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생활고로 인한 자살이 급증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들이 정부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참여연대, 한국노총, 민주노총, 한국여성단체연합은 7월31일 낮 안국동 철학마당 느티나무 카페에서 ‘신빈곤 해소를 위한 10대 우선 과제’를 발표했다.
이들 단체들은 "IMF 외환위기 이후 장기실업과 서민층 몰락 등으로 ‘신(新)빈곤층’ 형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며 "최근 빈곤층의 자살사건이 잇따르는 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어 빈곤 문제 해소를 위해 10대 과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盧, '선성장 후분배'의 낡은 논리 답습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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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증 참여연대 대표는 “생존을 넘나드는 빈곤의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IMF 외환위기로 인한 경제 위기는 우리 사회가 개발독재형 성장패러다임에 근거한 고성장 시대를 마감하고, 이에 분배를 고려하는 균형적 성장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남겨주었다”며 “IMF 외환위기 이후 장기실업과 이로 인한 서민층의 몰락, 일하는 빈곤층의 출현 등 새로운 빈곤층 형성에 대한 사회적 경고가 이어져 왔다”고 지적하였다.
박 대표는 이어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 일각에서 또 다시 ‘성장만이 살 길’이라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고 있으며, 노무현 정부도 ‘2만불 시대’론을 거론하면서 과거의 선성장·후분배의 낡은 논리를 답습하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박 대표는 "선진국들이 2만불 시대 진입이 가능했던 것은 각종 복지정책과 조세정책을 통해 부의 분배를 도모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통합을 이룩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빈곤층에 대한 지원과 적극적 분배정책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사회통합을 이뤄내는 것이야말로 성장의 전제조건임을 자각해야 하며, 시장에서의 배제가 곧 생존권의 박탈인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신빈곤층 급증하고 있다"**
유덕상 민주노총 수석 부위원장은 "정부와 국회가 빈곤 문제에 대한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하루속히 빈곤대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내고, 이에 근거한 제도의 확충과 정비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목전에 닥친 서민층의 몰락을 방지하기 위한 시급하고 우선적인 제도화를 정부와 국회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유 부위원장은 "정부는 더 이상 '사회적 타살'로 이어지는 빈곤의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되며, 여·야 정당 역시 정쟁을 중단하고 우리 사회의 아픈 부분을 감싸안기 위한 적극적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경숙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신빈곤층 중 상당수가 여성이 실질적인 가장인 가정인 경우가 많음을 상기시키고 “실질적 빈곤층에게 생계·의료 등의 부분 급여 실시와 아동이 있는 빈곤 가정에 대한 보육료 전면지원, 실직빈곤층을 위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재섭 한국노총 부위원장은 최근 인천에서 있었던 일가족 자살사건을 비롯하여 빈곤층의 생활고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우리 사회가 미리 대비책을 만들지 못한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하며, 사회적으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말했다.
유 부위원장은 특히 “최근 절대빈곤이 해소되지 못한 상태에서 일하는 빈곤층이 급격히 늘어가고 있음에 주목한다”며 “오늘 이 자리는 정부와 국회를 대상으로 한 운동을 본격화하겠다는 시민사회의 요구”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들이 제시한 10대 과제는 ▲320만명 실질적 빈곤층에 대한 조건 없는 부분급여 지급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의 최저생계비 현실화 ▲빈곤가정을 위한 보육료 전면지원과 아동수당 지급 ▲의료급여 대상자의 확대와 공공의료기관 기능 강화 ▲빈곤계층에 대한 건강보험료 지원 ▲비정규직, 영세사업장 근로자의 고용·산재보험 적용대상 포함 ▲노동시장의 비정규직 양산구조 개선 ▲최저임금 수준 현실화 ▲복지·환경 분야에서의 일자리 창출 ▲국내총생산(GDP) 15%선에서의 복지비용 확보 등이다.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발표를 마치며 정부와 국회가 실효성 있는 빈곤대책을 시행하기 위한 관련 제도의 정비와 예산확보에 조속히 나설 것을 거듭 당부했다.
다음은 김연명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과의 인터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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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빈곤 해소 위한 10대 정책과제’에 작성과 발표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 김연명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과 우리 사회의 신빈곤층 증가와 사회안전망에 대해 인터뷰 했다.
프레시안 : 10대 과제의 핵심을 설명 한다면?
김연명 위원장 (이하 김) : 노동시장 탈락자들을 위해 정부가 관련법을 정비하고 노동시장에서의 비정규직 차별을 없애지 않으면 안 된다.
프레시안 : 최근 청와대 측 한 인사가 ‘생활고로 인한 자살문제는 개인의 심리문제도 있다’고 언급 한 일이 있다. 그리고 극빈층 바로 위의 ‘차상위계층’의 지원에 민간이 나서 줄 것도 기대 했다.
김 : 잘못된 시각이다. 극빈층이 현재 3백20만명이다. 그 중 절반만 보호를 받고 있고 나머지는 지나치게 엄격한 ‘부양의무자규정’ 등으로 혜택을 못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극빈자의 기준이 너무나 엄격하고 낮아 ‘차상위계층’도 극빈층으로 봐야 한다.
프레시안 : 신빈곤층의 개념과 이의 해소방안은?
김 : 노동시장에서 월급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이 아닌 경우에 정부의 보완적 대책이 필요하다. 현재 노동시장에서는 ‘생존’은 가능하지만 학력과 기술수준이 낮고 노동시장 양극화로 월급만으로 충분히 생활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철폐가 절실하다.
프레시안 : 우리 복지 수준이 스페인·그리스 등 주변부 혹은 하위선진국들과 비교해도 떨어지나?
김 : 우리나라는 아직 그들과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미 그들은 실질적인 연급을 받고 있고 특히 노년연금이 충실하다. 빈곤층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이 노동력을 상실한 노인층이다.
프레시안 : 현재 우리 경제력으로 선진국 수준의 복지나 사회안전망이 가능한가?
김 : 우리 경제수준에서는 국민들의 ‘사회적인 합의’만 있다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프레시안 : 결국 복지제도의 확대는 세금확대라는 민감한 문제와 맞물려 있지 않나?
김 : 재원확보는 현재 국내에 여유 있는 부분을 살펴보면 고소득 자영업자의 수입파악만 잘 해도 될 것이다. 3년전 조세전문가가 추정한 이들의 잡히지 않은 세수가 10조대인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이들에 대한 수입파악이 강화되면서 조세수입이 매년 1,2조 가량 늘었다. 이를 통해 얼마든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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