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는 울거나 웃음으로써 괴롭거나 즐겁다는 것을 표시하는 것 말고는 자기 의사를 표현하지 못한다. 그래서 부모는 유아가 어디를 아파하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유아의 건강은 부모가 항상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아야 한다. 조그마한 과실로 유아를 평생 불구로 만들 수도 있으니 항상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유아는 발육이 시작되는 단계에 있어 아직 세상에 대한 적응력이 전혀 없다. 뼈든 근육이든 신경이든 아직 시작 단계에 있기 때문에 조금만 잘못돼도 이것이 나중에는 큰 질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 유아 때의 성장은 첫 단추를 꿰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처음 잘못 꿰면 다음 단추도 연달아 잘못 꿰게 되므로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못 먹어서 젖이 안 나와 영양부족 상태가 되지 않는 한 아기의 건강은 성인과 마찬가지로 척추가 똑바로 서 있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산모가 못 먹어서 아이에게 병이 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유아의 질환 역시 척추(목과 허리, 등)와 고관절에 문제가 생겨서 발생하는 것이다.
젖이나 우유를 먹일 때나 아기를 이동시킬 때 또는 목욕을 시킬 때, 목을 가누지 못하는 아기의 목을 잘못 잡으면 목이 꺾이면서 흉수와 뇌수가 연결되지 않아 온몸의 마비가 올 수도 있다. 등을 잘못 잡으면 흉추 3, 4번이 틀어지면서 경기를 할 수도 있다. 잘못 넘어져 고관절이 심하게 틀어지면 그쪽 발에 힘을 줄 수 없게 되고, 그러면 발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소아마비 증세가 오거나 평생 절룩거리며 살게 될 수도 있다.
유아기는 인체의 기본적인 틀이 만들어지는 기간이다. 유아기에 아이에게 생긴 문제를 바로잡아 주지 않으면 그것이 그대로 굳어져 평생을 따라다닐 수 있다. 흔히 선천성 질환이라고 불리며 유아기에 발병해 평생 지니고 살아가야 하는 대부분의 질환은 선천적이 것이 아니라 유아기 때 아기의 몸이 어떤 이유로 심하게 틀어졌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유아기의 아이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서 몸에 이상이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
젖먹일 때의 자세
임신 8개월째가 되면 산모의 체중이 급격하게 증가하는데, 이는 출산 후 수유를 대비해서 지방을 축적해 두기 위해서이다. 지방을 내장과 엉덩이, 허벅지 등에 축적해 두었다가 이를 분해하거나 그대로 사용하여 젖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출산 전에 평상시보다 4~5kg 정도 더 살을 찌워 놓았다가 1년 정도 젖을 먹이면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찌워 놓았던 불필요한 부위의 살이 빠져 나가게 된다.
이렇게 새끼를 낳기 전에 지방을 축적해 두는 일은 포유류 일반에서 보이는 경향이다. 항상 안정적으로 먹을거리가 확보돼 있다면 미리 지방을 축적해 둘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동물들에게는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끼를 낳고 제대로 먹지 못하면 새끼는 젖이 부족해 죽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종족번식의 본능이 포유류에게는 미리 살을 찌워 어미가 당분간 못 먹어도 젖이 나올 수 있게 한 것이다.
모유를 먹이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모유를 먹이는 것이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것이다. 모유는 그 성분이 자연적으로 아기의 몸에 가장 알맞게 변해 간다. 미숙아의 모유는 아주 고단백이고, 5개월 된 아기의 모유는 1개월 된 아기의 모유보다 훨씬 더 열량이 높다. 성장의 단계에 따라 아기의 요구가 달라지는데, 모유는 자연의 순리에 따라 이를 만족시켜 준다.
