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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스스로 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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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우리 몸은 스스로 낫는다

김철의 '몸살림 이야기'〈54〉몸살림의 인체학, 공명 ⑤

해부학: 살아 있는 몸을 보는가, 시체를 보는가?
  
  요즘은 몸살림운동 수련생들 중 수련장에 인체 해부도나 모형 같은 것이 없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없지만 작년만 해도 이런 것도 갖춰 놓지 않고 어떻게 몸에 대해 공부할 수 있겠느냐며 불평 섞인 목소리로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이 여럿 있었다. 필자는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전혀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쓸데없는 소리라고 봤기 때문이다. 지금 나와 있는 해부도나 모형에서 배울 게 무엇이 있다고 비싼 돈 들여서 그런 것들을 가져다가 걸어놓고 진열해 놓는가.
  
  재작년에 광화문 수련장을 열면서 사무처에서 인체 골격도와 해부도를 사다 놓은 적이 있다. 몸에 대해서는 문외한에 가까운 사람들이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려고 한 일이기는 했겠지만 당시 필자는 다 없애 버리라고 말했다. 도대체가 맞는 것이 별로 없는 이런 서양식 인체도를 가지고 몸공부를 하면 몸을 잘못 이해하게 돼 오히려 잘못된 공부가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그때 걸려 있던 해부도 중에는 공명이 제대로는 아니지만 어쨌든 비어 있는 부분이 표시돼 있어 어느 정도는 인체를 제대로 그린 것도 있었다. 방광 위, 충수 옆이 뻥 뚫려 있는 것으로 그려져 있었는데 이 정도면 이 빈 공간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이해는 하지 못했을지라도 그래도 공명이 트여 있는 사람의 뱃속을 잘 표현해 놓은 셈이다. 대개의 그림이 뱃속이 온통 꽉 차 있는 것으로 그리고 있는 것에 비해서는 말이다.
  
  공명이 트여 있는 사람의 공명을, 그러니까 배꼽에서 밑으로 손가락 세 개를 포갠 곳에 있는 지점을 엄지손가락으로 끝까지 누르면 손가락 끝이 척추에까지 닿는다. 당연히 공명이 꽉 막혀 있는 사람은 손가락으로 눌러도 조금 들어가다가 더 들어가지 않고 무지무지하게 아파하기만 한다. 해부도는 비어 있는 공명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꽉 막혀 있는 비정상적인 인간이 아니라 탁 트여 있는 정상적인 인간을 그려 놓아야 한다. 그래서 그 해부도를 보고 설명할 때에는 막혀 있는 부분을 이렇게 되도록 틔워 주어야 깊은 호흡이 가능해지면서 몸이 정상화되는 것이라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나중에 수련하는 한의사 한 분이 수련생들의 척추에 대한 이해를 도우려는 생각으로 척추 모형을 가져다놓은 적이 있다. 필자는 그 때도 이것은 잘못 만들어진 것이므로 다시 가져가라고 했다. 흉추가 휘는 변곡점이 7번에 해당되는데 이를 9번쯤으로 만들어 놓는 등 정상적인 인간의 척추가 아니라 이미 심하게 틀어져 있거나 그렇게 생길 리가 없는 사람의 척추처럼 휘는 지점(S라인)이 엉망으로 표현돼 있었다. 또한 가시돌기가 너무 날카롭게 만들어져 있었을 뿐만 아니라 궁둥이뼈(=볼기뼈, hip bone)의 궁둥이절구가 이중으로 패이지 않아 있는 등 한마디로 순 엉터리였다.
  
  현대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잘못된 해부도나 모형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있다. 그래도 이런 정도라면 예쁘게 봐줄 수도 있다. 이런 정도는 단순하게 팩트(fact, 사실)를 잘못 알고 있게 되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실수는 그렇게 큰 것이 아닐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렇게 잘못된 해부도나 모형이 나오게 된 원인을 캐 보면 거기에는 현대의학의 인체관, 즉 방법론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그림을 그릴 때도 사람의 마음에 떠오르는 대로 그리듯이 해부도도 보는 사람의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게 된다.
  
