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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피해망상, 히틀러형 괴물 탄생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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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피해망상, 히틀러형 괴물 탄생할 수도

[홍헌호 칼럼]피해망상-적개심-애국심 결합하면 참사는 계속 된다

지난 22일 MBC 뉴스데스크는 용산참사와 관련하여 '성급한 공권력 투입'이라는 제목을 달고 이런 내용의 뉴스를 내보냈다.

"서울 상도동 재개발 지역에서 철거민들이 망루를 설치하고 장기농성을 벌이고 있던 지난 2003년 11월, 농성 철거민들과 용역업체 철거반원들 사이에 격렬한 공방전이 연일 계속됐지만 경찰은 주변을 통제한 채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1년 넘게 계속되던 농성은 결국 협상으로 타결됐고, 농성 철거민들은 경찰에 자진 출두해 처벌을 받았습니다.

재작년에 있었던 서울 성수동 재개발 지역의 망루 농성. 경찰은 농성 철거민과 재개발 조합 사이를 오가며 한 달 넘게 협상을 주선했고, 농성은 대화로 끝을 맺었습니다. 2002년 12월, 서울 금호동 재개발 현장. 철거민들과 용역직원들이 충돌하자 경찰은 양측을 떼어 놓으면서 질서유지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농성 시작 25시간 만에 전격적인 진압 작전에 돌입했습니다. 단 한 번 대화를 주선했지만, 이미 경찰 특공대를 농성 건물 주변에 배치한 상태였고 흥분한 철거민들은 화염병을 던지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도심에서의 농성이어서 강제진압이 불가피했다고 말하지만, 예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성급하게 서둘렀던 이번 강경 진압의 결과는 6명이 목숨을 잃는 참극이었습니다."


경찰의 대응 방식이 예전과 많이 달라진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거의 없을 것이다. 정권이 바뀌고 경찰 수뇌부가 바뀌다 보니 그들의 대응방식도 달라졌던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군사정부 하에서도 저렇게 무모하게 살인진압이 이루어진 경우는 매우 드물었었다. 그런데 왜 유독 이명박 정부 하에서 저런 무모한 파시즘적 살인진압이 자행된 것일까 ?

군사정부에도 드물었던 살인 진압, 왜 재현됐나?

필자는 그 의문을 풀 수 있는 실마리가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의 잦은 '1%p성장지체론' 발언에 있었다고 본다.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1년 전부터 불법 시위로 인해 1%p의 경제성장 지체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자주 해 왔었다.

이 대통령은 19일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법과 질서만 제대로 지켜주면 국내총생산(GDP)이 1%가 올라간다"고 주장했다.(<문화일보> 2008년 3월 19일)
정부는 이번 '법질서 확립' 대책을 통해 GDP도 1%p 추가 성장하는 등 경제적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노컷뉴스> 2008년 9월 25일)


필자는 용산참사가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의 근거없는 피해망상과 과도한 적개심이 가져온 '이미 필연적으로 예정된' 참사였다고 본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경제성장률 급락과 지지율 급락에 대하여 극도의 초조감을 감추지 못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하벙커로 들어가 전시상황을 연상시키며 공무원들을 독려하고 있는 것도 우연한 일은 아니다.

문제는 이런 피해망상과 조급증이 히틀러식 파시즘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 용산참사는 청와대가 1%p의 경제성장을 지체시킨다고 자체판단한 농성·시위세력에 대하여 초강경 응징의 선례를 남기려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예정된 참사'였었다.

그리고 또 이명박 정부와 같은 독재정부 아래에서는 경찰·검찰·군부 수뇌부 등 권력기관에 산재한 일부 권력지향적인 공무원들이 독재자의 눈에 들기 위하여 '과잉충성 경쟁'을 벌이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그리고 이러한 과잉충성경쟁은 필연적으로 용산참사와 같은 비극을 불러 온다.

집회·시위로 인한 1%p 경제성장 지체론, 과연 근거가 있나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의 피해망상의 근원이 되고 있고 파시즘적 살인진압을 촉발시킨 '집회·시위로 인한 1%p 경제성장 지체론'은 과연 근거가 있는 주장일까. 필자는 이 글에서 이 부분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파헤쳐 보고자 한다.

