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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꺾이지 않는 홍보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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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꺾이지 않는 홍보 집착

시장 치적 홍보물로 뒤덮힌 서울시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FIS 스노보드 월드컵 빅에어 대회'를 위해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램프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진보논객, 시민단체, 야당은 물론이고 한나라당 내에서도 "대체 이런 걸 왜 하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장 재선을 생각하고 이미지 마케팅을 하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작 오세훈 서울시장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10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소회를 밝혔다. 서울을 세계 수많은 나라 중 가장 방문하고 싶은 여행지로 만들고 싶다는 것. 그 일환으로 이번 스노보드 월드컵을 광화문 광장에서 준비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에도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관련 기사 : 오세훈 "재선 포기하고 싶은 심정")

▲ 광화문 광장에서 설치된 스노보드 램프. 높이 34미터, 길이 100미터다. ⓒ연합뉴스

갑절로 뛴 홍보예산

오세훈 시장의 이번 행사 준비 배경에는 이른바 '도시마케팅'이 있다. 서울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통해 적극적으로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생각이다. 이에 논란이 됐던 한국방송(KBS) 드라마 '아이리스'가 광화문 광장에서 촬영됐다. 이번 스노보드 월드컵도 같은 맥락이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일련의 행사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을 염두에 두고 진행되고 있는 건 아니냐'는 점이다. 자신의 '치적'을 알리기 위한 홍보가 지나치다는 것.

이런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는 많다. 무엇보다도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스노보드 대회 장소가 오세훈 시장이 만든 광화문 광장이라는 점이다. '오세훈 = 광화문 광장' 등식이 성립돼 있는 가운데 광화문 광장에서의 행사는 오세훈 시장의 이미지를 도드라지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또한 오세훈 시장은 이전 시장보다 2배 수준의 홍보비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2009년 서울시가 시정홍보를 위해 사용한 예산은 168억 원. 서울시 전체 예산에 비해 많지 않아 보이지만 홍보와 관련한 서울시 예산을 2007년부터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년도별 해외마케팅 비용을 제외한 서울시정 홍보예산은 2007년에는 93억9400만 원이었으나 2008년에는 130억200만 원, 2009년에는 168억4200만 원으로 급상승한다. 서울시가 지난 11월 서울시 의회에 제출한 2010년도 예산안은 166억5800만 원이다.

이렇게 책정된 홍보예산은 서울시내 각종 언론사 전광판과 지하철 역사 포스터, 가로 판매대, 버스 등 서울 전역에서 오세훈 시장의 주요역점사업을 홍보하는데 쓰이고 있다.

이수정 민주노동당 서울시의원은 "2010년 예산안에서 이러한 예산이 조금 줄어들기는 했지만, 이는 올해 서울시의 각종 홍보물이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해석 등을 고려한 조정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치적' 홍보물 홍수 속 서울 소시민들

오세훈 서울시장의 '치적' 홍보가 홍수를 이뤘지만, 정작 서울 시민들의 삶은 계속 늪으로 가라앉고 있다.

지난 11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발표한 <2009 서울 도시 사회의 질 연구보고서>를 보면, 2007년 기준으로 서울 가구 52.1퍼센트가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6년 36.4퍼센트보다 15.7퍼센트 증가한 수치다.

▲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서울에서 자기 집에 사는 가구 비율도 2004년 63.4퍼센트에서 2007년 55.1퍼센트로 낮아졌다. 소득분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 서울 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12.5퍼센트로 2007년 10.7퍼센트보다 증가했다. OECD 평균 10.6퍼센트를 웃도는 수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도시마케팅'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이 유치되면 서울시도 경기가 살아나기 때문에 경제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소된다는 입장이다. 오세훈 시장은 "관광객 26명이 들어오면 일자리 1개가 창출되고 관광객 1명은 213만 원의 생산파급효과를 가져온다"고 밝혔다.

실제 서울시는 11월 말 기준으로 특급호텔 숙박 예약율이 90퍼센트를 넘겼다고 밝혔다. 2006년 72퍼센트에 비한다면 엄청난 상황이라는 것. 또한 관광객 증가율이 2005년 기준으로 2009년 말 30퍼센트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은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도 알다시피 다른 나라를 방문하는 이유는 그 나라만의 독특한 문화를 보기 위한 것"이라며 "서울시도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특색을 살려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평우 위원장은 "하지만 현재 서울시는 서울이 가지고 있는 도시의 정체성을 밀어버리고 '도시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며 "스노보드 대회 등 다른 문화의 것을 가져온다고 관광도시를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서울시가 주장하는 관광객 증가를 두고도 황 위원장은 "환율이 내렸으니 당연한 일"이라며 "이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오세훈 시장은 이러한 '이벤트성 행사'를 계속할 태세다. 서울시는 11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3차 국가브랜드위원회에 국가브랜드 제고 방안으로 내년 11월 G20 정상회의 기간에 스노보드 대회를 개최할 방침이라고 보고했다. 장소는 다시 광화문 광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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