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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농사 지을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세요"

[권은정의 'Social Job'] 진안 마을만들기팀장 구자인 박사

<프레시안>은 성공회대학교 사회적기업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최근 큰 관심을 모으는 '사회적 기업(social entrepreneur)'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더 나은 모습을 찾는 새로운 인터뷰 연재를 마련한다.

전문 인터뷰어 권은정 씨가 직접 한국의 다양한 사회적 기업가를 찾아가 그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그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는다. 이 연재는 총 20회에 걸쳐 매주 목요일 독자 여러분을 찾아간다.

이 연재를 공동으로 진행하는 성공회대학교 사회적기업연구센터(소장 이영환 교수)는 사회적 기업가 인적 자원 개발 교육과 사회적 기업 발전을 위한 연구 활동을 하는 성공회대학교 부설 연구기관이다. (☞사회적기업연구센터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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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농사 지을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세요"

▲ 전라북도 진안군 마을만들기팀장 구자인 박사. ⓒ프레시안

'살기 좋은 곳, 살고 싶은 곳' 농촌을 찾는가? 진안이 그곳이다! 전라북도 진안군 사람들이 으뜸마을 가꾸기 사업으로 뭉쳤다. 전국에서 제일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드는데 주민 모두가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진안 11개 읍면은 저마다 '녹색 농촌 체험 마을', '산촌 생태 마을', '정보화 마을'… 등등의 특성을 내세워 마을을 가꿔오고 있다.

2008년 용담 마을의 경우 농산물 가공 사업으로 마을전체가 연간 1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주민 공동 사업이 하나의 사회적 기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 진안 사람들이 어떻게 한마음으로 마을 발전에 나섰는지 그 이야기를 듣기위해 진안으로 내려갔다.

서울에서 직행버스로 세 시간 반을 달려가면 마이산이 보이는 진안에 도착한다. 읍내 한쪽 편에 새로 지은 듯 깨끗하고 제법 큰 규모의 건물 한방약초센터가 있었다. 마을 만들기 사업 사무실은 2층에 귀농귀촌활성화센터와 도농교류센터라는 표시를 같이 내걸고 있었다.

마을 만들기 팀장 구자인(45) 박사의 일정은 빼곡하게 차있다. 진안의 성공 스토리를 듣고자 찾아오는 이들이 모두 구 박사의 손님이다. 이날만 해도 오전에 진주 YMCA에서 다녀갔다. '농촌 선진지 견학'으로 진안을 찾는 팀이 한해 100여 개가 넘을 정도란다. 인터뷰 내내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죽어가는 농촌…주민이 주도하는 '농촌 살리기'"

▲ "지역 발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과 그룹입니다. 우리가 전개하는 어떤 사업도 사람을 키우기 위해서라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프레시안
구자인 팀장은 진안군청 소속의 계약직 공무원이다. 부산 출신인 그는 진안군에 아무런 연고가 없지만 2004년도부터 진안 사람이 되어 일하고 있다. 물론 두 아들을 포함한 가족도 진안군에서 같이 산다.

5년 전 일본에서 농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그에게 진안군청이 마을 가꾸기 사업을 위해 전문가를 구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평소 꿈꾸던 지역 운동을 실천하기에 딱 알맞은 공간이라는 생각에 그는 선뜻 응시했고 전임계약직 공무원으로 발령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만 4년 4개월이 지났다. 진안군 '마을 만들기 사업'에서 이제 그를 빼놓고는 이야기하기가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구 팀장은 그동안 자신이 바라본 진안의 변화를 이렇게 말한다.

"지역 발전의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오고 있습니다. 지역 발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과 그룹입니다. 우리가 전개하는 어떤 사업도 사람을 키우기 위해서라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우리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있는 사람을 불러 모으고 큰 마찰 없이 함께 가도록 하는 것이지요. 지역이 발전하고 변화하고 있다는 징표는 좋은 분들이 그전보다 훨씬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그전에는 활동하지 않으시던 분들이 이제 앞장서서 행정과 함께 움직인다는 사실, 그게 도움이 되고 힘이 되는 것이지요."