  예컨대 척추 모형에서 휘는 지점이 엉망으로 돼 있는 것은 척추 선의 모양새, 즉 척추의 바르고 비틀림이 우리 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모르고 있어 대충 만들어도 된다고 생각하고 만들었기 때문이다. 흉추 7번 위의 척추가 굽어 흉추 3번이 오른쪽으로 틀어져 있을 때 심장으로 가는 주신경이 눌린다. 그러면 혈압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져 고혈압이 오게 된다. 저혈압 역시 고혈압과 마찬가지로 혈압조절 능력이 떨어져 있을 때 온다. 고혈압과 저혈압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그 원인이 같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척추가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휘는가는 대단히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는 '척추'라는 뼈로 되어 있는 벽돌은 그냥 단순하게 자신보다 위에 있는 몸의 무게를 받기 위해서 쌓여 있는 것이라고만 생각한다. 그러니 요추가 좀 심하게 틀어져 있는 경우 그 원인은 캐려고 하지도 않고 여기에다 심을 박아서 지지를 해 준다. 이는 블록으로 쌓은 외벽이 기울어 무너지려고 할 때 나무를 비스듬하게 대서 받쳐 주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벽이야 나무로 받쳐 주면 몇 년간은 버틸 수 있겠지만 척추에 심을 박으면 사람이 반은 '병신'이 된다는 것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인체 골격 모형도를 보면 아예 척추를 1자로 세워 놓았다. 물론 정면도일 경우 정확하게 그리면 척추 전체가 1자 비슷하게 그려지겠지만 그렇다면 다른 뼈도 정확하게 정면도로 그려야 할 것이다. 그런데 다른 뼈는 정확한 정면도가 아니라 입체감을 살려서 그려 놓고 척추만 정면도로 그려 놓았다. 이는 척추가 어떤 생김새를 하고 있어야 사람이 건강한 것인지에 대해 완전히 무지하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사람이 죽어 그 시신을 칠성판에 누이면 척추는 위아래로 정확하게 1자가 된다. 살아 있을 때에는 위아래로 S자를 그리던 척추가 중력을 받아 밑으로 축 처져서 칠성판에 닿아 위아래로도 1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갈비뼈는 근육이나 연골이 다 썩어서 문드러져야 땅으로 떨어진다. 실습으로 인체를 해부할 때에는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니라 죽어 있는 사람, 즉 시체를 가지고 하는데 그것도 다 썩어 문드러진 시체가 아니라 죽은 후 냉동시켜서 근육과 연골은 살아 있을 때의 모양을 비슷하게 유지하고 있는 시체를 가지고 한다. 이런 시체의 골격을 표현해 놓은 것이 척추는 정면도로 그리고 갈비뼈는 입체감을 살려서 그린 것처럼 보이는 골격 모형도인 것이다.
  
  지금 통용되고 있는 모형도, 즉 척추가 1자로 돼 있는 모형도는 이렇게 죽어 있는 사람을 그대로 그려 놓은 것이다. 죽어 있는 사람은 살아 있는 사람과 전혀 다르다. 죽자마자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척추부터 변형이 된다. 누여 놓으면 오장육부도 땅 쪽으로 처지게 되므로 본래 모양대로 있다고 보기 힘들게 된다. 이런 시체를 해부해 보고 그것을 그림으로 그려 놓은 해부도를 본다고 해서 살아 있는 인체를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일까? 전혀 아니다.
  
  시체의 해부도는 살아 있는 인체를 이해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거꾸로 오해를 하게 한다. 예컨대 허리가 1자로 돼 있는 것이 만병의 원인이 되는데 척추가 1자로 돼 있는 그림을 보고 배운 사람은 허리가 1자로 돼 있는 것이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이라고 오해한다. 현대의학에서는 척추의 변형이 예컨대 위에서 얘기한 고혈압이 척추, 그 중에서도 흉추가 틀어져서 심장으로 가는 신경이 약해져서 온다는 발상을 전혀 하지 못한다. 그리고는 "고혈압이군요. 평생 약을 드셔야겠네요"라고 '약장사 같은' 말을 너무 쉽게 한다. 등을 펴면 고혈압은 쉽게 없어진다는 우리 민족 전통의 발상 자체를 괴상망측한 것으로 여기게 한다.
  
