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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는 게 행복하세요?"

10대부터 50대까지 '프레시앙'에게 묻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음력 전통 탓인지 설날이 돼야 비로소 새해가 시작된다는 느낌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솔직히 지난 1월 1일은 선거, 연말의 뒤숭숭한 분위기 탓에 왠지 새로 시작한다는 느낌을 갖기 어렵기도 했지요. 덕분에 지난 한 달도 묵은해로 치고 다시 새로운 한해를 맞이할 수 있게 됐습니다.

<프레시안>은 저마다 여러 가지 기대를 안고 새해를 시작할 독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지난 4~5일 이틀간 무작위로 선정한 '프레시앙' 열두 분과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그 중 완곡하게 인터뷰를 거절하신 세 분을 제외하고 아홉 분의 목소리를 싣습니다. <프레시안>이 물은 질문은 바로 이것입니다.

"요즘 사는 게 행복하세요?"


"'행복'하기는커녕, '불안'합니다"

어린이, 청소년을 상대로 글쓰기를 가르치는 이미정(41) 독자는 바로 "행복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그를 요즘 사로잡는 단어는 바로 '불안'이었다.

"별로 행복하지 않아요. 세상이 갑자기 변하는 것 같아서 불안한 데다 경제도 안 좋잖아요. 이렇게 '불안'한데 어떻게 행복하겠어요?"

이명박 당선인은 경제를 살리겠다고 대통령이 되었다. 그의 취임이 바로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경제 하나는 해결한다는 대통령이 취임하는데, 경제가 걱정이라고?

"다 알면서 그런 걸 물으세요. 한 마디로 코미디예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내놓는 정책을 보세요. 영어 교육 정책만 봐도 사교육을 시킬 만한 여유가 있는 사람을 위한 것이잖아요. 그런 정책으로 어떻게 서민 살림살이가 나아지겠어요? 아,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사는 게 나아질 사람이 있겠지요. 소수의 있는 사람이요."

이미정 독자는 초등학생의 학부모이다. 또 스스로 교육을 하는 입장이어서인지 교육 정책에 할 말이 많은 듯했다.

"이명박 씨의 교육 정책은 사교육을 부추기는 정책이에요. 전국 곳곳에 자립형 사립고를 만든다던데, 그곳을 보내기 위해서 또 초등학생 때부터 사교육을 하겠지요. 그렇게 학교를 줄 세워놓은 게 정착하면 나중엔 바꾸기도 힘들어요. 고작 5년짜리 대통령이 전반적인 시스템을 바꾸려고 하니 답답해요. 우리 아이의 미래가 아주 걱정스럽습니다."

이미정 독자는 개인적으로 새해부터 좀더 본격적으로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칠 예정이다. 지금과 다른 사회를 만들려면 미래의 주인이 될 아이들이 일찌감치 올바른 생각을 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지금도 아이들을 가르칠 때 <프레시안> 기사를 많이 참고합니다. 새해에도 세상 돌아가는 꼴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돕는 기사를 계속 써주세요. 참, 개인적으로는 '과학' 쪽 기사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과학기술시대라는데 과학과 관련된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는 매체는 드물잖아요. 기대할게요."

"지역에서 희망이 움트는 게 안 보이세요?"

강원도의 한 시민·사회단체에서 일하는 유정배(43) 독자의 반응은 의외였다. 진보·개혁 세력의 위기가 말해지는 때에, 그 첨단에서 고군분투하는 그는 의외로 담담해 보였다.

"행복합니다. 물론 세상은 더 각박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각박해지는 만큼 그런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는 노력도 더 활발해요. 그런 기운을 온몸으로 받고 살아서인지 불행하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드네요."

시민운동의 위기는 모두가 당연시하는 화두다. 늘상 시민, 언론의 관심밖에 있었던 지역 시민운동은 이 위기의 시기를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시민운동이 위기라고 보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정작 지역에서 활동하는 입장에서는 꼭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지역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이런 화두를 가지고 2~3년 동안 지역 시민과 머리를 맞대고 여러 가지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지만 하나하나 극복하면서 잘해오고 있거든요."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고 있는 그의 활동이 궁금했다. 그가 일하는 곳은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이다.

"지금 가장 주력하는 일은 지역 재단을 만드는 일입니다. 이 일이 잘 되면 지역에서 여러 가지 일을 훨씬 더 체계적으로 할 수 있을 듯해요. 이처럼 지역에서 할 일은 무궁무진합니다. <프레시안>에서도 앞으로 이런 지역 소식을 많이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박원순 변호사의 연재가 있긴 했습니다만…."