그리고 우유를 만드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고, 언제 어디서나 적당한 온도로 쉽게 먹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돈이 들지 않아 아주 경제적이다. 또한 젖샘에 젖의 찌꺼기가 남지 않아 유방암 발생률을 많이 감소시킨다. 규칙적인 모유 수유는 배란을 억제함으로써 자연 피임이 되게 하기도 하고, 불필요한 살을 뺌으로써 탄력 있는 몸매를 만들어 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 하나 지적할 것은 아기의 구강 구조와 치아의 배열을 바르게 한다는 것이다. 아기가 젖을 먹을 때에는 유두를 무는 것이 아니라 유륜 전체를 물고 빨게 되는데, 이때 구강의 구조를 바르게 하고 잇몸의 형태 또한 바르게 형성되게 한다. 특히 요즘에는 젖병의 우유를 먹으면서 잇몸의 구조가 잘못되게 해 아이들로 하여금 치과병원의 신세를 많이 지게 하고 있는데, 모유를 먹이면 이런 일이 많이 감소한다.
젖을 먹일 때 엄마의 자세는 여러 가지일 수 있다. 옆으로 누워서 먹일 수도 있고 앉아서 먹일 수고 있고 서서 먹일 수도 있다. 이런 자세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지만 꼭 주의해야 할 사항이 하나 있다. 아기의 목과 등, 허리가 1자가 되게 하고 먹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척추가 틀어지거나 꺾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기에게 큰 탈이 난다면 이는 거의 다 척추가 틀어지거나 꺾여서 나는 것이다.
피곤에 지친 산모는 자신도 모르게 안고 있는 아기의 목을 끌어당겨 수유를 하는 경우가 있다. 목이 뒤틀린 상태에서 젖을 먹다 보면 목이 틀어지게 된다. 그러면 어른이 목이 틀어졌을 때 생길 수 있는 병이 아이에게도 그대로 오게 된다. 목을 잡아당기다 보면 등까지 잘못될 수 있는데, 등의 윗부분이 잘못되면 기관지에 이상이 생기게 마련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기는 잦은 기침을 하게 된다.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는 등과 목이 잘못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조금 틀어져 있는 것은 그래도 심각한 병으로 진행되지 않아서 괜찮은데, 많이 틀어지거나 아예 꺾여 버리면 이는 사정이 달라진다. 예컨대 흉추 7번이 꺾인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꼽추가 된다. 스스로 견딜 수가 없으니까 흉추 7번 주위에 두툼한 살을 찌워 무게를 받게 되는데, 이것이 꼽추가 되는 원인인 것이다. 뇌성마비 역시 등과 목이 꺾여 오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뇌에 이상이 생긴 것이 원인이 아니라 뇌수와 흉수가 연결되지 않아 뇌수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유아의 척추 이탈은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제자리를 벗어난 척추로 인해 내장기관으로 연결되는 자율신경이 약해지면 내장기관에 병이 생긴다. 여성호르몬이나 남성호르몬을 생산하는 내분비계통과 연결되는 신경이 약해지면 성장이 더디게 되고, 면역계통으로 연결되는 신경이 약해지면 병원체에 대한 면역기능이 약해진다. 혈우병도 유전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나, 실은 흉추가 틀어져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런 것을 잘 알고 있던 예전의 우리 어머니들은 젖을 먹일 때 절대로 아이를 끌어당겨서 먹이지 않았다. 아이를 끌어당기는 대신 어머니가 등과 고개를 숙여 젖을 아이의 입에 가져다 대고 먹였다. 양손으로 목과 등, 허리를 일직선으로 펴고 어머니가 몸을 숙이고 먹이면 아이에게 탈이 날 일이 없었다.
무애 스님께서는 많은 어머니들이 화병으로 고생하게 되는 이유가 그 많은 아이들을 이렇게 구부리고 지극정성으로 먹였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요즘의 어머니들이 본받아야 할 대목이 아닐까 한다. 엄마에게 맞추어 아무렇게나 아기를 끌어당겨서 먹이지 말고 아기에게 맞추어 엄마가 다가가야 하는 것이다.