  중요한 것은 살아 있는 사람의 몸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다. 살아 있는 사람의 몸의 원리는 살아 있는 사람을 봐야 알 수 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살아 있는 사람이다. 몸의 원리를 알 수 있도록 해 주는 살아 있는 사람이 이렇게 많이 있는데 굳이 태부족한 시체의 몸을 열어 보고서야 몸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할 필요가 있을까.
  
  그렇다고 해서 해부가 전혀 필요 없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해부가 몸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일조를 하는 것은 사실이다. 무애 스님께서는 우리의 선조 인자(仁者)들은 죽어 있는 시체가 아니라 살아 있는 몸을 가지고 해부를 해 봤다고 말씀하셨다. 죽을 때를 잘 알고 있는 스승이 죽기 직전에 스스로 마취를 하고 제자로 하여금 당신의 몸을 열어 보게 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살아 있는 몸을 열어 보고 인체의 원리를 이해하고 그런 이해의 축적 위에서 인술은 발전했다고 말씀하셨다. 지금의 몸살림운동은 이렇게 해서 이해한 몸의 원리를 바탕으로 건강하게 사는 법을 집약한 것이다. 그 결론이 척추가 바르게 서 있으면 즉 자세가 바르면 건강하다는 것인데 "가슴을 펴자! 마음이 열린다"고 하는 몸살림운동의 구호에 그 방법과 원리가 다 들어 있는 셈이다.
  
  기계보다 정확한 것이 사람의 눈과 손
  
  현대의학에서는 시체를 열어 본 해부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최첨단 기계를 이용해서 진단을 하고 치료를 한다. 그러나 필자가 무애 스님께 배운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방식은 살아 있는 사람을 열어 보기도 하고 그냥 살아 있는 사람의 몸을 보고 얻은 경험적 지식을 바탕으로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해서 진단을 하는데 치료는 거의 하지 않는다. 스스로 낫는 것이기 때문에 치료는 거의 필요가 없는 것이다. 스스로 몸을 펼 수 있도록 도와주면 아픈 사람 스스로가 몸을 폄으로써 스스로 건강해지도록 한다.
  
  지난 번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원인도 모르면서, 아니 밝히려고 노력하지도 않으면서 그래서 스스로는 '자연과학적 의학'이라고 자부하고 있지만 실은 철저하게 비(非)과학 내지는 반(反)과학적인 현대의학이 구식 기기를 최첨단 기기로 바꿔 이용해서 진단하고 치료한다고 해서 과학적인 방법으로 격상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역시 그때에도 썼듯이 무당이 CD로 굿거리장단을 틀어 놓고 이에 맞추어 신명이 나서 펄쩍펄쩍 뛰면서 춤을 춘다고 해서 '무속'(巫俗)이 갑자기 '과학'(科學)으로 탈바꿈할 수 없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무속은 무속 그 나름대로 스스로 충분히 존재할 의미가 있는 것일 뿐이다.
  
  소위 최첨단이든 구식이든 기계를 이용하는 것이 진단이든 치료든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위하수를 예로 들어서 알아보기로 하자. 아쉽게도 <머크 매뉴얼>에는 아예 '찾아보기'에 '위하수'라는 항목 자체가 없다. 아마 위하수를 별로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이 항목 자체가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 네이버 백과사전의 위하수(胃下垂, gastroptosis) 항목에 나와 있는 설명을 가지고 앞부분부터 하나씩 짚어 가면서 그 허와 실을 보기로 하자.
  
정상적인 위의 아래 끝은 배꼽 부위 또는 이보다 2∼3cm 아래에 있는데, 위하수는 X선 검사로 보면 섰을 때 위각부(胃角部)가 위의 운동과는 관계없이 배꼽 부위 아래로 처진 것을 말한다. 이것을 1·2·3도로 나누는 경우도 있는데, 1도는 위각이 제3요추 위쪽 끝에서 제4요추 아래쪽 끝에 위치하는 것, 2도는 그 아래 제5요추 아래쪽 끝까지의 것, 3도는 그보다 더 아래의 것이다. 대개의 경우 장하수(腸下垂)를 수반하며, 간·지라·신장 등의 하수를 볼 때도 있고, 이와 같은 것을 내장하수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여성에게 많으며 원인은 여러 가지이다. 내장하수체질·복벽근이완(腹壁筋弛緩)·개복수술·출산 등 복강압(腹腔壓)의 저하로 인한 경우들이다.

