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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비핵·개방 3000'의 알맹이가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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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비핵·개방 3000'의 알맹이가 뭐냐?"

'속 터지는' 여야 청문위원…현인택 '통일전문가' 맞나?

현인택 통일부장관 후보자가 '비핵·개방 3000' 정책 입안자답게 장관이 되면 이를 적극 밀어 붙일 뜻을 강하게 표했다. 그러나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구체적 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오히려 북한이 이 정책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어 향후 남북관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현 후보자는 9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인수위 시절 통일부 폐지론을 제기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지만 '비핵개방3000' 정책에 대해서는 "주도했다"고 인정했다. '비핵개방 3000' 정책에 쏟아지는 우려와 비판에 대해서도 "오해"라고 맞섰다.

그러나 '비핵개방 3000'의 구체적 내용이나 대북 정책의 철학과 전문성에 관련된 의원들의 질문에는 원론적 답변으로 일관해 한나라당 소속 청문위원들조차 통일부장관으로서의 자격에 의구심을 표했다.

▲ 현인택 통일부장관 내정자가 9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이 계속되자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박주선 의원이 현 후보자에 대한 북한 당국의 부정적 시각을 소개하며 "통일부 장관으로서 효율적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겠느냐"고 묻자 현 후보자는 "비핵개방 3000에 대한 북한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 같다"면서 "진정성을 갖고 북한과 대화함으로써 오해를 풀고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후 질의에서도 이와 같은 답변 이상 진척된 발언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이 "비핵개방 3000이 남북경색 원인 중 하나라는 평가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유연하고 실용적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역시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남북간의 대화를 통해 채워서 발전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으로 피해갔다.

남 의원이 답답한 듯 "진정성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데 6.15, 10.4선언 이행의지를 실질적으로 밝히는 것이 진정성을 담보하지 않겠느냐"고 구체적으로 지적했지만, 현 후보자는 "합의정신을 존중하겠다"는 수준의 답변만 했다.

이후 '6.15, 10.4 선언 이행 의지'를 묻는 많은 질문이 있었지만, "합의정신은 존중한다"는 답변만 할 뿐 '이행'이라는 단어는 입 밖에 내지 않았다.

"6자회담 말고 우리 독자 대북정책 있냐?"

민주당 박상천 의원이 "북핵 문제는 6자회담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우리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정책이 무엇이냐"고 지적하자 현 후보자는 "'비핵화' 부분은 국제적으로 하는 것이지만 '3000' 부분은 6자 회담이 아니라 우리가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 역시 답답한 듯 "비핵개방이 될 때까지 우리는 아무 것도 안 하겠다는 것이냐. 6자 회담과 별도로 우리의 독자적 대북정책이 있어야 할 것 아니냐"고 따지자 "북한이 완전히 개방하면 (3000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모호하게 답변했다.

박 의원이 이어 "남측이 독자적으로 이루기 어려운 요소를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다른 대북정책을 스톱시켜 놓은 속셈이 뭐냐. 비핵개방 3000의 알맹이가 뭐냐. 논문 쓸 때나 필요한 대북정책을 만들어 놨다. 정책전환을 해야 한다"고 추궁하자 비로소 "인도적 지원 문제 등은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정도의 말을 꺼냈다.

"냉면집에서 우동 시켜먹는 격"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도 성에 안 찬 듯 현 후보자를 공격했다. 구상찬 의원은 "현 후보자의 논문을 보면 국방 등 외교 안보에 관한 것이지 통일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면서 '대북 전문가'로서의 자질에 대한 의문을 나타냈다.

구 의원이 "'냉면 잘하는 집에서 우동 시켜 먹는 격'이라는 말도 있다"고 꼬집자 현 후보자는 "잘 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신낙균 의원은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일부 내각 내정자들이 탈세와 과태료 미납 논란 등으로 사퇴한 것을 언급하며 현 후보자의 '도덕성' 시비를 걸었지만, 현 후보자는 "과오가 전혀 없다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잘 하라는 채찍과 충고, 조언으로 알고 열심히 해보겠다"고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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