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김근태-손학규, 심상치 않은 '거리 좁히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김근태-손학규, 심상치 않은 '거리 좁히기'

金 '손학규 포용론'으로…孫 '한미FTA 우려'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에 대한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의 태도가 미묘하게 바뀌었다. 불과 닷새 전 손 전 지사를 향해 "함께 하기도 힘들고 국민들도 낯설어 할 것"이라고 했던 김 전 의장은 27일에는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경쟁할 것은 경쟁해야 한다"고 포용론을 폈다.
  
  손 전 지사도 이날 한미 FTA에 관한 우려를 표하는 등 기존의 입장과는 다소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손 전 지사와 김 전 의장은 그 동안 한미 FTA와 대입 3불 정책 등 핵심적인 정책 현안에서 적지 않은 입장 차이를 보여 왔다.
  
  김근태 "손학규 배제할 필요 없다"
  
  김 전 의장은 이날 오후 KBS 라디오 <라디오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해 "(한미 FTA와 3불정책 등 정책적 차이에 대해) 국민들에게 알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 틀 내에서 선의의 협력을 하고 경쟁을 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마땅한 도리이고 책임"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범여권 사람들과 협력하고 선의의 경쟁을 할 때 (손 전 지사를) 반드시 배제할 필요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 전 지사가 "구여권의 도움을 받지 않겠다"며 '선진평화연대' 구축 등 독자세력화에 시동을 건 것과 관련해서도 김 전 의장은 지나치게 상호 배제하는 것은 통합의 시간표 상 적절치 않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그는 손 전 지사의 탈당과 관련해선 "한나라당이 손 전 지사를 시베리아로 쫓아냈다"고 밝혔고, 향후 손 전 지사와 함께 할 방법에 대해서는 "기회가 있으면 만나서 말씀을 듣고 나누겠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자신이 '시대정신'이라고 규정한 '반(反)한나라당 연합' 구축을 위해서라도 손 전 지사의 합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반한나라당 연합전선에 동의하는 것을 전제로 하면 협력의 틀 속에서 선의의 경쟁이 이뤄져야 국민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정동영 전 의장이 "손 전 지사는 훌륭한 정치인"이라며 "누구는 되고 안 되고를 먼저 얘기하는 사람은 대통합이라는 시대정신에 합치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과 맥락이 같다.
  
  특히 김 의장의 태도 변화는 최근 종교계 원로들이 대선주자들을 대상으로 추진 중인 '대통합 원탁회의'에 손 전 지사의 참여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심상치 않다.
  
  그는 원탁회의에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과 함께 손 전 지사가 참여하는 방안에 대해 "내가 권유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종교계 원로들이 그런 제안을 하면 전향적인 결론이 내려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원탁회의에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확인하며 "(원탁회의가) 잘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천정배 의원은 이날 정운찬 전 총장과 문국현 사장 등의 원탁회의 참여에는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고 참여해줬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손 전 지사에 대해선 "적절치 않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손학규, 주미 대사에게 "한미 FTA 순탄치 않을 수도"
  
  변한 건 김 전 의장뿐만이 아니다. 손학규 전 지사도 이날 한미 FTA에 대한 적극적 찬성론에서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한미 FTA에 대한 시각은 손 전 지사와 구여권 사이에 놓인 가장 큰 강이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서대문 사무실에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를 비공개로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손 전 지사는 한미 FTA를 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국내에 한미 FTA 반대 여론이 상당히 높은 만큼 미국이 한국의 내부 사정을 깊이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거나 협상 시한을 들어 한국을 코너로 몰아넣는 인상을 준다면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며 "쌀 문제 같이 국민 정서를 자극하는 사안을 제기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우려'를 강조했다.
  
  그는 한나라당 탈당 전인 지난 7일에는 "나라를 경영하겠다는 입장에서 한미 FTA를 반대하겠다고는 못하겠다"면서 "많은 분들이 한나라당과 내가 한미 FTA를 반대해달라고 하지만 이 나라의 나아갈 길이 세계자유주의 흐름 속에서 그게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미 FTA 반대론이 가장 강한 농민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나온 '소신 발언'이었다.
  
  그는 지난해 말에는 "한미 FTA를 2007년 3월 말까지 반드시 체결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시간표까지 제시한 바 있다.
  
  이처럼 김 전 의장이 '손학규 포용론'으로 돌아서는가 하면, 손 전 지사도 한미 FTA 문제와 관련해 다소 변화된 태도를 보이면서 구여권과 손 전 지사 사이의 관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특히 범여권에 통합신당 출범 자체가 불발되는 게 아니냐는 회의론이 커져가는 가운데 최근 종교계 원로들이 추진하는 원탁회의가 유일한 출구로 주목받는 상황이어서 원탁회의 추진을 미리 발설한 정치권에 강한 불만을 표했던 종교계 원로들의 '꺼진 불씨 살리기'가 재점화될지 주목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