"요즘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진보 세력의 위기가 많이 얘기되지 않습니까? 저는 바로 지역에서 새로운 대안 정치 세력의 가능성도 열린다고 봅니다. <프레시안>이 그 가능성을 가장 먼저 포착해서 보도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행복하다지만 시민단체 활동가의 형편이 넉넉할 리 없다. "경제 살린다"는 말에 온갖 의혹의 주인공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놓은 우리 아닌가? 살림살이는 넉넉한지 물어보았다.

"물론 풍족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따지는 게 의미가 있나요? 없으면 없는 대로 만족하면서 살면 되지요. 마음은 한없이 풍족하니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아무래도 직업 탓인지 공적인 일만 물어본 듯하다. 가장 고민거리는 뭘까?

"아무래도 아이들 교육 문제입니다. 사회가 급변하고 있고, 변화의 방향도 그다지 달갑지 않아서 걱정이 많이 됩니다. <프레시안>에서 교육 문제를 좀 더 심도 있게 다뤄주길 바랍니다. 특히 10대, 20대의 목소리를 이곳에서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는 올해 부모님 칠순이예요. 칠순 잔치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부모님이 만족스러운 칠순이 될 수 있도록 자식된 도리를 다할 생각입니다."

<프레시안>에 이미 여러 가지 주문이 많았다. 그러나 하나가 더 있단다. 이래저래 <프레시안> 식구들이 바빠질 것 같다.

"이젠 디자인을 바꿔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요? 이 디자인 아주 오래된 듯한데…."

"소외계층 목소리가 더 커져야 합니다"

많은 분의 편견과 다르게 <프레시안>은 10대, 20대 독자가 적지 않다. 그 중에는 프레시앙으로 가입한 이들도 많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심지연(18) 독자가 그렇다.

"<프레시안>을 알게 된 건 몇 달 안 됐어요. 청소년 기자 활동을 하면서 자료를 찾다가 <프레시안>에 처음 들어오게 됐어요. 좋은 기사가 있으면 꼭 챙겨보곤 하다보니, 아주 좋은, 배울 게 많은 언론이라는 걸 알게 됐지요. 지금은 애독자가 되었답니다."

아직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터에 매월 정액을 내는 프레시앙이 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한창 챙겨 읽던 중에 프레시앙을 모집한다는 얘기를 봤지요. 이렇게 자주 보는데, 구독료는 내고 봐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가입했습니다. 군것질에 들어가는 돈을 아끼면 될 것 같아서 가입했어요."

고등학교 3학년, 한국에서는 그 1년이 가장 부담스러운 때다. 지옥에 비유되곤 하는 그 시절로 진입하는 데, 행복할까?

"행복해요. 솔직히 다른 걱정 없이 공부만 할 수 있잖아요. 여러 가지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상상하는 것도 좋고요. 대학에 가서 인문학을 공부할 생각이고, 수학도 좋아하니까, 부전공으로 그런 기초 과학 분야도 공부하고 싶어요."

1년간 또 앞으로 무사히 그 꿈을 이루길 빌면서 <프레시안>에서 보고 싶은 기사를 물었다.

"최근에 본 <프레시안> 기사 중에는 '박원순의 희망 탐사'가 기억에 남아요. 이주 노동자와 관련한 칼럼, 기사도 인상적이었고요. 앞으로도 <프레시안>에서는 소외계층 얘기를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들이 희망을 갖도록 좋은 뉴스가 많아지는 사회가 오기 위해서라도 그들의 사연이 더 많이 알려져야지요."

"갈 곳 없는 10대들이 자유롭게 꿈꿀 수 있는 세상을 원해요"

장선경(19) 독자는 고3을 지나 올해 대학 새내기가 된다. 그 역시 심지연 독자와 마찬가지로 고등학교 2학년 때 <프레시안>을 접했다.

"고2 때부터 보기 시작했어요. 벌써 1년이 넘었네요. 꾸준히 보기 시작하니까 좋은 기사가 많더군요. 최근에 본 기사 중에는 '햇빛이 희망이다' 연재가 좋았어요. 제가 부산에 사는데, 부산에 태양광 발전소가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걸 그 연재 기사를 보고 알았지 뭐예요. 아, 프레시앙이요? 월 5000원 정도는 낼 수 있을 것 같아 가입했지요."

고3을 지난 터라 여유가 있었다. 그렇다. 행복하려면 우선 여유로워야 한다. 하지만 여유는 행복의 필수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글쎄요. 요즘엔 자유 시간이 많아요. 원하는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이만하면 괜찮은 것 같아요. 그런데 행복하다고 말하기는 부족해요. 친구랑 놀러가려고 해도 갈 데가 상점밖에 없어요. 우리 또래가 '와, 행복하다', 이렇게 느낄 수 있을 만한 공간이 없어요. 계속 갇혀 있는 느낌이랄까요."

