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제91차 연례 총회에서 후안 소마비아 ILO사무총장은 6일(현지시간)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오늘날의 최대 도전은 빈곤”이라며 나날이 악화되고 있는 빈곤층 및 빈부격차 확대에 대한 선진국의 성의있는 노력을 촉구했다.
이같은 ILO의 지적은 지난 4일 막을 내린 G8정상회담에서의 빈국에 대한 지원방안이 부실하다는 비난과 맞물려 반향을 일으킬 전망이다.
***도리어 빈부격차, 빈곤층 확대**
소마비아 사무총장은 현재의 상황으로는 ‘밀레니엄 개발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면서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실천방안으로 그는 노사정 3자에게 고용창출 및 노동권 보장, 기본적인 사회적 안정 제공, 대화와 분쟁해결 촉진 등을 촉구하였다.
밀레니엄 개발 목표란 2000년 유엔 ‘밀레니엄 정상 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을 말한다. 이 목표는 "세계화가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힘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구체적인 실행방안으로 "안전한 식수를 구할 수 없는 전 세계 20%의 인구와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22%의 인구의 수자를 반으로 줄이고, 모든 어린이들이 초등학교 교육을 마칠 수 있도록 하며, 산모의 출산사망을 현재의 4분의 3, 유아사망을 3분의 2로 줄이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 목표치를 오는 2015년까지 달성하는 것이 밀레니엄 개발목표의 핵심이다.
ILO가 소마비아 사무총장의 보고서를 통해 발표한 주요 내용에는 전 세계 고용 및 빈곤 실태가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우선 공식적인 실업자 수가 현재 약 1억8천만명에 달하고 있는데, 이는 2000년 밀레니엄 회담 당시보다도 증가한 수치이다. 또한 세계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최고 부유층과 극빈층의 소득격차가 증대되고 있으며, 신규노동자의 97%가 개도국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은 이 격차를 더 벌릴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나날이 심화되는 적개감, 서방선진국과 빈국들 따로 정상회의**
한편 지난 4일 폐막되면서 발표된 G8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는 아프리카 지원 내용도 포함되어 있으나 ‘쇼’에 불과하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가 이번 회담에 개도국, 아프리카 대표로 참석한 11개국 정상들에게 향후 1백50억 달러와 1억5천만 유로의 에이즈 퇴치기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러나 이번 ILO회담에서 문제삼은 빈곤과 물부족 및 공산품 수입 및 원자재 수출에 대한 보조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 지원계획을 마련하지 못하였다. 일종의 '립 서비스'에 그친 것이다.
아프리카 말리에서는 G8정상회담에 대응하여 4백여명의 유럽 ,아프리카 지역 학생, 사회운동가, 농부들이 주체가 된 ‘빈국 정상회의’가 열렸는데, 참가자들은 “말뿐이 아니라 빈국에 대한 완전한 부채탕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외에도 세계 최빈국대표들은 지난 31일부터 6월3일까지 방글라데시 다카에 모여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었다. 각국 각료급 인사들이 참여하 이 회의에서는 ‘디카 선언’을 공식채택하고 빈국의 선진국에 대한 시장접근 확대와 노동력의 이동권을 강력히 촉구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빈곤으로 인한 기아상태와 세계화로 인한 빈부격차가 심화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서방선진국이 구체적으로 성의있는 노력을 기울일지에 대해 많은이들이 회의적 시선을 던지고 있다. 세계화의 우울한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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