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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최종 통보, "한예종 감사 결과 더 이상 오해하면…"

학생·교수 "이의 신청에도 결론 똑같아…협박까지 하나"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감사에 대한 한예종 측의 이의 신청을 검토한 결과를 통보했다. 문화부는 지난 16일 이의 신청을 검토한 결과를 문화부 의견과 함께 한예종에 통보했다.

앞서 문화부는 지난달 18일 한예종에 12가지 주의·개선·징계 처분이 담긴 감사 결과를 보냈다. 여기에는 이론과 축소, 서사창작과 폐지, 통섭 교육 중단 및 관련자 중징계 등이 포함돼 있었다. 한예종 측은 이중 열 가지 처분에 대해 지난 12일 이의를 신청했다.

그러나 이번 검토 결과도 기존 통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프레시안>이 입수한 회신 문건을 보면, 문화부는 당초 '이론학과 확대 운영 부적정'이라는 항목으로 "예술학교 설립 취지를 퇴색하게 하는 이론학과 축소 등 이론교육 시스템에 대한 개선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적한 것을 "예술학교 설립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도록 이론교육 시스템에 대한 개선 방안을 강구하라"는 문구로 변경했다.

또 '통섭 교육 사업 추진 부당'이라는 제목으로 "통섭 교육 사업의 단장과 부단장을 맡았던 심광현 교수와 전수환 교수 등을 중징계하라"고 요구했던 사항도 "심광현 교수는 중징계하고, 전수환 교수는 엄중 주의를 촉구한다"로 변경했다. '예술학교 협동과정 운영 부적정' 항목에서 "협동과정으로 설치한 서사창작과를 폐지하는 등 고등교육법령에 부합되도록 운영하라"고 했던 부분은 "협동과정을 고등교육법령에 부합하도록 운영하라"고 변경했다.

이에 더해 문화부는 황지우 전 총장이 사용했던 업무추진비 300여만 원 회수 부분을 삭제하고, 입시와 관련된 교수 징계건을 삭제했다. 그러나 이외에 전공과 무관한 교수 채용이나 통섭 교육의 필요성 등을 두고 제기된 이의 신청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한예종은 문화부의 감사 결과에 맞춰 행정 절차를 수행해야 한다.

문화부 "학교 발전을 위한 노력 의도적 왜곡에 걱정, 실망했다"

이와 함께 문화부는 성명 형식의 의견서를 덧붙여 한예종에 보냈다. 여기에는 "한예종의 성과를 가능하게 한 자유가 때로는 안일하거나 방만하게 사용되지는 않았는지, 혹은 최초의 설립 목적을 벗어나지는 않았는지 행정, 제도, 회계 등 다방면에서 면밀히 살펴보았다"며 '표적 감사' 논란을 반박했다.

이어 문화부는 "현재 상황에서 아픈 문제점을 제기한 것이 아리기도 하고 혹은 제도에 맞지 않는 교육 과정에 속해 있는 선의의 피해자들에게는 불만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문화체육관광부는 모든 제도, 행정에서의 문제를 가능한 한 정확히 그리고 자세하게 살펴보고 이를 통해 새로운 발전의 기반을 만든다는 보다 큰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문화부는 "학교 발전을 위한 마음과 노력, 감사 처분의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정치적으로 몰아가는 일부의 행동을 보며 걱정과 실망감도 느꼈으며, 5월 18일 학교에 전달된 감사 처분 요구가 이의신청을 통한 조정 과정이 있음에도 대화가 아닌 실력 행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시도에 안타까움도 느꼈다"고 밝혔다.

문화부는 "설립 목적에 나타난 바와 같이, 한예종은 실기 중심의 예술전문가 양성을 위한 예술이론 교육의 필요성과 원칙을 바탕으로 현 이론 교육 시스템의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6개원의 이론학과 폐지에 대해서는 감사 의견 등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제시한 바가 없다는 것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또 문화부는 "앞으로 한예종과 문화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학교가 세계적인 국립 예술 교육기관으로 새로 나갈 수 있는 종합 계획을 수립한다"며 '종합 계획'을 추가로 마련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문화부는 "한예종의 발전을 위한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 더 이상의 오해나 편견이 없길 바란다"며 "향후 예술 교육의 본질을 왜곡해 한예종의 위상을 흔드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학생·교수 "말바꾸기 불과"

문화부의 회신에 한예종 교수와 학생들은 "말바꾸기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문화부는 "학생과 교수와의 수차례에 걸친 대화와 토론의 과정에서 제시된 사항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감사 결과는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언급하거나 논란이 됐던 몇몇 문구를 바꾼 것 외에는 근본적으로 결론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기만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바에 왜 회신을 보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학생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도 "실질적인 입장 변화가 없는 결과 통보는 유화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더구나 함께 보낸 의견서에 나온 내용은 학생들에 대한 경고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감사 조치가 부당하고, 이에 따라 학교를 구조조정하는 데에 원천적으로 반대한다는 우리의 입장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감사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문화부 감사 담당자는 "바쁘다"며 통화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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