젖을 먹이고 나서는 반드시 아기의 등을 토닥여 주어야 한다. 그러면 아기는 걱― 하며 트림을 하는데, 이는 위와 식도가 연결되는 위의 윗부분에 있는 유문(幽門)이 열리면서 아직 위로 넘어가지 않은 젖이 위로 넘어가고, 젖과 함께 위로 들어가 차 있던 공기가 빠져나오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등을 토닥일 때 위장으로 연결되는 신경이 탁 트이면서 위의 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면 유문이 막혀 체하는 일도 없고 위가 활발하게 활동하기 때문에 소화가 안 되는 일도 없게 된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체하거나 소화가 안 되면 등을 토닥여 줌으로써 해결을 했는데, 요즘에는 소화제나 먹이고 있다. 체하거나 소화가 안 된다는 것은 신경이 약해져 위가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는 것인데, 소화제를 먹인다고 해서 위의 활동이 정상화되겠는가.
윗배를 쓸어 주는 것도 소화가 잘되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윗배가 아프다는 것은 위장의 근육이 굳어 있다는 것인데, 이때 윗배를 쓸어 주면 굳은 근육이 풀린다. 다른 근육이 굳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위의 근육이 굳어 있을 때에도 위의 활동은 무기력해진다. 윗배를 쓸어 근육을 풀어 주면 소화가 잘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가능하면 보행기는 태우지 말자
생후 3~6개월이 되면 보행기를 태우는데, 가능하면 보행기는 태우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는 세상에 나와서도 1년 동안 엄마 뱃속에서 완성하지 못한 진화의 과정을 경험한다. 생후 3개월이 되면 누워 있다가 몸을 젖히고, 6개월이 되면 기고, 1년이 돼야 설 수 있게 된다. 서고 나서야 걸음을 떼게 된다.
특히 기어야 할 때 기지 못하면 허리가 만곡을 긋지 못하게 되고, 고관절 근육이 발달하지 못하게 된다. 리어카를 끄는 듯한 자세 때문에 앞발바닥의 살이 뒤로 밀리면서 족아치가 사라져 평발이 되기도 한다. 아기가 기는 것은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기면 허리가 만곡을 그으면서 S라인을 형성한다. 그러고 나서 서야 제대로 된 허리를 가지고 설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기면서 고관절이 튼튼해져야 잘 틀어지지 않게 된다. 대부분의 병은 고관절이 틀어지고 척추가 굽으면서 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 몸에서 주춧돌의 역할을 하는 고관절이 튼튼해지고 나서 걷는 것도 자연의 순리이다. 이런 순리를 무시하고 보행기에 아이를 묶어 놓으니 어렸을 때부터 고관절이 틀어져 병에 시달리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척추측만증, 비만, 아토피성피부염, 시력저하가 많이 있고, 성인들에게나 나타나야 할 당뇨나 요통, 만성 신부전증 같은 것도 많이 생기게 되는 것은 보행기를 타면서 허리가 서지 않고 고관절이 약해져 쉽게 틀어지기 때문이다. 대개의 병은 고관절이 틀어지면서 허리가 굽어서 생긴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유념할 필요가 있다.
물론 부모님이 바빠 아이를 돌볼 여유가 없기 때문에 보행기를 태우기도 하는데, 이런 사정은 어찌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보행기를 태우면 아이의 성장이 빨라진다는 보행기 장사의 엉터리 꼬임에 빠져 보행기를 태우는 부모님도 상당히 많다. 보행기를 전혀 태우지 않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피치 못할 사정이 생기면 보행기를 태우지 않을 수없게 되기도 한다. 그래도 이제 보행기가 내 아이의 몸을 망가뜨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가급적 보행기에 앉혀 놓는 시간을 줄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캐나다나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아이의 보행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보행기를 태우는 것이 이렇게 해롭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 아니라, 2층에서 계단으로 굴러 떨어져 다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취한 조치이다. 그래도 이런 것이 부러운 것은 아이의 위험에 대해 이렇게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우리도 법으로 금지할 것까지야 없겠지만, 아이들의 건강을 총체적으로 바라보고 대응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고 다니거나 업고 다닐 때, 또는 젖이나 우유를 먹일 때 항상 유아의 목과 허리를 잘 받쳐 주어 일직선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유모차를 태울 때에도 척추가 굽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아이를 방석을 반으로 접어 놓은 것처럼 완전히 구부리게 앉혀 놓은 것을 종종 보는데, 어른이 구부리고 있으면 불편한 것과 똑같이 아이도 불편해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이의 몸이나 어른의 몸이나 몸의 원리는 똑같은 것이다.
