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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 전쟁보도 9가지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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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 전쟁보도 9가지 문제점

<김창룡의 미디어비평> 개전후 일주일 통계분석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은 4월에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으며 세계 특파원들의 취재전쟁도 여전하다. 전쟁초기 편파적 보도와 흥미위주의 제작형태에 대한 집중비판을 받은 국내 언론사들의 행태는 달라졌는가, 무엇이 문제로 부각됐는가.

3월 20일 이라크 전쟁이 발발한 후 일주일 동안 국내 공중파 방송3사의 주요뉴스 510여건을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왔다.

첫째 국내 공중파 방송의 전쟁뉴스보도에서 정보원이나 취재원의 출처를 알 수 없는 보도가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전시에는 정보의 출처가 중요한 만큼 그 출처를 밝히지 않는다는 것은 보도의 신뢰성과 직결되며 방송윤리차원에서 문제가 된다. 신문이 ‘연합뉴스’나 ‘AP통신’ 등과 같이 외신 크레딧을 밝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뉴스제작형태를 보였다. 보도근거를 명시하는 외신 크레딧 공개는 언론의 선택사항이 아니라 의무사항이다.

둘째 국내방송3사가 가장 많이 인용하여 중계한 해외언론사는 CNN방송사로 나타났으며 기관으로는 미국국방부로 집계됐다. 이것은 전쟁당사국의 방송사와 그 당사자의 한쪽 주장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결과가 돼 공정보도 자체를 불가능한 구조로 만들었다. 일주일간 KBS는 21회, MBC는 9회, SBS는 48회 CNN로고를 통한 보도물을 내보냈다. MBC는 횟수에서는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으나 별도로 ‘CNN 동시통역실’등을 운영하였기 때문에 전체 양적으로는 오히려 의존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셋째 세 방송사는 공통적으로 오보를 범했으나 한번도 오보를 정정하거나 사과하는 방송을 내보내지 않았다. ‘후세인 사망설’ ‘후세인 망명설’ ‘이라크 51사단 8천명 전원투항’ 등과 같은 오보와 관련, 영국의 BBC방송사가 미당국의 심리전 때문에 거의 매일 오보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BBC처럼 오보를 확인하는 즉시 외부의 요청이 없더라도 해명하고 정정하도록 한 자체 보도강령을 실행하도록 강제화할 필요가 있다.

넷째 미국에 편향된 불공정한 보도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시작된 20일부터 23일까지 4일 동안에 집중됐으며 이후부터 국내방송사들이 보다 중립적인 보도를 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알자지라 방송의 부각은 CNN방송 독점체제를 붕괴시키며 국내방송보도에 있어 질적, 양적 균형보도를 회복하는데 기여했다.

다섯째 미국에 편향된 불공정보도와 이라크를 혼란시키는 오보가 전쟁초반 4일간에 집중된 것은 전시 초반에 세계여론을 미국편으로 만들고자 하는 미국의 전시언론통제전략의 결과물로 분석된다. 특히 오보나 불공정보도의 내용이 국내 특파원들의 취재물이 아닌 미국방부 발표나 미국언론(ABC방송)의 인용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구체적 데이터를 인용하자면 KBS, MBC, SBS의 불공정 보도건수가 초기 4일 동안 전체의 약85%(65건 가운데 55건)를 차지했다. 오보건수 역시 초기 4일 동안 90%(20건 가운데 18건)를 기록했다.

여섯째 이번 전쟁에 세 방송사 공히 많은 특파원을 동원했으나 일부 특파원의 보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난민촌 스케치 보도나 미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보도에 한정됐으며 이 전쟁의 본질과 의미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보도는 드물었다. 심지어 다수 특파원들은 미국편에서 미국의 주장을 여과 없이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에 머무는 정도의 보도에 그쳤다. 방송사들의 현행 특파원제도 운영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하는 부분이다.

일곱째 MBC는 2003년 전쟁보도에서도 과거처럼 ‘CNN스튜디오’ ‘이시각 CNN보도’ 등을 통해 동시통역 방송을 내보냈다. 빈도수와 전체방영시간은 줄었지만 여전히 CNN방송에 크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방송3사는 공통적으로 CNN을 하루도 빠짐없이 중계방송하거나 자료를 인용했다. 특히 외신인용을 비교하면 CNN을 비롯한 서양언론과 미국방부의 발표를 가장 중시하는 보도행태를 보였다.

여덟째 MBC와 SBS는 컴퓨터 그래픽과 3D영상을 이용한 전자상황판, 매직 스튜디오, 사이버 스튜디오 등을 운영하며 전쟁상황을 자세하게 서비스하려 했으나 오히려 실제 전쟁 상황을 흥미위주의 전자게임처럼 오락화 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쟁의 비참함은 어떤 컴퓨터 그래픽 영상으로도 그려낼 수 없음을 확인시켰다.

마지막으로 국내방송 3사는 부시 대통령, 럼스펠드 국방장관, 마이어스 합참의장 등 미국 ‘전쟁삼총사‘를 거의 매일 보여줬고 그들의 말을 충실하게 전달했다. 삼총사 출연횟수는 총 110회에 달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후세인 대통령과 이라크 공보장관의 출연횟수는 모두 53회에 그쳤다. 횟수보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미국측 삼총사는 출연할 때마다 강한 ’미국식 전쟁논리 메시지‘를 강조한 반면 후세인의 경우 ‘살았나 죽었나’ ‘해외망명설’ 등을 보도하면서 자료화면용으로 대부분 잠깐 비쳤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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