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새벽 2시께 30여 명의 시민들이 경찰과 격렬하게 실랑이를 벌였다. 이들은 지난 30일부터 민주당사에서 '기만적 타협 반대' 농성을 벌이던 시민들로 국회 사무처의 강제 진압을 항의하고 "국회를 보호한다"며 촛불을 들고 국회 주변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 4일 새벽 국회 주변 '촛불 도보'를 저지하고 있는 경찰 병력. ⓒ프레시안 |
그러나 이들이 횡단보도를 건너 국회도서관 앞 출입문 쪽으로 향하자 주변에서 경비 중이던 경찰병력이 이들을 순식간에 에워싸며 행진을 저지했다. 이들은 "산책도 못 하냐", "우리는 집회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구호도 외치지 않고 그냥 걸어가려는 것이다"고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경찰은 '야간 불법집회'로 경고하고 이들에게 해산 명령을 내렸다.
결국 실랑이 도중에 항의하던 한 시민이 경찰에 전격 연행되자 다툼은 더욱 거칠어졌다. 특히 시민들이 다시 길을 건너 민주당사 쪽으로 물러나는 과정에서 경찰을 향해 욕설을 퍼붓자 경찰 지휘관이 확성기를 통해 "경찰 모욕죄로 연행해라", "그만큼 참아줬으면 됐지", "다 밀어붙여"라고 지시를 내리며 분위기가 더욱 험악해지기도 했다.
이후 이들의 항의가 계속 이어지자 30여 명 전원을 연행해 금천, 강서, 구로 경찰서에서 불법집회 혐의로 조사 중이다.
▲ ⓒ프레시안 |
시민단체들 "MB에게 돌아갈 것은 민중의 분노와 투쟁 뿐"
한편 진보적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민주수호, 촛불 탄압 저지를 위한 비상국민행동'이 4일 오전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등 본격적으로 행동을 개시할 예정이어서 국회 주변에서의 경찰과 시민 사이의 충돌 가능성도 높게 됐다.
비상국민행동은 기자회견에 앞서 3일 성명을 통해 "3일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사태는 지난 세기 민주를 위해 싸워왔던 국민들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도전으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의석수'를 앞세운 저열한 '뒷골목' 정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비상국민행동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야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경찰을 '국회 경위'로 위장 투입하는 등의 불법을 자행했다"면서 "새해 재야의 종 타종식에서 울려퍼진 '명박퇴진 독재타도'의 국민의 함성을 이명박 정권이 끝끝내 외면한다면 돌아갈 것은 민중들의 분노와 투쟁 뿐"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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