정선경 독자 역시 "하고 싶은 게 정해져 있는" 똑부러진 10대였다. 그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지켜볼 일이다. 마지막으로 <프레시안>에 아쉬운 점을 물었다.

"청소년 인권 동아리 활동을 해요. 그런 부분이 취약하잖아요. <프레시안>이 그런 활동을 조명하거나, 아니면 그런 동아리 활동을 알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가 놀 곳도 없지만, 우리 목소리를 알릴 만한 공간도 없는 게 사실이잖아요."

"운하 사업, 좀 더 깊이 있는 분석이 아쉽네요"

고홍(57) 독자는 심지연, 정선경 독자와 40년 정도 선배다. 하지만 <프레시안> 열성 독자라는 데는 차이가 없다.

"<프레시안>은 매일 봅니다. 좋은 언론입니다. 특별히 아쉬운 게 없을 정도로요. 단, 이명박 당선인의 한반도 대운하 문제를 좀 깊이 있게 파헤쳤으면 좋겠어요. 지금 나와 있는 찬반 양측에서 제시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이 있는 분석이 나오면 판단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이제 삶의 한 고비를 정리하는 단계인 그는 행복할까? 마침 그의 직업은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의사였다.

"글쎄요. 너무 어려운 질문입니다. 대답을 못하겠어요. 아, 세상에 불행할 법한 이웃이 많은 건 알겠습니다. 나도 마음은 그들이 좀 더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그런데 솔직히 나는 기득권층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내가 그런 이웃의 불행에 얼마나 공감을 하고 말을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네요. 양극화 문제, 이런 게 얘기될 때 솔직한 심정이 그렇습니다."

살아온 삶의 두께가 무거운 탓인지 속내를 쉽게 드러내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자식 걱정이 많을 나이다.

"자식들이 20대, 30대입니다. 큰 애는 결혼했고, 작은 애가 남았는데…. 사실 결혼 그거 꼭 해야하나 싶습니다. 닦달하지 않아요. 이젠 알아서 해야 할 때 아닌가요?"

"이명박 시대, 희망의 시대가 될까요?"

이영훈(25) 독자는 고홍 독자의 자식뻘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 중이다. 아무래도 행복하기 어려운 때다.

"심란합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니에요. 워낙 취업난이 심해서 다들 답답해 합니다. 일자리가 생각대로 나오지 않고, 나와도 비정규직인 경우가 많아서요. 정규직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하고 싶은 게 당연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그런 자리가 안 나오니까…."

대뜸 취업난을 얘기하는 그에게 '행복'을 화두로 던지기도 미안했다. 역시 그는 행복하지 않았다.

"평소에 '행복', 이런 걸 생각할 여유가 없어요. 반복되는 일상을 살다보면 그런 걸 생각할 여유가 없지요. 아무튼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없다는 건 확실하네요."

이제 새로운 이명박 정부가 곧 출범한다. 좀 다르지 않을까? 마침 20대가 그가 대통령 되는 데 기여했다는 '믿거나 말거나' 분석도 있다.

"글쎄요. 공무원 수도 줄인다잖아요? 제 주변에서 이명박 정부 좋아하는 사람 찾기 힘들어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교육 정책도 그렇고, 운하 사업도 그렇고. 앞으로 취임한 다음이 더 걱정입니다. 앞으로 나올 정책도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을 것 같은데…."

<프레시안>도 답답하다. <프레시안>은 그의 시름을 덜 수 있을까?

"<프레시안> 많이 봅니다. 기사도 좋지만 다양한 관점에서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를 바라보는 연재가 참 마음에 들어요. 여러 가지 분야의 연재를 읽다보면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시각을 접할때요. 아, 앞으로 교육 문제를 좀 깊이 있게 다뤄주세요. 교육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바로 우리 사회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지를 결정하니까요."

"이명박 대통령, 이제 제발 '삽질'은 그만!"

양현진(26) 독자는 다행히 새내기 직장인이다. 하지만 역시 고민 많은 때인 건 이영훈 독자와 다르지 않다. 그래도 좀 더 낫지 않을까?

"성격이 긍정적인 편이라 행복하냐고 물으면 행복하다고 할 것 같은데…. 선뜻 '행복하다'는 대답이 나오지 않네요. 지금 제 상태에 불만은 없지만, 고민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거든요. 결혼이요? 그 쪽에는 관심 없어요. 그냥 이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하나, 남의 돈 받고 다니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니까, 정말 하고 싶은 건 뭔가, 이런 고민이 계속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그를 괴롭히는 게 꼭 개인 문제만은 아니다. 얘기를 듣다보니 오히려 나랏일로 더 심란해 하는 듯하다.