유아의 뼈와 근육은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할 때이므로 스스로 가눌 능력이 없다. 그래서 보호자가 잘 가눌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유아는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유아 건강의 책임은 전적으로 보호자에게 있다. 아이도 몸을 펴고 있어야 편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부모가 아이가 몸을 펴고 있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유아 건강에는 이것이 핵심이다.
유아에게 뇌성마비 등 치명적인 병이 오면 유전적인 요인 때문인 것으로 알고 할아버지, 할머니를 원망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이다. 잘못 안아 등과 목이 꺾여서 생긴 질환으로 보아야 한다. 유전이 아니라 바로 부모가 잘못해서 아이를 괴롭게 한 것이다.
유아질환 역시 대개는 고관절과 척추의 이상에서 오는 것으로 보면 된다. 이것만 알고 유의하면 유아 때 치명적이거나 큰 병은 생기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가급적 기어 다녀야 할 때 보행기를 태우지 말고, 또한 걸어 다닐 나이가 됐다면 가급적 유모차를 태우지 말자. 기어 다녀야 할 때 기어 다니지 못하고 걸어 다녀야 할 때 걸어 다니지 못하면 허리가 서지 않고 고관절과 다리 근육의 발달이 지체되는데, 이것이 그때뿐만 아니라 이후 청소년이 돼서도 만병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척추측만증이나 비만의 원인은 모두 고관절이 틀어졌기 때문이다. 요즘 많이 나타나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편집증이나 정서장애도 고관절이 틀어지면서 흉수에서 두뇌로 가는 신경이 막혀 있기 때문에 오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어린이나 청소년 때의 병은 실은 이미 유아 때 만들어지기 시작한다는 것을 유념해 두어야 한다.
전통적 육아법이 좋은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건강에는 허리를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의 전통적 육아법은 서양처럼 보행기를 태우는 것이 아니라 허리를 세우게 하는 것이었다. 어른들이 양반걸음, 양반다리로 스스로 허리를 세웠다면, 유아들에게는 길 때 마음대로 기게 할 뿐만 아니라 '쭈쭈'를 해 줌으로써 허리를 완전하게 세우게 했다.
아이가 누운 상태에서 어른이 아이의 양 허벅지를 양손으로 잡고는 쭈―, 쭈― 하는 소리를 내면서 조금 세게 움켜쥐었다. 그러면 아이는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기지개를 켜듯이 양손을 만세 부르는 자세로 위로 쭉 뻗어 올렸고, 아이의 허리는 만곡을 그으면서 바닥에서 위로 솟아올랐다. 이때 아이는 너무 시원하고 기분이 좋아 큰 소리로 웃으면서 즐거운 비명 소리를 질렀다.
이렇게 몇 번 해 주고 나면 인간이 본래 가져야 할 자세가 잡힌다. 허리가 바닥에서 솟아오르면서 만곡을 긋게 되고, 가슴은 양손을 위로 쭉 뻗으면서 등과 함께 쫙 펴졌다. 허벅지를 움켜쥘 때 다리와 허리에 힘이 바짝 가면서 고관절과 다리 근육, 허리 근육이 튼튼해졌다.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온몸의 근육이 강화됐다. 보행기를 태워 허리와 고관절을 망가뜨리는 것과는 정반대의 효과를 갖게 하는 운동법이었다.
