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원하는 이날 <아이리스>의 광화문광장 촬영 장면은 극중 하이라이트로 대규모 총격신이 예고돼 있다. 서울시에서는 드라마 <아이리스>가 2010년 일본 방송을 확정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 유럽 판매가 추진 중인 블록버스터급 한류 드라마이기 때문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이들은 이 드라마를 통해 광화문광장 등 서울의 모습을 외국에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하고 있다.
▲ 봉쇄된 광화문광장.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을 위해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을 12시간 통제한다. ⓒ연합뉴스 |
이날 촬영에는 서울 한복판 광화문에 북한 테러리스트들이 핵무기를 숨겨놓았다는 첩보를 입수한 극중 김현준(이병헌), 김선화(김소연), 최승희(김태희)가 핵무기를 터뜨리려는 테러리스트들과 총격전을 벌이는 내용이 담겨 있다.
촬영 장면에는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상과 세종대왕의 업적을 전시한 세종이야기, 이순신장군 분수, 해치마당 등 광장의 주요 시설물이 담길 예정이다. 또한 현재 보수 공사 중인 광화문은 드라마에서 CG 작업을 통해 재생해 낼 계획이다.
개장 이후 한 차례도 열리지 못한 집회…안진걸 "서울시, 이중적이다"
하지만 드라마 촬영을 위해 시민의 불편을 감수하는 서울시가 시민단체의 집회 및 행사에는 인색한 태도를 보여 왔다는 점에서 이중 잣대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그동안 시민의 안전을 내세우며 광화문광장에서의 집회 및 행사를 허가하지 않았다.
실제 8월 3일 광화문광장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시민단체 회원 10명이 경찰에 연행됐었다. 광화문광장 개장 이틀 만에 일어난 일이다. 이후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나 행사가 열린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이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은 "서울시에서 드라마를 지원해주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면서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고 홍보가 될 수 있는 것은 지원해주고 시민단체의 행사는 봉쇄하고 무시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 팀장은 "드라마 촬영을 통해 12시간동안이나 시민의 불편을 끼치면서도 정작 중요한 시민의 기본권을 위한 행사는 철저히 탄압을 받고 있다"며 "이번을 계기로 서울시의 이중성이 분명히 드러났다"고 밝혔다.
안 팀장은 "그동안 우리는 드라마처럼 도로를 막고 행사를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조용히 광장 한쪽에서 행사를 하겠다고 이야기했지만 서울시는 이를 탄압했다"며 "앞으로 서울시는 국민의 기본권 행사가 보장받을 수 있도록 시민단체 행사에도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3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표현의 자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원석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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