청와대는 지난해 9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불법시위와 불법파업의 근절 등 법·질서 확립을 위하여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주장을 인용하며 현재의 법·질서 준수 수준을 OECD 평균 수준으로 올릴 때 "매년 0.9%p 추가 성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보도자료만을 보면 마치 매년 발생하는 0.9%p 성장손실의 주범이 불법시위와 불법파업인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청와대가 인용하고 있는 KDI 2007년 보고서도 그런 식의 매도를 하는데 주저하지 않았었다.

"최근 법·질서를 준수하지 않는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경제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성장잠재력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음. 특히 최근 빈발하고 있는 불법·폭력시위는 이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 이외에도 교통체증, 국가이미지 훼손, 경제의 불안정성 증가 등 다양한 형태의 피해를 경제전체에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됨. 우리나라가 OECD 국가들의 평균 법·질서 준수 수준을 유지했다면 1991~2000년의 10년간 약 1% 포인트의 내외의 추가적인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을 것임" (KDI, '법질서의 준수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2007.1)

과연 KDI의 이런 주장들은 근거가 있는 것일까. KDI가 인용한 데이터와 그가 사용한 연구방법론을 최대한 존중한 상태에서 이들의 주장의 허구성을 파헤쳐 보기로 하자.

KDI는 위에서 소개한 문제의 보고서('법질서의 준수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에서 1991년과 2003년 사이 우리경제는 법·질서 준수 수준이 낮은 탓에 매년 0.99%p의 성장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표]법·질서 준수 정도와 경제성장 손실

(자료 출처) : KDI(2005), '법질서의 준수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
문제는 KDI의 2007년 보고서에서 말하는 '법·질서 위반으로 인해 발생한 성장 손실의 책임'이 과연 누구에게 있느냐 하는 것이다. KDI와 이명박 대통령, 그리고 그의 측근들은 불법집회와 불법시위 때문에 1%p 경제성장이 지체된다는 식으로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는데 그것이 근거가 있는 주장이냐 하는 것이다.

법질서 위반으로 인한 경제적 악영향, 탈세가 압도적

제대로 된 경제분석가라면 누구나 다 일정하는 것이겠지만 우리나라의 위법행위 중 경제에 가장 큰 악영향을 주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탈세'일 것이다.

[표] 2005년 OECD 각국의 GDP 대비 지하경제 비중(단위 : %)

(출처) : Schneider,F.,"Shadow Economies and Corruption All Over the World", mimeo, 2007. (OECD 회원국 30개국 중 아이슬란드와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28개국 자료 수록)

(순위는 지하경제 비중이 적은 순서)

위의 자료를 보면 2005년 우리나라의 GDP 대비 지하경제 비중은 27.6%로 OECD 평균 17.8%보다 9.8%p 더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지하경제의 차이가 GDP 성장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 필자가 알기로는 아직까지 이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탈세 자체가 공정한 시장경쟁을 해치고 또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가로막기 때문에 그 해악은 엄청날 것으로 추정된다.

필자는 법질서 위반행위로 인한 경제적 악영향 중 지하경제의 탈세행위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집시법 위반, 전체 범법행위 중 극히 일부에 불과

물론 위법행위 중 범죄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다음에 소개하는 자료는 2007년 경찰청이 발표한 2006년도 죄종별 범죄발생현황 자료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다.

[자료] 죄종별 범죄 발생현황(2006,경찰통계연보)

* 총범죄 : 1,719,075건
(1)형법 범죄 : 818,725건
- 폭력 : 281,969건
- 지능 : 258,705건
- 절도 : 192,670건
- 기타 : 85,381건
(2)특별법 범죄 : 900,350건
- 도로교통법(교통사고 등 ) : 406,793건
- 교통사고특례법 : 193,698건
- 부정수표 단속법 : 16,375건
- 기타 : 283,484건


위에 소개한 자료를 보면 2006년 현재 우리나라 총범죄 건수는 171만 9075건이고 그 중 형법 범죄는 81만 8725건, 특별법 범죄는 90만 350건에 달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분류된 건 수는 과연 몇 건이나 될까. 경찰통계연보(2006)에는 그것이 689건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2006년 총 범죄 172만 건 중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분류된 건 수는 고작 689건에 불과한 것이다.