구 팀장은 마을 만들기의 원동력을 '내발적 발전론', 즉 주민 주도의 상향식 발전론이라는 말이다. 마을 만들기의 주체는 누구도 아닌 바로 마을 주민 당사자들이다. 그 사실을 주민들이 이해하도록 설명하고 설득하는데 구 팀장은 많은 시간과 발품을 들였다. 발령받은 첫해 그의 <업무일지>를 뒤적여 보면 마을 방문 횟수가 130회나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무원인 그는 주민들을 찾아 행정을 이해시켰다. 행정과의 마찰로 부정적인 인상을 가졌던 주민들, 상처를 입고 웅크리고 있었던 주민들, 공무원에게 쉽사리 마음을 열어주지 않으려 하던 주민들이 그와 대화를 시작했고 행정을 긍정적으로 주시하기 시작했다.

"지금 마을 위원장 제도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마을의 대표로서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행정에 의견을 보태고 같이 추진해 나갑니다. 결국 행정은 그분들이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고요. 그런 과정을 통해 주민과 행정 사이에 신뢰관계가 만들어졌습니다. 이제는 그분들이 스스로 마을을 책임지고 나갈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여기까지 오게 된 것, 얼마나 큰 보람인지 모릅니다!"

진안군은 2001년도부터 읍면 지역 개발 계획 추진 사업을 도입해 얼마 뒤 '으뜸 마을 가꾸기'로 그 명칭을 바꾸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마을 만들기 전국대회를 개최하는 진안의 마을 만들기 사업은 가히 성공작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발전상은 밖으로 크게 눈에 띄는 게 아니다. 발전의 결과로 주민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진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 발전은 잠시 잠깐 흥청대고 마는 바람몰이식 발전은 더더욱 아니다. 구 팀장은 '농촌의 발전은 절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고 단언한다.

"주민 분들께 지역 발전에는 지름길이 없다고 말씀드립니다. 느리지만 차근차근 가는 게 진짜 가는 것이지요."

더디 가지만 제대로 가는 발전방식으로 구 팀장은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든다. 주민들 스스로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행정이 정책과 예산을 지원해주는 행정 지원 시스템이다.

"지난 100년간 농촌 지역 내부의 힘이 다 소진되었습니다. 일제강점, 한국전쟁, 독재시절을 거치면서 농촌 사람들은 대부분 떠나거나 고통을 안고 남아있어야 했습니다. 그동안 농촌 지원을 한다고 했지만 고목나무에 링거 주사를 놓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었지요. 주민들이 스스로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는 민간의 역량을 키워 자립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동안 관주도의 농촌 행정은 결국 지나치게 많은 부분까지 떠안게 되었다고, 그래서 주민이 스스로 해야 할 일까지 떠맡아온 것이라고 지적한다. 현재 진안지역 11개 읍면에서 23명의 마을 위원장으로 구성된 협의회는 행정과 발맞추어 마을발전을 주도하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역할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농촌 지역 일자리, 어떻게 만들까?

▲ "귀농귀촌 문제야말로 농촌 발전 전략의 핵심입니다." 구자인 팀장은 '마을 간사 제도'가 이 귀농귀촌 문제를 해결할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프레시안
구 팀장은 농촌에 존립하는 단체는 모두 사회적 기업 성격을 가지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농촌 경제 자체가 사회적 경제로 가야 한다는 것 또한 그의 관점이다. 노동부 인정은 그 다음 문제라는 말이다.

현재 용담 마을의 경우 영농 법인으로 농산물가공 사업을 하고 있다. 마을 23가구 중에 절반 이상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사업은 사회적 기업에 딱 들어맞는다. 현재 각 마을마다 그린 빌리지 사업, 농촌 체험 마을, 참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 사업 등등의 주제를 잡아 사회적 기업 성격의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다. 마을 만들기 사업 내에서는 이미 여러 가지 사회적 일자리가 확보되었다. 마을간사(20명), 마을조사단(10명), 평생학습지도자(10명)들을 비롯하여 분야별로 다양한 일자리가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었다.

