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동조합 울산지부가 삼성과의 '한 판'을 선포했다. 이들의 말을 빌리면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악랄한' 삼성의 노동탄압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서이다. 헌법은 노동3권을 보장하고 있지만, 삼성은 사내 노동조합 설립을 방해하며 사실상 이를 부정하고 있다는 것.
30일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삼성SDI 사내하청업체인 하이비트 해고노동자, 하청업체 그린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를 포함해 금속노조 조합원 60여 명이 참석해 이 같은 다짐을 알렸다.
"비자금은 노동자의 피와 땀을 쥐어짜 만든 범죄 행위"
삼성SDI 부산공장은 지난 2년 동안 소리 소문 없이 3000여 명을 정리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지난해 12월 18일 브라운관 사업 가동중단으로 구조조정 대상자가 된 정규직은 1050명에 달한다. (☞ 관련 기사: "삼성SDI, 지난 2년간 '조용히' 3000명 해고" )
사내기업이었던 대현PDC 직원 32명은 계약해지와 함께 해고를 당할 처지에 놓여있으며 마지막 사내하청업체였던 그린전자의 비정규직 노동자 7명은 사직서를 거부하고 출근투쟁을 진행중이다. 회사와 노사협의회가 구조조정 대상자들을 계열사에 강제발령하고 명예퇴직을 강요하자 이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난해 3월 해고된 삼성SDI 하청업체 하이비트 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참석했다. 이들은 "회사가 물량이 없다는 이유로 폐업을 결정한 뒤 아무 준비도 없이 해고됐다"며 "이후 오늘까지 울산시청, 삼성SDI 공장 앞에서 농성을 하며 교섭을 요구했지만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성추행, 협박, 미행, 폭행, 업무방해 가처분, 손해배상 뿐"이라고 밝혔다. (☞ 관련 기사: "100억짜리 그림 사면서 월 130만원 노동자는 자르고…" )
물량이 없어 폐업한다던 일터는 정규직을 고용해 다시 돌아가고 있다. 반면 삼성SDI는 농성을 벌이는 이들을 상대로 집요한 감시를 계속 하고 있다.
하이비트 해고노동자들은 이 같은 상황을 알리기 위해 또 다른 싸움을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 28일부터 삼성 본관 앞, 삼성 특검 사무실 앞, 삼성미술관 '리움' 앞에서 하루 10시간씩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하루 12시간씩, 1달에 26일을 일해왔던 여성 해고노동자들이 이제 하루 10시간씩 1인 시위를 벌인다"며 "삼성 비자금은 삼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피와 땀을 쥐어짠 이건희 일가의 범죄 행위라는 점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노조 세워 내부감시자 역할 해나갈 것"
금속노조는 "삼성SDI에 민주노조를 세워 이건희, 이재용 부자의 편법 증여와 불법 비자금을 막아내기 위한 내부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삼성SDI 울산 공장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구조조정 즉각 중단 △삼성SDI 하이비트, 그린전자, 대현PDC, 사내기업 비상 대책위, 구조조정으로 내몰린 정규직 노동자 원직복직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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