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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선거, 보수진영 위기감 속 단일화 움직임

'촛불 바람' vs '보수 결집'…당일 투표율이 '변수'

오는 30일 사상 처음 주민직선제로 치러지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17일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는 총 6명.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 김성동 전 경일대 총장, 박장옥 전 동대부고 교장, 이영만 전 경기고 교장, 이인규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상임대표, 주경복 건국대 교수 등이다.

판세는 아직 가늠하기 힘들다. 각 매체도 아직 구체적인 여론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각 후보 진영과 교육계에서는 양강 구도, 3파전, 1강 2중 등 제각각의 전망을 내놓고 있다.

보수 단체 "교육 자율화 위해 단일화"…<조선일보> "전교조 대 반(反)전교조"

현재까지 선거 구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보수 진영의 단일화다. 촛불 집회로 이번 선거가 '정권 중간 평가'의 의미가 덧붙여지며 일반의 관심이 증폭되자 한나라당, <조선일보> 등이 강한 위기의식을 드러내며 보수 세력의 결집을 요구하고 있다.
▲ 보수시민.사회단체는 지난 16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공정택 후보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특히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가 추대한 주경복 후보를 진보 교육·사회단체가 지지하면서 이런 분위기가 더욱더 노골화됐다. 애초 예비 후보로 등록한 9명 가운데 보수 성향 후보 3명이 등록을 포기한 가장 큰 이유도 이런 '보수 후보 단일화 요구'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게 교육계의 중론이다.

뉴라이트학부모연합 등 10여 개 보수 교육·사회단체로 구성된 '좋은 서울교육감 선출을 위한 학부모시민연대'는 지난 14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10일과 13일 각각 서울 거주 성인 1000명씩 모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를 종합한 결과 서울시 교육감을 역임한 공정택 후보의 지지도가 16.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주경복 후보(14.2%), 이인규 후보(9.5%)가 뒤를 이었다고 밝혔다.

학부모시민연대는 성명에서 "하위 후보들이 연대하여 1위 후보를 밀어내온 다른 선거 과정의 예를 고려할 때 본 선거가 시민주권이 아니라 정략과 조직력에 의해 교육감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교육 자율화를 주장하는 후보 가운데 단일화 선호도가 가장 높은 공정택 후보를 중심으로 한 단일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단일화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이미 '보수 vs 진보' 대립은 가시화됐다.

현행법상 교육감 선거에 정당이 개입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허태열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17일 "한나라당과 교육 이념과 정책이 비슷한 후보가 난립하고 그렇지 않은 후보는 한 명"이라고 말해 파장을 불렀다. 또 <조선일보>, <동아일보>도 각각 사설과 기사를 통해 이번 선거를 노골적으로 '전교조'와 '반전교조'의 대결 구도로 몰아가면서 '이명박 정부 중간 평가'로 모아지는 여론의 프레임을 막으려는 태세다.

결국 투표율이 승부 가를 것
▲ 17일 주경복 후보 측은 허태열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발언을 놓고 한나라당 당사를 항의 방문했다. ⓒ뉴시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변수는 결국 투표율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 6월 20일 서울시 선관위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시민 10명 중 7명은 교육감 선거에 대해 듣거나 본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최근 여론전이 가열되면서 인지도는 다소 높아져 60%대까지 상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다.

김용일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연구소장(한국해양대 교수)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선거는 조직이 가동되어야 하는데, 선거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보수 진영이 결집해 유리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촛불 집회로 교육감 선거에서도 '反이명박' 바람이 불은 건 사실이지만, 어느 정도 이상의 투표율이 나오지 않으면 그 '바람'이 선거에서 의미있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보수 진영의 결집력이 큰 자산이긴 하지만, 지지 않으려 하다가 국민 정서와 거리가 먼 부정 선거 의혹 등 무리수를 둘 여지도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수-진보 진영으로 전개되는 교육감 선거 구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좋은교사운동 등 5개 교육·사회단체는 17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맥, 인맥, 이념이 아닌 정책으로 투표하자"며 투표 참여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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