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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불이여…캄캄한 죽음을 주는 그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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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불이여…캄캄한 죽음을 주는 그 불!"

[현장] 용산 참사 시국법회…"참회 없는 정부에 비통"

"불이여
일기예보에도 없는 바람을 타고 번지는 불이여
밑바닥 풀밭으로만 내려와 타는 불이여
이명박 정부의 불이여
죽음을 주고
사람에게 죽음을 주고
부처님도 하느님도 어쩌지 못하는
그 캄캄한 죽음을 주고
그들 앞에서도 여전히
747을 공약한 대통령입니까
또한 국민을 섬긴다는 대통령이 맞습니까."


시국 법어를 외치는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장 청화 스님의 목소리가 떨렸다. 추운 날씨 탓이라고 보기엔 그의 표정이 분통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 용산 참사 희생자를 위한 시국법회에 참석한 유가족들. ⓒ프레시안

5일 서울 종로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에서는 승려와 신도를 비롯한 약 400명이 참석하는 가운데 용산 참사 희생자를 위한 시국 법회가 열렸다. 이날 법회는 국민주권수호와권력참회를위한시국법회추진위원회가 주최했다. 불교계까지 용산 참사를 두고 정부의 반성을 촉구한 것.

공동추진위원장 수경 스님은 여는 말을 통해 "우리의 추모는 벼랑으로 내몰린 사람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들어주지 못한 우리 사회의 냉혹함을 성찰하고, 폭력적이고 반생명적인 삶의 구조를 냉철하게 바라보고, 이건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그것만이 진정한 추모"라며 "이를 외면한다면 제2, 제3의 용산 참사는 계속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경 스님은 "소중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가치보다 더 소중한 가치는 존재하지 않는데도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대통령의 참회가 없다"며 "만약 대통령이 진심으로 국민 편에 서서 눈물을 흘린다면 누구도 그 모습을 사법적 판단의 기준으로 바라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경 스님은 "불문에 귀의한 수행자의 한 사람으로서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자괴감과 비통함을 느낀다"며 "세상이 이 지경인데 종교는 왜 있어야 하는지, 과연 누구를 위한 종교인지, 수행의 의미는 무엇인지 그 존재 의미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불교인권위원회 위원장 진관 스님은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눈 정부를 심판하자"며 추모사를 낭독했다. 그는 "용산 철거민의 참사가 있던 새벽은 죽음의 나라, 죽음의 새벽이었다"며 "오늘 이 시대를 죽임의 정부라고 말하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용산 참사를 자행한 이명박 정부를 국민의 힘으로 심판하자"며 "불기둥 같은 죽음이 없는 나라, 도솔천 내원궁 미륵부처님 세상 같이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위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일에 나서자"고 말했다.

시국법회 참가자들은 이날 결의문에서 "정부의 성의 있는 조치가 없을 시 범국민적 저항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불교는 자비의 종교"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오늘 불제자들이 모인 것은 오만과 독선, 아집으로 가득 찬 대한민국 정부의 진정한 참회를 촉구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국민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정부는 더 이상 대한민국 정부일 수 없다"고 말했다.

저녁 7시 30분경 시국법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조계사에서 청계광장까지 인도를 통해 이동한 후, 기도회를 마치고 청계광장까지 행진한 기독교도인과 함께 오후 9시 30분까지 촛불 집회를 진행했다. 경찰은 시민·사회단체가 주최한 이전 추모 대회와 달리 이날 집회를 봉쇄하지 않았다.

▲ 5일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에서는 국민주권수호와권력참회를위한시국법회추진위원회에서 시국법회를 열었다. ⓒ프레시안
▲ 이날 시국법회를 마친 불교도와 시민들은 인도를 통해 청계 광장으로 이동, 촛불 집회에 참여했다. ⓒ프레시안
▲ 촛불을 들고 집회에 참석한 시민. ⓒ프레시안
▲ 시국법회는 상징 의식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프레시안
▲ 눈물을 흘리고 있는 고 양회성씨 맏아들 양종원 씨.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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