그러나 쭈쭈는 대도시에서는 이미 자취를 감추었고, 어디 시골에나 가면 나이 드신 어른들이나 예날 방식을 기억하고 손주들에게 해 주는 정도이다. 서양의 악화가 우리 민족의 양화를 구축한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이렇게 해서 서양적 방법이 망쳐 놓은 아이들의 몸을 역시 서양에서 들어온 현대의학이 원인도 모르면서 약물로 '치료'를 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우리 현실이다.
다음 사진을 보면 쭈쭈를 해 준 어린이들이 보행기를 타고 다닌 지금의 어린이들과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해방 직후 강원도 시골 초등학교 교실에서 진흙 화로 둘레에 배치한 간이 책상에 옹기종이 모여앉아 공부를 하고 있는 장면이다. 요즘 어린이들은 꼭 무슨 죄를 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어깨를 움츠리고 있는 데 반해 지금은 다 할아버지가 돼 있을 이 당시의 어린이들은 당당하게 고개를 바짝 쳐들고 있다. 8.15광복 이후 서양 문물이 우리의 안방까지 밀어닥치면서 점점 더 고개 숙인 사람들이 돼 가고 있다.
이렇게 당당하게 고개를 쳐들고 있는 사람은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다. 가슴이 쫙 펴져 있으니 심장이 튼튼하다. 심장이 튼튼하면 남에게 기죽을 일도 없고 겁먹을 일도 없다. 호랑이한테 잡혀가도 정신을 차릴 수 있다. 이런 세대가 앞서간 서양 나라를 따라잡는 산업화도 달성했고, 독재를 물리치는 민주화도 달성했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급속하게 발전한 데는 교육열과 함께 고개 바짝 들고 남에게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것도 한몫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걱정이다. 이렇게 고개 숙이고 자신감은 없으면서도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세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자국의 산업화와 민주화의 시대를 지나 세계 경영의 시대가 우리의 코앞에 다가와 있는데, 앞으로 고개 숙인 세대가 이를 어찌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한민족은 워낙 우수한 문화를 가지고 있으므로 어느 정도의 기간은 과거의 우수한 문화에 기대 한류를 이어 나갈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다음은 보장이 안 된다.
물론 보행기만이 원인인 것은 아니다. 놀이와 운동이 분리돼 놀 때에도 머리만 쓰고 운동은 하지 않게 됐고, 당연히 걸어 다녀야 할 곳을 차타고 다녀 운동하지 않게 됐다. 운동하지 않으니 근육이 약해져 몸이 쉽게 굳게 됐다. 근육이 굳어 힘이 드니 더욱더 몸을 쓰는 일을 싫어하게 됐다. 몸이 구부러져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니 걷는 것이 더 싫어졌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온돌방 문화의 장점이 사라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온돌방은 난방에만 장점이 있는 것이 아니다. 더 큰 장점은 앉고 자고 할 때 허리를 세우게 한다는 데 있다. 그런데 이 중요한 장점은 우리의 안방에 침대와 의자, 소파가 밀고 들어오면서 거의 소실돼 가고 있다. 지금 아이들의 생활은 서양 아이들과 별 차이가 없게 됐다. 그 결과 서양 아이들과 별 차이가 없는 구부린 자세를 하고 살게 됐다.
어른들이 유아들에게 시킨 운동은 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 시킨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방법은 왠지 촌스러운 것 같아 점점 더 버리게 됐다. 우리의 선조들은 인체의 원리를 충분히 알고 아이의 몸에 이상이 있는지 알아보는 동시에 인체의 일정한 부분을 발달시키는 운동을 시켰는데, 이런 운동이 이제 우리들에게 어색한 것이 되고 있다. 민족문화의 위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머리를 좌우로 흔드는 동작인 도리도리를 시키는 것은 목에 이상이 있는지 알아보는 동시에 목 근육을 풀어 주기 위해서이다. 도리도리를 제대로 하면 최소한 목이 접질려 있는 것은 아니고, 이 운동을 하면 가볍게 삐어 있는 정도의 목은 어렵지 않게 풀린다. 이는 아기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된다. 목이 안 좋아 머리도 아픈 것이고, 목이 안 좋아 눈도 나빠지거나 침침해지는 것이고, 심지어 치매도 목이 심하게 접질려서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몸살림운동에서는 도리도리를 목을 푸는 가장 좋은 운동법으로 권장하고 있다.
