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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고등법원, "강철민군의 뜻은 역사가 평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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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고등법원, "강철민군의 뜻은 역사가 평가할 것"

파병반대 강씨에 '사실상의 최소형' 1년6개월 선고

현역병 신분으로 이라크 파병철회를 요구하며 병역을 거부했던 강철민씨(23)에 23일 군사고등법원(재판장 조동양)은 '사실상의 최소형량'인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실정법이 존재하는 이상, 법원은 실정법에 따라 유죄를 선고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강철민 군의 뜻은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며 1심보다 형량을 6개월 감형했다.

<사진1>

***강철민, 지난해 11월 21일 파병철회 요구하며 병역거부선언**

강철민씨는 전라남도 장성에 위치한 육군보병학교 근무지원단 소속 운전병으로 4박5일 신병위로 휴가 중 지난해 11월21일 '이라크 파병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부대에 복귀하지 않았다. 당시 강씨의 선언은 파병 찬반 논란이 치열하던 상황에서 현역군인 최초로 파병반대라는 이유로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었다.

강씨의 경우는 또다른 병역거부자인 오태양씨 등이 "살생을 거부한다"는 종교적 양심에 의해 병역의무를 거부한 것과 달리 "파병이 정당하지 않다"는 이유로 병역을 거부함으로써, 사회적으로 '선택적 병역거부'라는 새로운 화두을 제공했다. 선택적 병역거부란 종교적 신념 등에 따라 병역의무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와 달리 병역의무 자체에는 동의하나, 특정한 사안에 한정해서 병역 거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강철민씨는 입대 직후 "저의 군생활의 목표는 많은 것을 배우고 얻는 것입니다. 배우는 것은 단체생활, 협동심입니다. 나의 발전과 조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다짐했듯, 군 복무 자체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강씨는 재판과정에서도 "침략적 전쟁을 부인하는 헌법정신에 따라 파병을 철회하고, 한국군대가 국토방위와 평화수호라는 본연의 의무로 돌아가길 희망한다"고 말해 병역 거부의 이유를 이라크 파병임을 분명히 했다. 즉 강씨는 '이라크 파병'이라는 특정한 단일 사안에 한정해 병역거부를 한 셈이다.

***재판부, "강철민의 뜻은 역사가 평가할 것"**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가 인정되지 않은 우리사회에서 강씨는 실정법상 처벌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 12월12일 강 씨에 대한 첫 공판에서 강씨는 담당판사와 이라크 파병을 놓고 격렬한 논쟁을 벌이기도 했으며 같은 달 26일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이라는 실형을 선고받았다. 강씨는 판결 즉시 항소를 했고, 육군 교도소에 이감되어 다른 미결수와 함께 수감됐다.

<사진2>

지난 1월17일 항소심인 군사고등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서 판사는 "(파병을 반대하는 생각은) 지금 현역군인들 중에도 있고 개인적으로 공감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군인의 신분이기 때문에 할 수 없다. 형을 스스로 각오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안타깝다"며 사실상 실정법의 한계를 토로하기도 했다. 이 공판에서 강씨의 변호인인 김수정 변호사는 선택적 병역거부의 정당성과, 군형법 제 30조 2항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군무이탈도 무죄를 받을 수 있다"는 조항을 들어 무죄를 주장했다.

23일 선고공판은 변호인의 이러한 주장을 종합, 최종 형량을 선고하는 자리였다.

이날 재판부는 "실정법이 존재하는 이상, 법원은 실정법에 따라 유죄를 선고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강철민 군의 뜻은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며 '사실상의 최소형량'인 1년 6개월을 최종 선고했다. 1년 6개월 형을 받으면 병역 면제된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관계자는 이날 선고에 대해 "대체로 만족한다"며 "상고 여부는 강철민 씨와 변호인의 협의를 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사법원은 2심제로 상고를 할 경우 일반 대법원으로 사건이 이송된다.

***대체복무제 빨리 도입해야**

강철민씨의 경우와는 별도로 지난 2001년 양심적 병역 거부자 1호인 오태양 씨를 필두로 지금껏 임치윤, 유호근, 나동혁 씨 등 양심적 병역거부선언이 잇다르고 있다. 또한 수많은 여호와의 증인들은 '총을 들 수 없다'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집총거부를 해, 모두 실형을 살고 있다.

관계전문가들은 선의의 피해자가 앞으로도 속출할 것이라며, 하루빨리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박노자 교수에 따르면, 노르웨이는 노동당과 공산당의 끈질긴 노력으로 1922년에 이미 양심적 병역거부를 허용하고, 대체복무를 도입했다. 또 유럽 민주국가 대다수는 1920-30년대에 병역거부권이 보편화 됐다. 이보다 조금 늦은 시기에 프랑스(1963), 벨기에(1964) 스위스(1996)도 현재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있다. 병역을 거부한 젊은이들은 대부분 정상 병역기간의 2배의 기간을 복무하는 대체복무제를 선택하게 된다.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개인의 양심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권은 인정돼야 한다는 것이 관계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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