  위가 밑으로 처져 있는 것을 1, 2, 3도로 굉장히 복잡하게 설명해 놓고 있는데 위하수란 간단히 말해서 위가 원래 있어야 할 위치에서 벗어나 밑으로 처져 있는 것을 말한다. 이를 X선으로 검사해서 알아본다고 하는데 왜 이런 기기를 이용해야 하는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위하수는 공명이 막혀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단순히 설명할 수 있다. 공명이 막혀 있는 것은 몸이 얼마나 굽어 있는가 또는 호흡을 어떻게 하는가만 보면 쉽게 눈으로 알아볼 수 있다. 그 다음에 확실하게 확인하는 방법은 눕혀 놓고 위가 원래 있는 위치에 있는지 배를 손가락으로 눌러 보는 것이다. 눌러 보면 원래의 위치에서 벗어나 있는지 아닌지 너무나 쉽게 알 수 있다. 더구나 하수돼 있는 위는 누르면 아프기 때문에 눌렀을 때 통증을 느끼는가 아닌가로도 쉽게 판별이 된다. 왜 쓸데없이 돈 들이고 시간 들여서 X선 검사를 해야 하는가.
  
  다음으로 1, 2, 3도로 처져 있는 정도를 얘기하고 있는데 이 역시 위가 위치해 있는 지점 바로 위의 배를 눌러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더 많이 처져 있으면 그 지점을 중지손가락으로 눌러 보았을 때 더 단단하게 뭉쳐 있고 더 큰 통증을 느낀다. 덜 처져 있으면 덜 단단하고 통증 또한 덜 느낀다. 굳이 X레이 촬영이라는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도 눈과 손으로 너무나 쉽게 위하수의 상태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다음에 나와 있는 설명은 사실을 서술한다는 측면애서 일부는 상당히 현상을 잘 표현해 놓았다. "대개의 경우 장하수(腸下垂)를 수반하며 간·지라·신장 등의 하수를 볼 때도 있고 이와 같은 것을 내장하수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여성에게 많으며 원인은 여러 가지이다. 내장하수체질·복벽근이완(腹壁筋弛緩)·개복수술·출산 등 복강압(腹腔壓)의 저하로 인한 경우들이다"고 했다. 위가 하수돼 있는 사람은 공명이 막혀 있는 것인데 그런 사람은 앞에서 이미 썼듯이 모두 장기가 밑으로 처져 있다. '내장하수'가 그런 현상을 표현한 것 같은데 이 서술은 분명히 틀린 말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여성에게 많으며"라고 한 얘기는 맞는 말이다. 여성의 공명이 쉽게 막히는 것은 치골이 틀어져서 넓어진 골반 내의 공간으로 장기가 쏟아져 내려오면서 공명, 즉 빈 공간이 존재할 여지 자체를 없애 버리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치골이 통짜(하나의 덩어리)로 돼 있는 남자는 치골이 틀어질 이유가 없고 따라서 공명이 막힐 이유도 별로 없다. 그러니 위가 하수될 이유도 별로 없다. 그럼에도 남자가 위하수가 되는 것은 몸을 너무나 구부리고 살았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 다음에 나와 있는 "원인은 여러 가지이다. 내장하수 체질, 복벽근 이완(腹壁筋弛緩), 개복수술, 출산 등 복강압(腹腔壓)의 저하로 인한 경우들이다"라는 얘기는 역시 원인을 모르고 있는 현대의학이 헤매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우선 내장하수 체질이라는 표현이 맨 앞에 나와 있는데 이는 내장이 하수되는 체질이 따로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체질이라는 것은 자기 책임이 아니라 유전 등의 원인 때문이라는 얘기일 텐데 그렇다면 조상 때문에 위가 하수된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잘되면 내 탓이고 잘못되면 조상 탓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원인을 모르고 허우적거리고 있는 현대의학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그 다음에 나와 있는 "복벽근 이완(腹壁筋弛緩), 개복수술, 출산 등 복강압(腹腔壓)의 저하로 인한 경우"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필자가 얘기할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 철학적 토대가 얕은 현대의학이 이것저것 주워 담으면서 수다를 떠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로 심각한 문제인 것은 아낙네들이 이렇게 우물가에 모여서 수다를 떠는 정도의 얘기를 과학으로 믿고 사람들로 하여금 이 수다를 믿고 따르는 것이 건강의 지름길이라고 강요하고 있다는 데 있다. 수다는 수다를 떨 때 그것 자체로 재미가 있으면 그것만으로 좋은 것인데, 한국의 현대의학은 수다를 '자연과학적인 의학'으로 착각하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현대의학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가르고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인정을 한다. 그리고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의학 체계가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놓는다. 예컨대 카이로프락틱은 정규 학교가 있어서 이 학교를 졸업하고 자격증을 취득하면 의료보험에 해당이 되면서 치료를 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의사에게 고용된 카이로프락틱만 합법이고 나머지는 모두 불법이다. 그래서 카이로프락틱 시술자는 신고만 하면 바로 징역에 들어가야 한다. '치료'는 한의사와 양의사만 할 수 있게 돼 있는 것이다. 민중의료를 하는 사람들은 툭 하면 징역에 들어간다. 그것도 투사로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파렴치범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자연과학적 의학'을 자부하는 분들이 이런 제도를 만들고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네이버 백과사전의 다음 설명을 보도록 하자.
  
