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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지향적 국정운영으로 성공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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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지향적 국정운영으로 성공하겠다고?

[고성국의 정치분석] '형님'부터 '말단 행정관'까지 '분열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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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참여정부 5년간 국민들은 편안함을 느꼈을까. 아니면 왠지 모를 불편함과 불안감을 느꼈을까. 엄밀하게 조사한 것이 아니라 좀 조심스럽기는 하나 편안함을 느낀 사람보다는 불편함과 불안감을 느낀 사람이 좀 더 많지 않았을까 싶다. 만약 다수의 국민이 그렇게 느꼈다면 그 원인은 주로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국정운영 기조에 있었을 것이다. 화합·통합 지향적 국정운영이 아니라 분열·갈등 지향적 국정운영이 이루어진 결과일 것이라는 뜻이다.

이 말이 곧바로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가 국정운영에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분열·갈등 지향적 국정운영을 하면서도 국정을 성공적으로 운영해나간 사례가 아주 없지는 않다는 뜻이다. 문민정부가 하나회를 척결하고 안기부를 문민화하고 금융실명제를 실시하는 개혁을 강력하게 드라이브하던 '93~94'년이 그런 '특별한 때'에 해당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보면 분열·갈등 지향적 국정운영을 통해 국정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는 쉽지 않다. 이는 국정의 성공적 운영 자체가 사회적 갈등을 효율적으로 중재하고 조정해 국민통합을 이끌어내는 것을 핵심요소로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분열 ·갈등 지향적 국정운영과 국정의 성공적 운영은 '급격한 개혁 추진기'와 같은 극히 특수한 예외적 상황을 논외로 하면, 근본적으로 모순적 관계에 있다는 말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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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권력이 공동체 성원들의 화합과 통합을 내세우는 것은 단순한 정치적 수사로서가 아니다. 대통령부터 나서서 화합과 통합보다는 '시시비비'를 강조한 노무현 참여정부가 국민들에게 개혁피로감과 참여피로감만을 잔뜩 안긴 채 성공적이지 못한 마무리를 했던 것은 '자업자득'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실로 안타까운 우리 모두의 현실이었다.

이명박 실용정부의 지난 1년이 과연 노무현 참여정부의 지난 5년보다 나을까?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라는 계량화된 수치로 보더라도 이명박 실용정부가 노무현 참여정부보다 낫다 할 어떠한 증거도 지금까지는 찾을 수 없다. 여론조사의 수치만일까? 그렇다면 시중의 이른바 '시장여론'에서는 이명박 실용정부가 노무현 참여정부보다 낫다는 근거가 하나라도 있을까? 실로 참담한 이 같은 현실은 과연 어디에서 초래된 것일까.
▲ 16일 외교 통일 안보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한승수 총리가 오전 질문이 끝나고 나서며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왼쪽), 현인택 통일부 장관(가운데)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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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사태를 통해 촛불 시위를 확산하려고 하는 반정부 단체에 대응하기 위해 '군포연쇄살인사건'의 수사내용을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바란다. 용산참사로 빚어진 경찰의 부정적 프레임을 연쇄살인사건 해결이라는 긍정적 프레임으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청와대 홍보파트 행정관)

"이번 참사는 '다 함께 죽자'는 '알카에다식 자살폭탄테러'와 다를 것이 없다."(한나라당 이인기 의원)

"'전국철거민연합'이라는, 좌파도 포기한 불법폭력집단이 힘없는 세입자라는 양의 탈을 쓰고 국가 대혼란과 참사를 야기했다."(한나라당 장제원 의원)

"굉장히 좋은 수사 결과다. 훌륭한 자격을 가진 경찰청장 내정자가 사퇴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한승수 국무총리)

"총리는 정상적인 진압을 한 경찰에게 도의적 책임 운운하며 사퇴를 유도한 청와대 수석들의 문책을 건의할 의향이 없느냐."(한나라당 신지호 의원)

"6·15와 10·4선언은 둘 다 합의문이 아니라 선언문이어서 이행할 의무가 없다."(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우리나라 체제 전복세력에게는 정치권이 침투대상이 되기 때문에(정치 정보 수집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국정원법 개정과 같이 연구돼야 할 부분이다."(원세훈 국정원장 내정자)

위로는 대통령의 친형님과 국무총리부터 아래로는 청와대 행정관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추진하고 있는 국정운영 기조가 갈등지향적이라는 사실을 더 설명해야 할까? 이들의 갈등지향적 자세와 마인드가 과연 이명박 대통령의 생각과는 아무 관련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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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가뭄으로 메마르고 황량한 겨울의 끝자락에 서서, 다가오는 봄이 과연 싱그런 연둣빛 생명의 봄일지, 황사로 뒤덮인 또 다른 고통의 세월일지, 희망과 두려움이 뒤섞인 마음으로 내일을 본다. 계절을 마음대로 할 수는 없지만 갈등과 분열의 정치와 화합과 통합의 국가경영 중 어느 길을 갈 것인지는 이제라도 다시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한가닥 기대를 걸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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