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에서 광우병위험물질(SRM)로 규정된 등뼈가 다시 발견돼 검역이 전면 중단됐다.
농림부는 5일 "지난달 7일 선적돼 부산항에 도착한 미국산 쇠고기 18.5톤(618상자) 가운데 1상자(30.3㎏) 속에서 (10㎝ 가량의) 등뼈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에서 등뼈가 발견된 것은 지난 8월 이후 두 번째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농림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 완화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농림부, 수입 조건 개정 준비 돌입
농림부는 5일 오전 검역당국 및 생산·소비자단체 관계자, 대학교수 등 10여 명의 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 조건 개정 협상의 사전 작업인 가축방역협의회를 개최했다.
가축방역협의회는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개최됐으나, 등뼈 및 갈비통뼈 검출 사건과 맞물려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세번째 협의회를 끝으로 의견 수렴 절차를 일단락짓고 협상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재 정부 내에서는 광우병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교역상 가치가 크다고 보는 갈비 등 일반 뼈의 경우 더 이상 수입을 막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현행 '30개월 미만, 살코기만'이라는 수입조건을 바꾸기 위한 한미간 검역기술 협의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으나, 가축방역협의회가 끝나는대로 양측이 바로 준비 작업에 착수할 경우 이르면 이달 중 첫번째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협의회는 미국의 쇠고기 수입 압박에 대한 요식 행위"
이 같은 농림부의 행보에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해온 시민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미국산쇠고기 수입 가축방역협의회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는 한미 FTA '묻지마 타결'을 위해 그 어떤 과학적 근거도 없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강행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한미 FTA 범국본은 "지난 두 차례 가축방역협의회에 참석한 위원들 대부분이 미국의 도축시스템을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현행 수입위생조건을 변경하는데 동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미 FTA 범국본은 "그럼에도 또 다시 협의회를 개최하는 정부의 행태는 이미 정해놓은 일정에 맞추기 위해 현재 5단계에 머물고 있는 수입위험평가 절차 진행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일정을 다 짜 놓고 결론이 다 난 가축방역협의회는 미국의 쇠고기 수입 압박에 대한 요식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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