위하수만으로는 대개 대단한 증세는 일어나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 때로는 심와부통(心窩部痛)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때 위를 위쪽으로 밀어 올리면 동통은 사라진다. 위하수에 위아토니가 합병되면 여러 가지의 증세를 나타낸다. 위부팽만감·압박감이 특히 식후에 일어나며, 또한 식욕부진·변비 등도 생긴다. 위염을 합병하면 가슴이 따갑고 쓰리거나 트림과 함께 동통도 증가한다. 그 밖에 신경질로 두통·어지러움·불면 등을 호소하는 일이 적지 않다. 경과는 만성이고 예후는 나쁘지 않다. 진단은 X선 투시법이 확실하다.

  여기에서도 과학하고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현대의학의 발상이 여과 없이 드러나고 있다. "위하수만으로는 대개 대단한 증세는 일어나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라고 얘기한다. 늘 소화가 안 되고 속이 거북한 사람은 흉추 4번이 틀어져 있거나 위가 하수돼 있기 때문인 것인데 위하수만으로는 대단한 증세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늘 소화가 안 되는 것이 현대의학에서는 대단한 증세가 아닌 것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바로 그것 때문에 죽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더군다나 약장사들에게 늘 소화 안 되는 사람들한테 소화제 팔아먹는 데는 이보다 더 좋은 기회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위하수가 이런 증세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위하수인 사람은 대개 흉추가 틀어져 있어 중추신경계에서 위로 가는 신경이 눌려 있다. 위하수에 신경이 눌려 있으면 위에서 생길 수 있는 병은 다 생기게 된다. 하수와 신경을 잡아 주지 않으면 신트림이 나는 위산과다로부터 시작해 위가 붓는 위염, 위가 허는 위궤양, 그리고 드디어는 위암으로까지 진전되게 된다. 대단한 증세가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또 "위부팽만감, 압박감이 특히 식후에 일어나며 또한 식욕부진, 변비 등도 생긴다"고 하는데, 위가 처지면 활동성이 떨어져 소화가 안 되니까 위부팽만감, 압박감, 식욕부진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변비는 전혀 성질이 다른 것이다. 변비는 위에 문제가 있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공명이 막혀 장이 굳어 있을 때 생기는 것이다. 대장이 굳어 변을 밑으로 밀어 내리는 기능이 떨어지면 변이 쌓이면서 변비가 되는 것인데 현대의학은 변비가 생기는 원인 같은 간단한 것도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위하수가 변비를 일으키는 것으로 연관시키고 있는 것이다. 변비는 공명을 틔워서 굳었던 장이 풀어지면 약 안 먹어도 저절로 사라진다.
  
  "그 밖에 신경질로 두통, 어지러움, 불면 등을 호소하는 일이 적지 않다"고도 하는데, 이는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왜 이렇게 되는지 원인을 모르면서 현상을 나열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을 뿐이다. 위하수는 몸을 심하게 구부리고 살아 공명이 막혀서 생기는 것이다. 화병에 대해서 얘기할 때 보았듯이 심하게 구부린 사람은 몸이 불편하고 몸이 불편하니 신경질도 부리게 된다. 등과 목이 굽어 있으면 어지럼증도 생기고 불면증으로 시달리기도 한다. 위하수 때문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몸이 굽어 위하수와 함께 이런 증상도 나타나는 것이다.
  
