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벌어진 용산 철거민 참사에 노동계도 참담함을 감추지 못하며 정부의 책임을 강하게 따져 물었다.
민주노총(위원장 직무대행 진영옥)을 비롯한 노동계는 한목소리로 "이로써 이명박 정부는 살인 정권이 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다만 한나라당과 정책 연대를 하는 한국노총(위원장 장석춘)은 1차적 책임을 경찰로 돌리고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개발 올인 정부와 깡패 동원 건설 시공사가 부른 참사"
노동계는 우선 철거민의 농성이 '생존권을 위한 몸부림'이었음을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무리한 '뉴타운' 개발 사업이 1차적 원인"이라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무분별한 개발 위주의 정책만을 일관해 온 정부 당국과 동절기에는 금지된 강제 철거를 깡패까지 동원해 밀어붙인 건설시공사와 이들의 불법과 권한 남용을 묵인한 관리감독 당국 모두에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노동계는 정부가 뉴타운 개발 계획을 강행할 경우 제2의 용산 참사가 언제든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공무원노조(위원장 정헌재)는 "한나라당식 뉴타운은 원주민을 내쫓는 1%식 재개발임이 이미 증명됐음에도 서울에만 벌써 26개의 뉴타운이 시행되었거나 준비 중이고 이로 인해 쫓겨날 원주민은 70여 만 명에 달한다"며 또 다른 비극의 가능성을 우려했다.
공무원노조도 "이명박과 한나라당이 죽음의 책임자다"
민주공무원노조는 "'용산 참사'는 단순히 경찰 책임자 한 사람이 저지른 일이 아니"라며 "틈만 나면 법과 질서, 그리고 준법을 외쳐대고 가당치도 않게 법치주의, 준법 질서를 내세워 국민의 목소리를 억누르려 했던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이번 죽음의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공무원노조총(위원장 김찬균)도 "지난 촛불 집회에서도 경찰력으로 인해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할 때 정부의 변명은 언제나 국민의 안전 유지와 공공질서 수호였었지만, 그렇게 국민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정부가 이제는 국민의 목숨까지 잃게 하는 극악의 상황을 연출했다"며 "이는 현 정부가 민주주의의 근본마저 망각한 채 다양한 목소리에 일방적으로 재갈을 물리려던 꼭짓점에서의 참혹한 결과물"이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한국노총 "농성 진압에만 치중한 경찰에 책임 있다"
반면 한나라당과 정책 연대를 체결한 한국노총은 현 정부보다는 경찰의 과잉 진압에 비판의 초점을 맞췄다.
한국노총은 "이들 철거민의 요구사항이 강제 철거를 하면 생계를 이어갈 수 없으니 생계 대책을 우선 마련하라는 것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이 사건이 경제 규모 세계 13위인 우리나라에서 발생했다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며 "이번 사건의 책임은 대형 참사가 예견되고 있었음에도 농성 진압에만 치중해 무리하게 과잉 진압을 실시한 경찰에 있다"고 주장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