특히 마을 간사 제도는 귀농귀촌 희망자들에게 농촌 지역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

구 팀장은 귀농귀촌 문제를 농촌 발전 전략의 핵심으로 다뤄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행정적 지원 문제에서 전문성이나 지속성에서 부족한 감이 있음을 인정한다. 현재 귀농귀촌센터에는 담당 업무를 맡은 상근자 2명이 일하고 있지만 업무가 워낙 과중해서 하루 근무했다가 그만 두고 나가는 신입직원도 있었다고 한다. 구 팀장은 귀농귀촌센터가 언젠가 협회를 꾸려 독립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물론 그전에 선행되어야 조건들이 많다.

"진안군은 농지가 적어서 좁은 농지를 어떻게 활용할지, 농산물 가공이나 도농 간 직거래 유통문제를 어떻게 개발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또 우리 지역 사회의 교육과 문화 복지 영역에서 충실하게 만들어나가야 살기 좋은 농촌이 되는 것인데 그런 일을 감당할 인력이 필요합니다."

마을 간사 제도는 이런 일을 맡아서 할 인력 배치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시스템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진안군은 3년 전 전국 처음으로 마을 간사 제도를 도입하여 대부분 귀농귀촌인들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농촌으로 돌아오는 사람이 지켜야 할 세 가지 원칙"

스스로 귀촌인이라고 자신을 규정하는 그는 귀농하는 이들에게 '농사지으려고 농촌에 오지 말라'고 한다.

"농사짓는 일은 농민들이 프로입니다. 농사는 농민들에게 맡기고 도시에서 오시는 분들은 자신이 가진 전문성과 재주를 어떻게 살릴까 고민해보자는 것입니다. 농민들이 익숙하지 않은 영역에서 도시 귀농인들이 능력을 살린다면 새로운 영역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회적 기업 형식으로 진출하자는 것입니다. 이미 있는 파이를 잘게 쪼개려고 하지 말고 파이를 크게 키워서 나누자는 말입니다. 귀농인들이 농사를 지으면 현지 농민들과 갈등의 소지만 커집니다."

▲ "농사짓는 일은 농민들이 프로입니다. 농사는 농민들에게 맡기고 도시에서 오시는 분들은 자신이 가진 전문성과 재주를 어떻게 살릴까 고민해보자는 것입니다." ⓒ프레시안

진안군이 내놓는 귀농귀촌 유치에 관한 3대 원칙이다.

첫째 전문성 존중이다. 농사짓기보다 전문성 활용으로 방향을 잡으라는 말이다.

"프로 농사꾼도 떠나는 농촌입니다. 농사에 집착하지 말라고 합니다. 다들 귀농학교 다니면서 유기농업, 느린 삶, 자발적 가난…. 이런 식의 교육을 받는데 농촌 현실은 그렇게 낭만적이지 못합니다. 농사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겪어본 사람만이 알지요. 농사짓기보다 도시인으로서 이미 가진 재주를 활용하여 농촌과 결합시킬 방도를 찾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농민들이 인정해줍니다. 농사 잘 지으려 해봐야 동네사람들이 인정해주지 않습니다."

몇천 평 규모로 농사를 해보겠다는 귀농인은 결국 농민들 농지를 뺏는 격이라는 설명도 덧붙인다. 대개 귀농인들이 구입하는 땅은 직접 농사짓는 농민들의 땅이니 그런 말이 나오는듯하다. 또 농사는 체력적으로 감당이 되어야하고 가장 중요한 점은 부부 사이에 합의가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한다.

"부인이 농사를 힘들어 하면 곤란하지요. 농촌에서는 눈뜨면 보이는 전부가 일입니다. 중노동이지요. 그러니 밭에서 풀 뽑을 때마다 내가 왜 왔나, 한탄이 이어지고 매일 부부싸움이고 한철 지나고 나면 결국 이혼하고…. 그렇게 되기 쉬운 게 귀농자의 삶이지요. 지금 화목하게 사는 분들 중에도 그런 고비 겪은 분들이 많지요. 슬기롭게 극복한 분들입니다."

둘째, 현금 지원은 없다. 프로그램 지원 뿐이다.

"현금은 독입니다. 현금을 받는 순간, 주민들 사이에서 왕따 당하게 되지요. 당신은 돈 받고 들어온 사람 아니냐, 그런 시선입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여건이 되면 지역 주민이 받는 혜택을 똑같이 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귀농귀촌인이 소외당하지 않도록 적극 배려합니다."

