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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 깁슨의 '反유대 영화'로 미국 시끌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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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 깁슨의 '反유대 영화'로 미국 시끌벅적

美유대단체들 연일 성명, 제작중단 압력 계속돼

미국이 개봉을 7개월이나 남겨둔 가편집 상태의 영화 한편으로 인해 나라 전체가 시끌벅적하다. 미국 권력의 핵심을 장악하고 있는 유대인들을 자극한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수난>, 종교·인종차별 논쟁에 휘말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이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리쎌웨폰'과 '맥드맥스' 등 액션영화로 유명한 호주출신 배우 겸 감독인 멜 깁슨(47)으로 그가 2천5백만달러의 사재를 투입해 제작·연출 중인 영화 '수난(Passion)'이 문제의 영화다.

<사진-멜 깁슨>

미국내 유대인들은 이 영화가 그리스도의 죽음에 유대인 전체가 책임이 있는 것으로 묘사된 점에 분노하고 있고, 가톨릭 단체들도 "멜 깁슨이 교회의 가르침에 도전하기 위해 영화를 만들었을 것"이라는 비판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문제의 <수난>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 전 마지막 12시간 동안의 행적을 소재로 한 종교영화로 최후의 만찬,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기도, 십자가에 못 박혀 처형당하는 최후까지 예수의 마지막 삶을 철저한 고증을 거쳐 그린 영화로 유명배우도 전혀 등장하지 않고 영화의 대사마저 영어자막 없이 시리아와 팔레스타인 지방의 토속어인 '아람어'로 전개된다.

***예수를 복수심에 불타는 인물로 묘사**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대목은 유대인들을 피에 굶주린 종족으로 묘사하고 예수를 복수심에 불타는 인물로 그렸다는 장면들이다.

유대인 단체들은 이런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3월에도 멜 깁슨 소유의 영화사인 '아이콘'에 이 영화의 대본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바 있다.

전국적인 유대인 단체 ADL(The Anti-Defamation League)는 최근 몇 차례의 시사회를 가진 후 "이 영화가 현재 상태 그대로 상영이 된다면 유대인에 대한 증오를 유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단체의 전국조직책인 아브라함 폭스만은 "영화는 유태인과 유태인 군중을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는 결정에 책임이 있는 악당으로 그리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폭스만은 "우리는 이 영화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며 "만약 현재 상태로 상영이 된다면 증오를 유발하고 반유대주의와 싸워온 많은 교회들에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교 랍비 유진 코른도 영화를 시사한 후 "<수난>은 위험한 것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영화는 기독교신자와 유대교신자를 서로 적대적으로 모는 일을 하고 있다"며 "멜 깁슨과 그의 영화사가 영화를 '완화'하는 것을 고려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진- 영화'패션'>

***멜 깁슨, "사랑, 희망, 신념, 그리고 용서에 대한 영화"**

하지만 멜 깁슨 반응은 단호하다.

멜 깁슨의 대변인은 이런 주장들에 대해 부인했고 그의 측근인 정치평론가 알란 넬롭도 "이 필름과 관련된 어떤 사람도 반유대주의나 증오에 흥미나 연관을 맺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그는 "사실, 멜 깁슨이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증오와 정반대의 감정인 사랑, 희망, 신념, 그리고 용서에 대하여 그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멜 깁슨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종교인들의 반응은 단호하다.

영화의 종교적 성향을 검토하기 위해 유대교 랍비 3명, 가톨릭학자 6명으로 긴급위원회가 구성되어 대본과 영화 가편집본을 검토한 결과 "유대교와 기독교간의 관계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위험이 매우 높다"는 공식입장도 발표됐다.

***멜 깁슨의 종교도 시비거리**

위원회에 참여한 뉴욕 유니언 신학대학의 메리 C 보이스 수녀는 <패션>이 "지난 수세기 동안 유대인 학살을 초래했던 편견을 되살리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보이스 수녀는 멜 깁슨이 가톨릭교단이 인정하지 않는 일명 '전통주의가톨릭'이라는 종파의 신도로, '교황제'를 반대하는 인물이라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실제로 이 영화가 논란이 된 계기도 멜 깁슨이 1960년대에 교황청이 '예수의 죽음이 유대인 탓'이라는 칙령을 폐기한 것에 반발한 이 종파의 신도라는 점을 '뉴욕타임즈매거진'(일요판)이 기사로 언급하면서 촉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멜 깁슨은 자신이 연출한 영화에 대한 논란이 확대되자 "이 영화는 성경에 있는 그대로를 재현했다"며 "나는 성신의 인도에 따라 영화를 만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반유대주의는 개인적 신념은 물론 영화의 메시지와도 배치된다"며 자신은 "보수적인 가톨릭 신자일뿐"이라고 해명했다.

멜 깁슨은 이 영화를 내년 3월에 기독교 절기인 '재의 수요일'에 맞춰 개봉할 예정이지만 미국 영화업계가 유대인들의 입김이 큰 분야이기 때문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멜 깁슨은 현재 이 영화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자 자신의 입장을 지지해줄 인사들을 규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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