  "진단은 X선 투시법이 확실하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앞에서 이미 쓸데없는 짓이라고 얘기했다. 어쨌든 이런 검사를 많이 해야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촬영기사를 써야 하니 고용도 늘어날 수 있다. 이 어찌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좋은(?)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치료는 원인을 확인한 다음, 치료가 가능한 것은 원인치료가 선결이다. 체질적인 것은 되도록이면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먼저 중요한 것은 정신적·육체적 안정이며, 이를 위해 입원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다. 식사는 조금씩 여러 번으로 나누어 단백질·탄수화물 ·비타민 등을 고루 섭취하도록 하고, 식후는 안정하는 것이 좋으며, 때로는 오른쪽으로 눕는다. 위하수대는 때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으나 결정적인 효과는 없고, 도리어 고통이 더 심해졌다고 호소하는 환자도 있으므로 환자에게 적합한 위하수대를 착용시켜야 한다. 약물요법으로는 건위제·소화제·진정제 등을 투여한다. 매우 심한 위하수에 대해서는 외과적 요법을 쓰는 경우도 있다.

  "치료는 원인을 확인한 다음 치료가 가능한 것은 원인치료가 선결이다"고 해서 현대의학에서는 보기 드물게 '원인치료'를 얘기해 놓았다. 그런데 무엇이 원인인지는 한마디도 해 놓지 않았다. 전혀 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애매모호한 말을 마치 '과학적인 언술'인 것처럼 포장하는 현대의학의 교묘한 수법이 여기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러고 나서는 "체질적인 것은 되도록이면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나"라고 하여 체질 타령을 하고 있다. 원인을 모르거나 치료를 하지 못하면 곧바로 현대의학이 직행하는 곳이 '유전'이라는 도피처인데, 여기에서는 위하수가 체질 때문에 생길 수도 있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치료는 "먼저 중요한 것은 정신적·육체적 안정이며, 이를 위해 입원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몸이 구부러져 위가 처져 있는 것을 어떻게 '정신적·육체적 안정'을 취해서 '치료'할 수 있겠는가. 정신적·육체적으로 안정이 안 되는 것도 몸이 구부러져서 생기는 현상이므로, 몸을 펴면 위하수도 없어지고 정신적·육체적인 안정도 이루어진다고 보아야 한다.
  
  소화가 잘 안 되니까 식사는 조금씩 나누어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위하수대를 차면 조금 편해진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약물요법으로는 건위제, 소화제, 진정제 등을 투여"하면 조금 소화에 도움도 되고 조금 심리적으로 안정도 될 것이다. 그러나 무엇 때문에 이렇게 복잡한 방법을 써야 하는가. 의료보험 재정이 남아돌아 빨리 써 버리기 위해서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인가.
  
  위하수는 공명을 틔워 주면 금방 없어진다. 왼쪽 손으로 오른손을 감싸 쥐고 공명을 오른쪽 엄지손가락으로 45도 각도 위로 방향을 잡아 툭 쳐 주면 위는 금방 제자리로 돌아간다. 그러면 장도 풀려 변비도 없어지고, 밑으로 처져 방광을 누르고 있던 신장도 제자리로 돌아가 방광의 이상도 없어지고 신장도 제 기능을 발휘하게 된다. 소위 '내장하수'라고 하는 현상은 공명을 틔워 주는 것만으로 모두 해결이 된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나 공명을 쳐도 된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몸살림운동 수련생들에게도 어지간히 숙달되지 않은 사람은 공명을 치지 말라고 한다. 잘못해서 창자를 치게 되면 창자가 꼬여 떼굴떼굴 구르면서 아파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에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게 되기 때문이다. 몸에 힘이 빠지고 잘난 척하는 마음도 없어지고 했을 때가 돼야 공명을 쳐도 큰 사고를 내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절대로 함부로 아무나 공명을 틔워 준다고 쳐서는 안 된다.
  