세 번째, 주민들과 갈등을 불러일으킬 정책을 줄이고 주민 화합을 위한 정책 지원을 한다.

"현금 지원 정책에 대해 주민들 불만이 큽니다. 예를 들어서 귀농인들에게 이사 비용이나 집 수리비 융자를 해줄 경우, 지역 주민들이 서운해 하지요. 우리는 왜 그런 혜택 못 받느냐, 우리도 지원해 달라, 도시에서 온 사람들이 이곳에서 며칠 살지 어떻게 믿고 돈을 퍼주느냐, 그런 식이지요."

도시 귀농인에 대한 지원을 두고 지역주민들은 산토끼(도시인) 잡으려다 집토끼(지역농민) 놓치게 된다는 말로 서운함을 내비친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귀농인 지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체계적으로 지원해주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단다.

진안에 귀농하는 이들의 만족도가 궁금했다.

"전국적으로 귀농인 통계가 아직 명확하지 않은 실정입니다. 제대로 정비가 안 되어 있지요. 지자체에서 6개월마다 조사하는 곳은 우리 진안군 밖에 없습니다. 귀농학교 통계로 보면 전체적으로 25%정도로 보면 됩니다. 현재 진안에는 400가구가 정착했습니다. 예전에는 행적지원도 없었고 마을에서 환영하지 않아서 많이들 떠났지요. 진안의 경우 정착률은 높은 편입니다. 새로운 사람 받아들이기 보다는 있는 사람들이 안 떠나는 게 더 낫습니다. 그렇게 만드는 게 우리 역할이기도 하고요. 다른 지역보다 만족도도 상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안에 귀농하시는 분들이 제일 만족하는 게 외롭지 않아서 좋다고, 다른 데서는 도와주거나 관심가지는 이들도 없는데 사람 만날 기회나 교육받을 기회도 많고 여럿이 재밌게 지낼 계기가 많아서 좋다고들 하시거든요."

▲ "전문가의 역할은 행정과 주민 사이의 가교 역할, 협력 관계를 맡는 것입니다. 이런 일을 하는데 반드시 박사학위가 필요한 것은 아니고 관점이 있고 자세가 되어 있으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레시안

"내가 더 이상 진안에 필요 없는 사람이 될 때까지…"

구자인 팀장은 진안에 들어와 일하기 전까지 준비를 확실하게 했다. 대학에서 해양학과를 다니며 환경생태를 공부했고 환경대학원에서 환경정책을 전공하면서 도시지역주민운동 환경운동을 실천에 옮겼다. 바다-도시-산촌을 두르는 자신의 학문영역을 인류가 걸어온 길과 같지 않으냐며 웃으며 되묻는 구자인 박사는 학문은 언제나 현장 실천을 위하 도구로 생각한다. 지역 사회 발전에 필요한 정보라면 학문분야를 가릴 이유가 없다는 지론이다.

농촌문제 해법은 결국 도시문제, 더 크게 우리 모두의 삶의 방식과 직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그는 늘 인식하고 있다. 농촌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전문가들의 참여를 그는 적극 권장한다.

"전문가의 역할은 행정과 주민 사이의 가교 역할, 협력 관계를 맡는 것입니다. 이런 일을 하는데 반드시 박사학위가 필요한 것은 아니고 관점이 있고 자세가 되어 있으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저 같은 사람을 소개해 달라고 요청하는 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를 채용하기 전에 행정 쪽에서 미리 여건을 만들어 놓을 필요는 있습니다. 새로운 흐름에 맞추기 위해서 지역 사회에서 미리 준비해야한다는 것이지요. 군 의회나 공무원 노조가 의논해서 합의하고 난 다음에 사람을 들인다면 더 좋을 것입니다."

구자인 팀장은 진안에서 자신의 역할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때, 그때가 바로 자신이 성공적으로 일했다는 징표라고 확신한다. 자신은 진안 땅에 이미 뿌려진 씨앗에 싹을 틔우는 일을 하러왔을 뿐 그 나무의 열매를 따는 일은 오로지 이 땅의 주인인 진안 사람들의 몫이라고, 그는 힘주어 말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진안의 흙을 일구는 쟁기에서 손을 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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