한 손바닥에 다른 손 집게손가락을 댔다 뗐다 하는 동작인 곤지곤지는 어깨의 이상을 체크하는 동시에 어깨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하는 것이다. 집게손가락으로 손바닥의 가운데를 정확하게 찔러야 하는데, 이것이 처음부터 잘되는 것이 아니다. 손바닥에 맞추지 못하고 허공을 찌르는 경우도 있다. 이 역시 하다 보면 정확하게 가운데를 찌르게 되는데, 이는 어깨의 움직임이 정밀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손바닥을 마주치는 동작인 짝짜꿍짝짜꿍도 이와 똑같은 효과를 낸다고 할 수 있다. 양손바닥을 정확히 마주쳐서 소리를 낸다는 것은 어린 아기에겐 대단히 어려운 기술이다. 정확하게 손바닥을 마주쳤을 때 아이는 성취감을 느낀다. 뿐만 아니라 음을 넣어 짝짜꿍짝짜꿍 하면서 노래를 부르면서 손뼉을 치면 아이는 흥겨워서 몸이 쫙 펴진다.
두 손을 쥐었다 폈다 하는 동작인 죄암죄암(줄여서 죔죔)은 손가락이 제대로 운동하는가를 체크하는 동시에 손가락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시키는 운동이다. 또 손가락을 하나씩 펴면서 "하나, 둘, 셋……" 하면서 수를 세어 보게 한 후 다 펴고 나면 "열!" 하고 크게 외치면, 숫자도 재밌게 익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손가락의 움직임을 더욱더 정밀하게 할 수 있다. 두뇌에는 손가락 하나마다 이를 담당하는 구역이 따로 있을 정도로 손가락은 두뇌와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있으므로 이 운동은 두뇌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아이의 운동 겸 놀이로 고네고네, 부라질, 따로따로, 방아야방아야, 둥개둥개둥개야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 기본적인 것은 앞에서 열거한 다섯 가지이다. 그 중에서도 허리를 세우고 고관절을 튼튼하게 하는 데는 쭈쭈가 최고라고 할 수 있다. 보행기를 태워 허리를 구부리게 하는 것과 쭈쭈를 해 주어서 온몸을 쭉 펴게 하는 것을 비교해 보면, 어떤 육아법이 좋은 것인지 쉽게 분별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아이의 건강 마사지
요즘에는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감기가 떨어질 만하면 또 감기에 걸리니 1주일에 두 번씩 꼬박꼬박 병원에 가야 하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다. 아이도 아프고 쓰디쓴 약을 먹자니 고역이지만, 가족 역시 걱정이 되고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들락거리자니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아이들 감기가 심해지니 그 원인을 공기에서 찾는다. 환경오염으로 공기가 나빠져서 호흡기계통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이렇게 감기가 심해진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공기는 나빠졌고 나빠진 공기가 호흡기계통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렇게만 생각하면 공기가 좋아지지 않는 한 아이들 감기는 더욱더 극성을 부리지 않을 수 없게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이는 환경문제에만 책임을 떠넘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환경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똑같은 환경임에도 누구는 노상 감기에 걸리고 누구는 웬만해서는 감기에 걸리지 않게 되는가? 또 똑같은 음식을 먹고도 누구는 식중독에 걸리고 누구는 식중독에 걸리지 않는 것일까? 이것은 사람의 문제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환경에도 원인이 있지만 바로 사람 자체에 더 큰 원인이 있는 것이다. 사람의 문제는 보지 않고 외부에서 원인을 찾고는 역시 외부에서 약물을 주입하는 것이 현대의학의 방법이라면, 몸살림운동에서는 외부의 원인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람 내부에 원인이 있다고 보고 내부를 바꿈으로써 건강을 찾는 방법이다.