  그리고 공명을 틔워 위를 올려 주었다고 해서 병원에서처럼 이것으로 '치료'가 다 됐다고 하지는 않는다. 공명을 틔우고 흉추를 잡아 주면 금방 꾸르륵 소리가 나면서 위가 왕성하게 활동을 하기는 하지만 이것은 본인이 몸을 펼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 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 다음에는 본인이 방석숙제와 걷기숙제를 꾸준하게 함으로써 굽었던 몸을 펴야 한다. 위하수인 사람은 대개 기운이 떨어져 있는데, 보름만 몸 펴는 운동을 열심히 하면 기력도 돌아온다. 불면증, 우울증, 어지럼증도 모두 함께 물러가게 된다.
  
  몸을 펴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 다시 공명이 막히게 되고 그때에는 한번 몸이 좋아진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 전보다 몸이 더 나빠졌다고 느끼게 된다. 보리밥만 먹을 때에는 그런 대로 먹을 만하다가 생활이 펴져 쌀밥을 먹게 되면 입에서 살살 녹는다. 그러다가 다시 망해서 보리밥을 먹게 되면 밥이 껄끄러워서 목으로 잘 넘어가지 않는다. 이런 것과 똑같은 이치인 것이다.
  
  위하수를 일례로 들어서 기계보다 사람의 눈과 손이 훨씬 더 정확하다는 것을 보았다. 이는 다른 것에도 그대로 적용이 된다. 내시경을 쓰지 않아도 위의 상태를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약을 쓰고 수술을 하지 않아도 위를 쉽게 정상으로 돌릴 수 있다. 바둑이나 체스로 컴퓨터와 대결해도 사람이 이기는데, 사람보다 더 뛰어나고 사람보다 더 정확한 게 어디 있겠는가. 공연히 더 비싼 기계만 만들어서 의료비만 올리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구취도 공명이 막혔기 때문
  
  간혹 가다 보면 입에서 지독하게 썩은 냄새가 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을 만나면 코를 틀어막고 대화할 수도 없고 하니 그렇게 고역일 수가 없다. 상대방이 그러니 본인도 그렇게 민망할 수가 없다. 소화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사람이 크게 트림을 하면 썩은 냄새가 진동을 하지만, 그래도 이런 냄새는 트림할 때만 나는 것이니 별게 아니다. 이빨을 안 닦아 나는 썩은 냄새는 양치질을 하면 금방 사라진다. 이빨이 썩어서 나는 냄새는 썩은 이빨을 빼기만 하면 역시 금방 사라진다.
  
  그러나 어떤 방법을 써도 사람을 역하게 하는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썩은 냄새를 제거하려고 매일 이빨 열심히 닦고 껌을 상비하고 씹고 다녀도 아무 소용이 없을 뿐만 아니라 백약이 무효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원인을 모르고 있는데 무슨 약을 먹는다고 이 냄새가 없어지겠는가.
  
  <머크 매뉴얼>에서도 증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써 놓았지만 딱 부러지게 대안을 내놓지는 못하고 적당히 얼버무리고 있을 뿐이다.
  
구취(halitosis)
  
  숨쉴 때 나는 불쾌한 냄새를 말하며, 구취는 폐에 의해 부분적으로 배출되는 섭취 또는 흡입된 물질, 잇몸 또는 치과 질환, 입에서 음식 찌꺼기의 발효, 전신 질환(간성 뇌중, 당뇨병성 산증, 호흡기 감염, 종양)으로부터 올 수 있다. 고약한 트림이 위내 정체 또는 위와 식도 종양과 함께 일어날 수도 있지만, 식도는 정상적으로는 찌부러져 있고 기도와 분리되어 있어 일반적으로 소화기 질환이 구취를 잘 유발하지는 않으므로 호흡 구취가 소화와 장 기능을 번영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구취는 폐에 의해 부분적으로 배출되는 섭취 또는 흡입된 물질, 잇몸 또는 치과 질환, 입에서 음식 찌꺼기의 발효, 전신 질환(간성 뇌중, 당뇨병성 산증, 호흡기 감염, 종양)으로부터 올 수 있다"고 하여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식도는 정상적으로는 찌부러져 있고 기도와 분리되어 있어 일반적으로 소화기 질환이 구취를 잘 유발하지는 않으므로 호흡 구취가 소화와 장 기능을 번영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라며 소화기 계통의 문제 때문에 항상적인 구취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정확하게 지적을 해 놓았다. 원인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지만 호흡으로 인해서 생기는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그러고 나서 정신질환으로 사실은 구취 증세가 없음에도 구취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에 대해서 써 놓았는데, 이것은 공명과는 상관이 없으므로 여기서는 다루지 않기로 하겠다. 그 다음에는 치료에 대해서 써 놓았는데, 한번 보기로 하자.
  
