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노동자의 투쟁 양상이 극한을 치닫고 있다. 지난 4일 현대차 비정규노동자가 목숨을 끊은 데 이어 6일 새벽 6시 50분경 해직 경찰청 고용직 노동자들이 서울 여의도 공원 인근 20m 높이의 교통관제탑에 올라가 고공시위를 벌이기 시작한 것.
이번 고공시위에는 경찰청 고용직공무원노조 문정영 부위원장, 김지수 연합지부장, 김향실 전북지부장 등 모두 5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말 경찰청으로부터 일괄 직권면직(해직)된 이후 기능직 전환을 통한 전원 복직 등을 요구하며 경찰청 진입 투쟁, 서대문 사거리 교통관제탑 고공농성,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 도로점거 농성 등 실력행사를 이어 왔다.
경찰청의 일괄 직권면직 처분은 현 허준영 경찰청장 인사청문회에서도 논란이 되었을 정도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의 대표적 사례로 지적돼 왔다.
특히 정부가 2003년 말 이용석 근로복지공단 비정규노동자의 분신 이후 마련한 공공부문 비정규 대책이 나온 직후 직권면직 처분이 내려져 노동계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들 대부분은 20~30대 여성 노동자로 구성돼 있으며 경찰청 산하기관에서 사무보조 등 비정규 하급 공무원으로 지내 왔다.
이날 고공농성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현재 "참을 만큼 참아 왔다. 경찰청장 각성하라"는 대형 현수막을 교통관제탑에 걸고 농성을 지속하고 있으며, 경찰 병력이 교통관제탑 아래에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배치된 상태다.
경찰청 고용직 노조의 한 관계자는 "지난 25일 경찰청 측과 면담했지만 전원 채용은 힘들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말하며 이번 고공농성 돌입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허준영 경찰청장은 지난 1일 인사청문회에서 해직 경찰청 고용직공무원에 대한 처리 방침을 묻는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의 질의에 "가슴 아픈 일이고 안타까운 일이다"며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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