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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려일실'의 위기 넘긴 박지성, 대관식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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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려일실'의 위기 넘긴 박지성, 대관식만 남았다

[프레시안 스포츠] 맨유 2연패 사실상 확정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박지성은 상종가를 치고 있다. 시즌 막판 다른 선수들의 체력이 고갈돼 가는 시점에서 맨유의 퍼거슨 감독은 필요할 때마다 '한국산 엔진'을 켰고, 박지성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14일 새벽(한국시간) 펼쳐진 아스날과의 중요한 일전에서도 박지성은 선발 출장했다. 체력적인 면에서 하향세에 있는 '맨유의 전설' 긱스는 벤치를 지켰다. 박지성의 컨디션이 좋기도 했지만 퍼거슨 감독은 아스날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박지성 같은 선수가 윙포워드로 선발 출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굳혔던 것이다.

아스날의 약점

'대학교수'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전술구사력이 뛰어난 프랑스 출신의 아슨 벵거 감독이 만들어 낸 아스날의 '패싱 게임'은 프리미어리그 최정상급. 하지만 그들은 치명적 약점을 갖고 있다. 로테이션 시스템을 구사하기 힘든 엷은 선수층과 전형적인 윙포워드가 없다는 점이다.

한때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렸지만 3위로 내려 앉은 아스날은 아데바요르와 짝을 이루던 스트라이커 에두아르두와 중원을 지휘하는 '그라운드의 모차르트' 로시츠키가 모두 부상으로 빠졌다. 에두아르두를 대신해 줘야 하는 로빈 반 페르시도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덩달아 골폭풍을 이어가던 아데바요르의 골마저 터지지 않았다. 설상가상격으로 주전 선수들의 체력은 바닥을 쳤다.

아스날 왼쪽 윙백 클리시의 돌파를 무디게 한 박지성

아스날의 '패싱 게임'을 막기 위해서는 공격의 루트를 여러 방향으로 분산시켜서는 안 된다. 전형적인 윙포워드가 없는 아스날의 공격이 다양해질 수 있었던 요인은 클리시, 사냐 등 좌우 윙백들의 끊임없는 공격가담이었다. 사냐도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벵거 감독에게 클리시의 존재는 매우 중요했다.

이런 점을 퍼거슨 감독이 놓칠 리 없었다. 아스날의 왼쪽 윙백 클리시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전 경기에 출장한 선수. 그가 아무리 체력적으로 뛰어나다 하지만 부상 때문에 시즌 중반에 돌아 온 '산소 탱크' 박지성을 상대하기는 쉽지 않았다. 실제로 클리시는 과감한 공격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박지성과 맨유 수비수간의 협력 수비에 많이 차단 당했다. 클리시와 자주 맞닥뜨린 박지성은 퍼거슨 감독의 구상대로 그의 날카로운 돌파를 무디게 했다. 자연스레 아스날의 공격 루트는 중앙과 오른쪽에 집중될 수 밖에 없었고, 맨유는 좀 더 수월하게 수비라인을 구축할 수 있었다.
▲ 14일 아스날전에서 뛰어난 수비가담 능력을 보여준 박지성.ⓒ로이터=뉴시스

천려일실의 위기를 넘긴 박지성

이 경기에서 공격보다는 수비적인 측면에서 활약이 많았던 박지성은 후반 7분 위기를 맞았다. 아스날 수비수 갈라스의 핸드볼 반칙으로 호날두가 페널티킥을 시도했다. 0-1로 맨유가 뒤지고 있던 상황이었기에 이 페널티킥은 매우 중요했다. 호날두가 속임수 동작에 이어지는 깔끔한 킥으로 골 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주심은 무효를 선언했다. 박지성이 먼저 페널티 지역 안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다행히 호날두는 다시 페널티 킥을 시도해 성공시켰다.

페널티 킥이 키커의 심리상태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찔한 장면이었다. 만약 호날두가 이 골을 넣지 못했더라면 맨유는 이 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두기 힘들었을 것이다. 첼시, 아스날에 승점 3점차로 쫓기게 되는 위기의 순간이 될 수 있었다. 더욱이 그 책임은 호날두와 함께 박지성이 고스란히 질 수밖에 없었다.

한 시즌 농사를 마무리하는 순간 퍼거슨 감독의 총애를 받으며 맹활약하고 있는 박지성이 '천려일실' 할 뻔한 위기의 상황을 넘기고, 홈 팬들의 많은 박수를 받으며 교체됐다. 기세가 등등해진 맨유는 하그리브스의 그림같은 프리킥 골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패한 아스날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의 꿈을 완전히 접었다. 15일 2위를 달리고 있는 첼시도 약체 위건과 1-1의 무승부를 기록했다. 첼시는 이 무승부로 1위 맨유와의 승점차가 5점으로 벌어져 우승 가능성이 희박하다. 반대로 아직 변수는 남아 있지만 맨유의 리그 2연패는 이제 대관식만 남아있게 된 형국이다.

현재까지 올 시즌 리그 9경기에 모습을 드러낸 박지성은 남은 4경기 가운데 1경기에 더 출전하면 프리미어리그 우승 메달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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