의 과정에서 정부도 2월 1일 처리를 인정했거나, 정부와의 교감 없이 2월 1일 처리를 합의했다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 주장대로 'ICL 1학기 무산'이 된다면 한나라당 의원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데 더 큰 갈등의 복병이 있다. 한나라당이 합의해 준 '등록금 상한제'다. 당초 국공립대학만 적용하느냐 사립대학까지 확대시키느냐, 등록금 인상률만 제한하느냐 등록금 금액까지 제한하느냐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다가 사립대까지 등록금 인상 억제책을 적용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정부, 등록금 상한제 반대

사립대가 반발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당정협의도 난항이 예상됐다.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도 4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학 등록금 상한제는 대학 자율화에도 맞지 않고 부동산 상한제와 맥락이 같아서는 안 된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등록금 상한제에 대한 사회적 의견 수렴과 당정 조율을 위해 한 달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2월 1일 처리를 합의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리고 등록금 상한제에 대해 부정적인 정부도 'ICL 1학기 무산'을 통해 국회를 압박하고 있다는 것.

국회 교과위 관계자는 "2월 1일 본회의 처리를 해도 재학생은 추가등록을 통해서 ICL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신입생은 일단 기존의 학자금 대출을 통해 등록을 한 뒤 ICL로 전환해주는 등 기술적으로는 1학기 시행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설령 1학기 ICL이 무산되더라도 한 학기 손해를 입더라도 등록금 상한제가 관철되면 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 더 큰 이득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ICL 시행시기 논란보다 여야가 정부의 반대를 뚫고 합의대로 등록금 상한제를 도입할 수 있을지가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결국 관건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등록금 상한제 실시 의지다. 권영진 의원은 "대학 등록금 문제는 야당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에서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한나라당 교과위원들은 교과부와 원래부터 사이가 안 좋다"고 말했고, 조전혁 의원은 "나는 교과부 장관과 원수지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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