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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보수집회, 2천5백명밖에 안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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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보수집회, 2천5백명밖에 안 모여

[현장] 주최측 당초 "2~3만명 호언", "친북반미 좌파 타도하자"

"애국시민여러분. 국보법이 폐지되면 부산역 광장에 인공기가 휘날려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습니다. 국가의 정체성을 지키고 북의 도발을 막기 위해 국가보안법 사수 1천만명 서명운동에 동참해주십시오"

7일 오후 부산역 광장에서 열리는 '9.9 시국선언지지 부산시민궐기대회'에 앞서 부산역 광장에는 보수단체들이 확성기를 들고 집회 참가 및 서명을 요구하고 있었다. 서명을 호소하는 '자유사랑청년연합회' 회원은 "서울보다 부산이 국가보안법 사수에 대한 열망과 좌파반미세력에 대한 분노가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행사가 시작된 오후 2시 무렵, 모여든 인파는 10만 군중이 모였던 서울과 비교할 때 왜소했다. 2천5백여명의 집회참가자들만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들고 몰려들었을 뿐이다. "최소한 2~3만명이 모일 것"이라고 호언했던 주최측은 초조한 듯, 박찬성 북핵저지시민연대 대표가 연신 연단에서 '국가보안법 사수하자', '노무현 대통령 물러가라'란 구호를 외치며 군중을 독려했다.

***부산지역 보수단체 2천5백명, '9.9시국선언지지 부산시민궐기대회' 개최**

이날 행사는 '국가보안법 사수, 9.9 시국선언지지 부산시민궐기대회'가 정식명칭으로 부산지역 보수단체 중 자유시민연대가 기획하고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북핵저지시민연대, 대한민국상이군경회, 재형군인회 등이 참여했다.

행사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날 모임은 지난 9월9일 있었던 보수원로들의 시국선언의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마련됐다. 장선덕 전 경성대 총장은 지난 9.9 시국선언에 대해 "정권에 대한 경고, 국민에게는 각성을 촉구한 사회 원로들의 절절한 호소"라고 평가하면서 "부산지역 원로들과 사회단체 대표들이 9 9선언의 의의에 공감해 부산지역 궐기대회를 마련했다"고 행사개최 배경을 밝혔다.

이날 원로로 참여한 대표적 인사들 면면을 보면 권오현 전 부산일보사장, 이진우 변호사, 이동복 김현욱 전 국회의원, 박태권 전 부산대 대학원장, 양승렬 로타리클럽 부산지구 회장 등이다.

***"한국사회 좌파의 덫에 걸려 총체적 위기", "자유대한, 친북-좌파-반미세력에게 뺏길 수 없다"**

이윽고 국민의례와, 애국가 제창을 시작으로 본행사가 시작됐다.

보수인사들은 릴레이로 현재 한국의 상황과 노무현 정부를 맹성토했다. 진폭의 차이는 있지만,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세력에 대해 '좌파 반미친북 세력'으로 규정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민족공조 폐기와 한미공조 강화' 점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연단에 오른 장선덕 전 경성대 총장은 현재 한국사회의 모습에 대해 "정치 경제 사회 안보 전 분야에 총체적 위기에 처해있다"며 "국민은 정권의 편가르기에 희생양으로 전락했고, 전통적 한미동맹 관계는 균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무현 정권은 북한의 대남선전술에 걸려 국가보안법을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현 전 부산일보 사장은 대회사에서 "국민소득 1백달러도 안 되는 가난과 춘궁기를 겪으며 눈물나는 노력으로 경제산업국가를 이룩했지만, 좌파의 덫에 걸려 경제성장 잠재력은 완전히 잃어 남미 국가의 전철을 따르고 있다"며 "더 이상 누구라도 자유민주주의가 친북 좌파 반미 세력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인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족공조 파기, 한미공조 강화해야", "국보법, 독소조항 없다"**

이들은 홍순오 부산재향군인회사무처장이 낭독한 선언문을 통해 정부를 맹성토했다..

홍 처장은 "거리에 나가면 '(한국이) 적화통일은 안됐지만 공산화는 이미 되었다'는 말이 공공연히 들린다"며 "운동권 출신인 386 세력과 친북좌파반미 세력의 손아귀에 조국대한이 들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반세기 동안 한반도에 평화를 준 한미동맹이 점점 붕괴되고 있다"며 "한미동맹의 붕괴는 곧 대한민국의 안전과 한반도의 평화가 또다시 위태로워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민족공조라는 북한의 선전전에 동조하지 말고 한미공조를 보다 공공히 해 북핵무장시도를 막아야 하며,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모든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북한의 핵포기를 위한 협상카드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처장은 끝으로 "자유와 민주는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며 "후손들에게 온전히 지금의 자유민주주의를 물려 주기 위해 어떠한 대가도 지불하겠다는 결의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며 더 많은 시민의 참여를 요구했다.

국가보안법과 북한 인권 관련 발언도 있었다.

이진우 변호사는 "국가보안법은 수차례 고치고 고친 법이기 때문에 독소조항이 없다"며 "최고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국가보안법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나"고 말했다.

독일의사 출신으로 방북 경험이 있는 폴로첸씨는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설명하면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한 비난성 발언을 쏟아냈다. 폴로첸씨는 "수많은 북한 어린이들이 굶어죽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김정일은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 이들 어린이를 죽이고 있는 독재자 중의 독재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김정일은 변할수도, 변하지도 않는 인물"이라며 "북한 인권을 위해 미국이 북한인권법안을 통과시킨 것처럼 한국도 북한 인권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행사 마지막에는 김정일 모형과 인공기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도 있었다. 모형에 불이 붙자 경찰이 즉시 소화기를 분사했고, 이 과정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에게 폭력을 행사했으나 큰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다. 박찬성 대표는 이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없으면, 경찰들도 불을 끄지 않았을 것"이라며 "시민들의 정당한 분노 표출을 정권은 막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14일 대구에서도 부산지역 행사와 유사한 궐기대회를 마련하고 있다. 전국 궐기대회를 조직하고 있는 자유시민연대 한 회원은 "대구 대회 이후에도 대전, 인천, 마산, 광주 등지에도 궐기대회가 조직되고 있다" 고 말해 보수단체들의 궐기대회는 한 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주최측의 기대를 크게 밑돈 부산측 집회규모를 볼 때, 조갑제 <월간조선> 대표의 "4.19와 비슷한 시민봉기가 시작됐다"는 주장이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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