물론 각각의 개별적인 위법행위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행위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광범하고 대규모적인 탈세행위나 172만 건에 달하는 전체 범죄행위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에 비추어 볼 때 계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히 미미한 것이다.

노사분규의 경제적 악영향, 극히 미미한 수준

보수진영의 많은 인사들은 또 노사분규가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변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도 전혀 근거없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노사분규로 발생하는 노동손실일수(노사분규 참여자들이 노동에 불참하여 발생한 노동손실일수)는 연평균 120만 일 정도된다. 그러나 이 수치는 우리나라 취업자의 연간노동일수(2315만 취업자들이 1년간 노동에 참여한 노동일수), 58억 일에 비추어 볼 때 극히 작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표] 주요국의 총노동일수 대비 노동손실일수(2006)
(주) 영국은 2004년 기준,
(주) 취업자 1인 1년 노동일수를 250일이라 가정
(주) 12년 평균 손실일 비율은 1995~2006년 평균
(출처) : ILO, 노동부, 통계청
위의 표를 보면 2006년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취업자 수는 2315만명이고 이들의 1년 총노동일수는 57억 8775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해 노사분규로 인한 전체 노동손실일수는 120만 일이고 총노동일수 대비 노동손실일수 비율은 0.000208=0.0208%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총노동일수 대비 노동손실 일수 비율 0.0208%라는 수치는 경제성장과 관련하여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이것은 2006년 노사분규로 인한 노동손실일수 120만 일이 같은 해 5.1%p 성장률 중 0.0208%p만큼의 성장방해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사실 일국의 경제에서 0.0208%p의 성장률 지체라는 것은 민주주의 발전과정에서 치루는 수업료로서는 그렇게 큰 수치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또 선진국들과 비교해 보더라도 이 수치는 그렇게 큰 수치는 아니다.

촛불시위 때문에 외국인투자 위축? 전혀 근거 없다

보수진영의 많은 인사들은 또 촛불시위 때문에 외국인 직접투자가 줄어든다고 호들갑을 떨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의 예상과는 달리 2008년 전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 직접투자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표] 외국인 직접투자(FDI)유입액(단위 : 억 달러)

(주) 외국인 직접투자(FDI)란 단순한 주식투자가 아닌 M&A형 투자나 그린필드형 투자(건설투자나 설비투자)를 지칭함
(출처) : 한국은행
피해망상, 적개심, 애국심이 결합하면 히틀러형 괴물 탄생할 수도

필자는 용산참사를 우연히 발생한 참사라고 보지 않는다. 용산참사는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의 근거없는 피해망상과 과도한 적개심 위에 일부 경찰청 고위간부들의 과도한 충성경쟁이 결합하여 만들어낸 예정된 참사였다.

그런데 히틀러의 사례에서 보듯이 오해를 통해 이루어진 근거없는 피해망상과 과도한 적개심은 매우 위험한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것들이 제대로 해소되고 제대로 치유되지 않으면 용산참사와 같은 사태는 또다시 재발될 것이다.

김석기에 대한 MB의 과도한 집착 또한 매우 위험한 것이다. 호주머니에 넣어 놓은 못은 반드시 호주머니에 상처를 내게 되어 있다. 강성인물도 마찬가지다. 강성인물은 언젠가는 대형사고를 치게 되어 있다.

경기침체 속에서 권력층 내부에 피해망상과 적개심과 과도한 애국심이 결합하면 히틀러와 같은 괴물이 탄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MB정부가 이런 비극을 막으려면 권력층 자체부터 자신들의 피해망상과 적개심부터 해소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강성인물들을 요직에서 배제하여 강성기류가 합리적인 결정을 방해하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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