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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전입 속출 이유? 청와대에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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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전입 속출 이유? 청와대에 물어봐

[김종배의 it] 'MB 시대'에 위장전입은 무사통과

다수의 언론이 묻는다. 왜 이명박 정부 들어 고위 공직자의 위장전입 사례가 줄을 잇느냐고, 왜 참여정부 때 낙마 사유가 됐던 위장전입이 이명박 정부에서는 별 일 아닌 것으로 치부되느냐고 묻는다.

물을 만하다. 한두 명이 아니다. 정운찬 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임태희 노동·이귀남 법무 장관 후보자의 위장전입 사실이 확인됐거나 의혹이 제기됐다. 여기에 민일영 대법관 후보자도 위장전입 사실을 시인했고 얼마 전에는 김준규 검찰총장 또한 위장전입 사실을 인정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한나라당의 안상수 원내대표는 별 일 아니라고 치부한다. "성인군자나 결점이 없을지 모르겠지만 보통 사람은 어느 정도 결점이 있다"며 "조그마한 결점을 끄집어내서 침소봉대하고 흠집 내는 청문회는 이제 지양돼야 한다"고 비판한다.

이러니 묻는 것이다. 왜 사례가 줄을 잇느냐고 캐묻고 왜 책임을 묻지 않느냐고 따져 묻는 것이다.

하지만 소용없다. 이렇게 물어봤자 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청와대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긴다. 위장전입 정도는 결격사유가 아닌 것으로 치부한다.

김준규 검찰총장이 사례다. 두 딸의 진학을 위해 서울 반포동 지인의 집에 위장전입했던 김준규 검찰총장이 밝힌 일화가 근거다. "청와대 인사검증 과정에서 이런 잘못을 밝혔다"고 고백한 그의 말이 증거다. 청와대는 위장전입 사실을 알고도 인선을 강행했다.

다른 때가 아니었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낙마한 직후였다. 인사검증 최고책임자인 정동기 당시 민정수석의 사표까지 받은 직후였다. 인사검증에 만전을 기하던 이 때에 청와대는 위장전입 사실을 그냥 넘겼다.

청와대의 기준이 이렇다면 위장전입한 총리·장관 후보자에게 책임을 물을 방법이 없다. 어차피 장관은 인준 표결을 거치지 않는다. 인사청문은 통과의례일 뿐이다. 임명장 수여는 인사청문과는 상관없이 청와대 맘에 달려있다. 인준 표결을 거쳐야 하는 총리 후보자의 경우 야당이 단합해 반대표를 던질 수 있지만 그래봤자 소용없다. 야당의 의석수를 모두 합해도 한나라당 의석수에 미치지 못한다. 어떤 경우라도 책임을 물을 방법이 없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캐묻는 게 소용없고, 책임을 묻는 게 부질없다.

차라리 돌려야 한다. 정 묻고자 한다면 다른 걸 물어야 한다. 총리·장관 후보자에게 물을 게 아니라 청와대에게 물어야 한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내정을 철회한 직후였다. 이동관 당시 청와대 대변인(현 홍보수석)이 나서서 엄하게 말했다. "대통령이 주창하는 중도실용, 친서민 행보의 핵심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며 "우리 사회 고위 공직자는 모든 면에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이 말에 기대어 물어야 한다. 위장전입을 '고위 공직자가 보여야 하는 모든 모범'에서 예외로 취급하는 이유를 물어야 한다. 위장전입을 '노블레스 오블리주' '친서민'과는 별개로 취급하는 이유를 물어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이런 기묘한 잣대를 꺼내드는 이유가 이명박 대통령이 자녀들의 초등학교 입학 때문에 위장전입을 한 사실을 인정했던 대선 때의 경험 때문인지를 물어야 한다.
▲ 지난 8월 17일 열린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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