"학교에서는 이공계였어요. 아무래도 지금보다 공부에만 더 신경을 쏟았지요. 그런데 졸업하고 나니까, 세상사에 더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런데 보면 볼수록, 고민하면 할수록 더 심란합니다. 요즘엔 이런 나라에 계속 살아야 하나, 이런 생각까지 들거든요. <프레시안> 보면 더 심란해집니다."

<프레시안>이 그를 더욱더 심란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아 편치 않다. 요즘 가장 안타까운 뉴스는 결국 분당까지 가게 된 민주노동당 소식이다.

"요즘 민주노동당 소식에 가장 실망합니다. 주변에서 민주노동당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잘 되면 좋겠다고, 마음을 졸였는데, 이렇게 돼서 정말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뿐인가요. 삼성 비자금 의혹 기사도 답답하긴 마찬가지고. 최근에는 이명박 씨까지 한몫 거들더군요."

2008년 <프레시안>에서 제일 보고 싶은 뉴스는 무엇일까? 그는 단번에 운하 사업을 꼽았다. <프레시안>이 2008년에는 그를 좀 덜 심란하게 할 수 있을까?

"운하 사업 취소, 이 뉴스를 꼭 보고 싶어요. 그 뉴스를 들으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이 이제 '삽질'은 좀 그만했으면 해요. 말도 안 되는 걸 계속 밀어붙이는 것처럼 보이는 게 되게 많아요. <프레시안>이 앞으로도 요즘처럼 계속 잘해주면 좋겠어요. 목소리 낼 사안에 목소리내는 그런 언론, 계속 그런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제일 보고 싶은 뉴스? 그건 바로…"

드라마 작가를 지망하는 '걷자웃자'(33) 독자 역시 아직 행복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는 딱 부러지게 이렇게 말한다.

"난 행복하지 않아요. 딱히 행복할 이유가 없습니다. 공모에 당선되지도 못했고, 로맨틱한 사랑을 하는 것도 아니고, 돈도 많이 벌지 못했고. 그렇다고 불행한 것도 아닙니다만…. 당장 굶어죽을 상황은 아니니까요."

그의 소망은 올해 드라마 작가가 되는 것이다. 공모 당선이 최대 목표다. 꼭 보고 싶은 뉴스는 이명박 당선인에 대한 30대의 한 정서를 대변한다.

"<프레시안>에서 이명박 대통령 탄핵 소식을 꼭 보고 싶습니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 한 사람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지우지하지는 않겠지요. 그러나 그가 학국 사회를 경쟁 중심, 효율 중심으로 몰아가는 게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지금 한국 사회는 민주주의를 더 밀어붙여야 할 때인데, 그런 사람이 자꾸 특정 세력의 이익만 대변하려 하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프레시안>은 무엇을 해야 할까?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의 인터뷰 기사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는 그는 이렇게 당부했다.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독립 언론이 끝까지 살아남아야 해요. 내가 프레시앙에 가입한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올해도 <프레시안>이 그런 역할을 꼭 제대로 해주면 좋겠습니다."

"생태·환경문제 겨우 그 정도밖에 못 하나요"

본인을 평범한 회사원으로 소개한 김진숙(31) 독자에게 <프레시안>은 유일한 인터넷 언론이다. 프레시앙도 일찌감치 가입했고, 저번 12월 7일 프레시앙 행사에도 참여했다. 말 그대로 열성 독자다.

"요즘에는 '나는 행복하다', 이렇게 생각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나보다 더 어렵고 힘들게 사는 분도 많잖아요. 난 어느 정도 가졌으니까, 이제 행복을 느끼는 게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식구를 생각해서라도 제가 자꾸 우울해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생각을 바꿨어요. 생각을 바꾸면 상황도 그것에 맞춰 조금씩 변하기 마련이니까요."

그 역시 이명박 당선인이 내놓는 여러 가지 정책이 달갑지 않다. 업무 시간 짬짬이 보는 <프레시안>의 분위기도 확실히 "씁쓸하다."

"자연, 환경 이런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그런데 잘 모르겠어요. 최근에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라는 영화를 보니까, "혼자 그렇게 노력을 한다고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이런 대사가 나오더군요.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지만 어떻게 이 문제를 사람에게 알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런 고민 탓인지 그는 <프레시안>이 좀 더 적극적으로 기후 변화와 같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기를 주문했다. 여전히 <프레시안>이 갈길은 멀었다.

"기후 변화 문제…, <프레시안>에서는 발리 회의 이후에는 거의 기사를 찾아보기 힘들어요.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보도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아, '햇빛이 희망이다' 연재는 잘 보고 있어요. 그런 기획 기사, 앞으로도 부탁합니다."

"새해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아홉 분의 프레시앙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프레시안> 기자들의 어깨는 더욱더 무거워졌습니다. 새해 <프레시안> 기자들, 이렇게 약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새해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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