감기에 걸려 있는 사람의 흉추 2~3번 왼쪽을 눌러 보면 누구나 이곳이 아프다고 한다. 이는 아이든 어른이든 모두 마찬가지이고 남자든 여자든 마찬가지이다. 이곳에서 기관지로 가는 신경이 갈라져 나오는데, 흉추가 틀어져 이 신경이 눌리면 정보전달에 장애가 생기면서 기관지가 약해진다. 이때 감기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감기에 대한 더 자세한 얘기는 추후에 하기로 하고, 어쨌든 흉추 2~3번이 제자리를 잡으면 신경이 트이면서 감기 증세는 사라진다.
아기는 물론 초등학생까지도 스스로 운동해서 몸을 바로잡을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부모님이 도움을 주어야 한다. 이런 아이들의 건강은 아이들 자신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다. 아이 때에도 몸을 펴야 건강한 것인데, 아이는 몸을 펴지 못하므로 부모님이 몸을 펴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것이다.
우선 아이들에게 흉추 마사지를 해 주면 좋다. 흉추 마사지는 감기뿐만 아니라 체했을 때, 소화불량, 경기(驚氣) 같은 것에도 도움이 된다. 이런 증세가 나타났을 때에도 해 주면 효과가 있지만, 평상시에 흉추 마사지를 해 주면 이런 질환을 미리 예방할 수 있어 더욱더 좋다. 흉추 1~7번이 틀어져서 생기는 질환은 이 흉추 마사지로 모두 해결할 수 있다. 단 유아의 흉추 마사지는 생후 6개월 이후부터 하도록 해야 한다. 그 전에는 골격이 너무 잡히지 않은 상태이므로 무리가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흉추 마사지에는 뼈대를 마사지해 주는 것과 근육을 마사지해 주는 것 두 가지가 있다. 뼈대는 흉추 7번에서 시작해서 1번까지 흉추가 제대로 정렬되게 하는 것이고, 근육은 흉추 1번부터 시작해서 7번까지 흉추를 둘러싸고 있는 근육을 풀어 주는 것이다. 뼈대가 틀어지면 근육이 굳고 근육이 굳으면 신경을 누른다. 이로 인해 자율신경이 눌리면 이 신경과 연결돼 있는 장기의 기능이 약화되는데, 이를 예방하거나 이로 인해 생긴 결과를 해결하는 것이 흉추 마사지이다.
흉추 마사지는 먼저 근육을 풀어 주고 다음에 뼈대를 바로잡아 주는 것이 좋다. 결국은 뼈대가 바로잡혀야 근육도 풀어지게 되는 것인데, 근육이 굳어 있으면 뼈대가 잘 바로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들은 근육 마사지만 해도 "또독" 하는 소리가 나면서 뼈대까지 바로잡히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를 하루에 한 번씩만 해 주면 최소한 아이가 감기에는 걸리거나 소화가 안 되는 일은 없게 될 것이다.
① 아이를 눕혀 놓고 머리를 한쪽 방향으로 돌려 편안한 자세를 하도록 한다. 팔은 아래로 향하고 손바닥은 하늘을 보게 함으로써 몸에서 힘이 빠지게 한다. 유아의 경우에는 주먹을 쥐고 있어 펴기도 어렵고 팔을 아래로 내리게 하기도 어려운데, 이럴 때에는 그대로 두고 해도 된다.
② 부모님이 아이의 머리맡에서 양팔이 아이의 등에 대해 45도 각도를 형성하는 지점에서 무릎을 꿇고 앉는다.
