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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가 더 큰 파국을 부를까 두렵습니다"

[기고] 화물연대 파업에 "할 일 다했다"는 정부를 보며

화물연대 파업 5일째인 17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을 포함한 5개부처 장관이 합동으로 '담화문'을 발표하였습니다.
  
  언론은 대체로 '추가요구 수용불가'라는 타이틀로 기사를 썼습니다. 짐작컨대 비조합원이 대거 참여하는 '생존권 투쟁', '생계형 파업'에 대하여 아무런 대책이 없다보니 정부는 할 일을 다했으니 '순진한 비조합원은 파업대오에서 빠져라'는 메시지 인것 같습니다.
  
  물론 물류대란이 장기화되고 산업마비로 이어지는 것을 우리도 바라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 담화문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판단이 듭니다.
  
  먼저, 담화문의 배경을 살펴보면 그렇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긴급하게 총리와 5개부처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모아 '지시'한 담화문이기 때문이입니다. 18일로 예정됐던 당정협의회도 취소됐습니다. 사표를 낸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과 총사퇴를 한 내각을 불러모아서 일방적으로 이러저렇게 하라며 지시를 했고 그것을 장관들은 로봇처럼 따라한 것입니다.
  
  그동안 운수노조 화물연대는 정부와 여당을 포함해 10차례가 넘는 교섭을 했습니다.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관계부처 장관들의 담화문은 이런 우리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대통령의 일방통행의 전형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무책임하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화물연대와 컨테이너운송사업협회(CTCA)와의 교섭이 진행되고 있는 시간에 나온 담화문입니다. 대통령 자신도 대기업들을 향해 운임협상에 적극 나서라며 촉구했다면서 정작 당사자들이 협의를 하고 있는 시간에 당사자들과의 아무런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자기들의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이 역시 불도저 정권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화주와 운송사, 화물연대는 정부 담화문에 모두 황당해하고 있습니다. 어쩌라는 것인지, 한편으로는 성실한 교섭을 주문하면서 정부는 할 일을 다했다고 생색을 내는 것은 미국산 쇠고기 협상과정에서 보여준 '자율규제'와 너무나 닮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걱정스럽습니다. CEO대통령,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부가 생계형 파업을 대하는 모습이 너무도 불안하고 위태로워서 정작 파업을 하고 있는 우리가 불안합니다. 정말 파국을 원하는 것인지 걱정됩니다. 정부담화가 있고 나서 파업현장은 격분에 휩싸여 있습니다. 소통을 거부하는 이정부가 이렇게까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가 하는 분노입니다. 급기야 조합원 한 분이 할복을 하는 안타까운 사건도 벌어졌습니다.
  
  쇠고기 문제를 대하는 것과 화물연대 파업을 대하는 이 정부의 한결같이 일방적이고 안이한 대처, 그리고 앞뒤가 다른 꼼수정치는 더 큰 파국을 부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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