구취의 치료
  
  원인이 확인되었을 경우에는 원인의 제거와 치료가 효과적이지만, 광범위한 진단 검사는 병력과 진찰 소견에서 기질적 질환이 의심되지 않으면 시행할 필요가 없다.

  이것만이 실질적인 구취에 대해서 다룬 것이고 뒤에서는 정신적인 구취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다룰 필요가 없어 생략해 버렸다. "원인이 확인되었을 경우에는 원인의 제거와 치료가 효과적"이라고 하는데 원인이 무엇인지 써 놓지도 않고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고 나서 "광범위한 진단 검사는 병력과 진찰 소견에서 기질적 질환이 의심되지 않으면 시행할 필요가 없다"고 하여 '기질적 질환'이 아니라면 광범위하게 진단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기질적 질환이 무엇을 말하는지 분명하게 밝혀 놓지 않았으므로 필자로서도 더 이상 가타부타 할 말이 없다.
  
  그래서 그냥 필자가 배우고 경험한 것만을 얘기해 보기로 하겠다. 항상적인 구취는 공명이 막힌 사람에게서 나타난다. 공명이 막히면 뱃속에 썩은 가스가 찬다. 장기가 서로 누르고 눌리면서 상태가 안 좋아져서 생기는 가스인 것이다. 이것이 허파와 기도를 통해서 입이나 코로 나오게 되는 것이 항상적인 구취를 유발하는 것이다.
  
  공명이 막히면 기력이 떨어진다고 했는데 실제로 항상적인 구취가 나는 사람은 항상 기력이 쇠잔해 있다. 조금만 일하면 피곤해하고 자리에 앉으면 쉽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존다. 이런 사람은 공명을 틔워 주면 점차 구취가 사라진다. 장기가 활력을 얻으면서 썩은 가스를 배출하지 않게 되니 이 증세가 점차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현대의학에서는 이런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떻게 호흡기와 공명이 연결될 수 있는가? 우리의 해부학적 지식으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해부학적 지식에 반하는 얘기를 하고 있으니 순 엉터리 아니냐"고 얘기할 수 있다.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르게 볼 수도 있다. 현대의학의 해부학적 지식이라는 것은 '약과 수술'을 전제로 해서 그러한 관점에서 본 해부학적 지식일 뿐이다. 필자가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공명에 대해 현대의학은 전혀 아는 바가 없다. 그렇게도 여자들을 괴롭히는 치골에 대해서도 그냥 뼈가 거기에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다. 척추의 중요성, 정보전달체계로서 신경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역시 현대의학은 전혀 주목하지 않고 있다. 누차 하는 얘기이지만 필자는 스스로 낫는다는 '자연(自然) 치유'의 원리를 가지고 인체를 보고 있고 현대의학은 약을 쓰고 수술을 해야 건강해진다는 '인공(人工) 치료'의 원리를 가지고 인체를 보고 있다.
  
  이렇게 철학이나 관점에 따라 보이는 게 다른 것이다. 현대의학의 해부학은 현대의학의 해부학일 뿐이다. 몸살림운동의 관점에서 보면 현대의학의 해부학은 시체의 해부학이지 살아 있는 사람의 해부학이 아니다. 살아 있는 사람, 바로 생명체로서의 인간을 보아야 제대로 보이는 것인데, 죽어 있는 기계로 보고 있으니 인체의 원리가 이해될 리가 없는 것이다.
  
  필자가 지금 '몸살림의 인체학'이라는 부제로 글을 쓰고 있는 것은 서양에서 들어온 기존의 인체학이 너무나 잘못돼 있는 것이라, 인체학의 기본틀을 완전히 다시 세워야 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관점에서 보면 공명은 분명히 실재하는 기관이고, 이 공명은 분명히 호흡기와 연결돼 있다. 현대의학이 이렇게 중요한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을 모르고 있으면서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행세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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