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된 정동영 후보가 15일 밤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 범여권 후보로서 정통성을 확인받고자 한 것이다. 앞서 정 후보는 대선후보자 지명대회를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적통성을 갖고 있는 후보라고 감히 생각한다"며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의 지원을 받고 싶다는 뜻을 밝혔었다.
이날 예정된 행사를 모두 마친 뒤 정 후보는 곧바로 김 전 대통령, 노 대통령에 연이어 전화를 했다. 정 후보와 관계가 다른 만큼 두 사람의 반응도 달랐다. 경선 과정에서 자신과 차별화를 꾀하는 정동영 후보를 겨냥해 '독설'을 날렸던 노 대통령은 축하인사와 함께 뼈 있는 한 마디를 잊지 않았다.
4월 이후 5개월만의 대화..."당내 수습 잘하라"
정 후보와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45분부터 10여분간 전화통화를 가졌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정 후보에게 "당선을 축하한다"고 의례적인 덕담을 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 정 후보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을 잘 껴안고 가기 바란다"면서 불법 경선 문제를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또 "당내 수습을 위해 잘 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와 노 대통령이 직접 대화를 나눈 것은 지난 4월말 이후 처음이다.
이같은 발언은 이번 경선과정에 대한 노 대통령의 인식이 친노진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짐작케 한다. 이번 경선 과정에서 이해찬 후보를 비롯해 친노진영이 정 후보의 동원경선 문제에 대해 가장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후보는 이날 후보지명자 대회에서 경선 결과에 대해 승복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일부 친노 의원들은 장외후보인 문국현 후보 지지로 돌아설 것을 검토하는 등 '다른 길'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노사모 등 친노성향의 지지자들 사이의 정 후보에 대한 반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다.
앞서 청와대는 정 후보 확정에 대해 "특별히 할말 없다"며 별도의 논평을 내지 않았었다.
DJ "연설 잘 하더라"
한편 김 전 대통령은 정 후보의 전화를 받고 "TV로 연설을 잘 봤다. 잘 하더라"며 "앞으로 잘 해나가길 바란다"고 덕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신당 경선 결과와 관련해 "후보 지명자 자신을 물론 경합자, 당원, 국민의 협력이 컸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정 후보에게 축하 인사를 전한다는 메시지를 최경환 공보비서관을 통해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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