③ 양손을 아이의 흉추(등의 가운데에 있음)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45도 각도로 벌려 도합 90도 정도가 되게 해서 댄다. 엄지두덩으로 살짝 누르면서 각도가 사라지도록 모아 준다. 목 바로 위에서 시작해 위로 올라가면서 2~3회 이 동작을 해 준다. 흉추 7번에서 등은 꺾이게 되는데, 그 위까지 올라가면서 해서는 안 된다. 이때 "또독" 하는 소리가 나면서 뼈까지 맞아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④ 검지와 중지를 흉추 바깥에 밀착시키고 7번에서 목까지 위에서 아래로 살짝 훑어 준다. 이는 2~3회만 반복하면 된다.
아이가 설사를 하면 대장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이곳에 이상이 있는지 여부는 손가락으로 살살 눌러 보면 알 수 있다. 정확한 방법은 아이를 눕혀 놓고 대장이 지나가는 곳 위를 누르는 것인데,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곳은 아랫배 왼쪽이다. 굳어 있는 경우에 누르면 이 지점이 딱딱하고 아이는 아파하기 때문에 이상 유무를 쉽게 판별할 수 있다. 부드러우며 아이가 아파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곳에 탈이 나 있는 것은 아니다. 심하게 설사를 할 때에는 반드시 이곳이 굳어 있다.
이럴 때에는 배를 살살 시계 방향으로 쓸어 주면 된다. 대장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대장이 굳어 있기 때문인데, 이렇게 쓸어 주면 굳은 대장이 풀려서 낫게 된다. 시계 방향으로 쓸어 주는 이유는 대장이 그 방향으로 형성돼 있어 음식물이 그 방향으로 내려가기 때문이다. 거꾸로 쓸어 주면 음식물을 역류하게 할 것이므로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아이가 경기를 할 때에는?
경기는 어린아이들이 고열이 발생하면서 경련을 일으키는 경우를 말한다. 이때 고열은 가슴과 머리에만 나고 손과 발은 오히려 차가워진다. 이 증상이 있을 때 어린아이는 고열이 머리 쪽으로 치고 올라가 두뇌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때문에 눈은 정면을 직시하거나 치뜨기도 하고, 고개 자체가 돌아가기도 하며, 때로는 입으로 게거품을 물기도 하고, 깜짝 놀라거나 손발을 뒤틀면서 몹시 괴로워하기도 한다.
경기의 원인은 젖이나 우유를 먹일 때 부주의로 흉추 3, 4번이 틀어지면서 신경이 약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때 열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발전시키지 못한 아기는 열이 뇌 부분으로 치받으면서 경기를 하게 된다. 특히 감기에 걸리거나 편도선에 문제가 생겼을 때 열이 많이 나면서 경기를 하기 쉽다.
경기를 멈추게 하려면 우선 해열제를 먹이든 찬물을 묻힌 수건으로 문지르든 머리와 등, 가슴의 열을 식혀 주어야 한다. 그리고 엎드리게 해 놓고 위에서 소개한 흉추 마사지로 틀어진 흉추를 바로잡아 주어야 한다. 경기는 이렇게 하면 바로 잡을 수 있다. 경기를 하면 부모가 놀라서 병원으로 데려가는데, 병원에서는 링거 주사를 놓는 것 외에는 해 주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를 마칠 때까지도 경기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감기에 걸려 열이 나고 아프면 아이가 등을 구부리게 되기 때문에 오는 현상이다. 이렇게 하면 유아 때와 마찬가지로 흉추가 틀어져 열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경기가 오는 것이다. 이때에도 흉추를 바로잡는 것이 경기를 다스리는 방법이다.
경기가 오기 전에 미리 등을 펴게 함으로써 흉추를 바로잡아 놓는 것이 경기에 대한 예방법이 된다. 유아가 아닌 어린이의 경우에는 나중에 소개할 '엉치 눌러 주기'를 하루에 20~30번씩 해 주면 등에서 목까지 펴지므로 부모님이 아이의 경기로 놀랄 일은 없을 것이다. 유아든 어린이든 척추만 펴져 있으면 병으로 고생하지 않게 되는데, 그 몫은 역시 부모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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