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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전 이틀째…현 남북관계 '위기'가 공통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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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전 이틀째…현 남북관계 '위기'가 공통 인식?

<민족통일대축전> 남북 활발한 접촉…부정적 인식 곳곳서 표출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 6돌 기념 민족통일대축전 이틀째인 15일 남북은 당국과 민간 모두 여러 채널을 통해 활발한 접촉을 가졌다.

다만, 각종 행사에서 남북의 민관 대표자들이 현 단계 남북관계의 어려움을 강조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고, 위기의식의 원인과 해법에서도 남북간의 미묘한 차이가 엿보였다.

이종석 "현 남북관계, 선택의 갈림길에 있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5.18광주기념회관에서 치러진 남북 당국대표단 공동행사 연설에서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내외의 정세가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며 우리의 역사가 선택의 갈림길에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우리가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역사는 우리에게 기회를 줄 수도, 또 다른 시련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며 "2006년은 남측이나 북측 모두에게 선택의 해"라고 주장했다.

이 장관은 "남과 북이 힘과 지혜를 모아 남북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평화와 협력의 단계에 올려놓아야 한다"며 "우리의 노력이 단순히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는 데 그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북측 당국 대표단 단장인 김영대 민족화해협의회장도 "당국이 시대착오적인 체제대결, 이념대결의 마지막 장벽을 허물지 않는 한 6.15 공동선언 이행의 길이 순탄할 수 없다"며 "오히려 안팎의 반북대결세력이 그것을 역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측 당국 대표단 자문위원인 주진구 조국통일연구원 부원장도 "안팎의 집요한 도전이 있고 상대방의 사상과 체제를 인정 존중할 데 대한 초보적인 시대적 요구조차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종석 장관의 '갈림길' 발언은 열차 시험운행 취소 등 북한의 최근 태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북측 대표단이 언급한 '시대착오적인 이념 대결의 마지막 장벽'은 국가보안법 등을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돼 북측은 오히려 남측 당국의 적극적인 자세를 현 위기의 해법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듯 했다.

안경호 "통일관계로 전환하는 첫 어귀에도 이르지 못해"

민간대표단의 인식도 '위기'라는 점에서는 비슷해 보인다. 백낙청 남측위원회 상임대표는 오전 10시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실천 민족통일대회' 연설을 통해 지난 6년간의 성과가 크지만 "아쉬움도 많다"며 "민족의 통일을 바라지 않는 외세의 끈질긴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들 자신의 마음 속에도 6.15 시대 이전의 낡은 사고와 습성이 아직 제대로 청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또 "우리의 통일운동도 시대가 요구하는 것만큼 일상화되고 대중화되지 못했다"고 지적한 뒤 "또 다시 정세가 불안해지고 있는 오늘, 겨레와 민족사가 6.15민족공동위원회에 맡겨준 임무와 역할은 막중하다"고 강조했다.

안경호 북측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6년 동안의 성과는 "놀랍고도 기쁜 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현재의 남북관계는 "매우 불안전한 초보적인 상태의 공존관계"라고 말했다. 안경호 위원장은 이어 "우리에게는 아직 북과 남의 공존관계도 공고하지 못할 뿐 아니라 공존관계가 통일관계로 전환하는 첫 어귀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백 대표가 지적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낡은 관념, 낡은 관행과 틀이 지금도 민족의 대단결 위업을 엄중히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하며 "그 취약한 공존관계나마 오늘은 역장용에 부딪혀 언제 과거의 원점으로 되돌아가겠는지 예측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직까지 우리는 6.15 공동선언의 원칙에 실질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주, 평화, 민족대단합은 빈 구호로 되지 말아야 한다. '우리민족끼리'는 종이에만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덕기 북측위원회 부위원장도 "우리가 맞고 보낸 수많은 날과 달 중에서 통일에 대한 가장 큰 희망과 신심을 안겨준 6.15를 추억의 6.15로만 되게 할 수 없다"며 "이제 6.15 공동선언마저 선언으로만 남아 있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현 단계의 남북관계에 대한 평가는 북측 대표단의 발언이 남측 대표단에 비해 좀 더 비관적이었다. 백 대표의 발언이 현 단계의 '아쉬운 점'을 지적하고 있는 데 반해 안경호 위원장은 "실질적인 접근이 없다"며 "종이에만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뒤집어 해석하면 현재 6.15 공동선언이 "종이로만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었다.

정도와 질의 차이는 있어 보이지만 남북의 민관이 현 단계에 대해 모두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면 이번 민족통일대축전을 통해 위기의 돌파구를 찾아내는 데에까지 접근할 수 있을지 남은 이틀간의 대화 내용이 주목된다. 민간 대표단은 이날 오후 3시부터 비공개로 공동위원장 회의를 가졌으며, 당국 대표단도 오후 5시부터 비공개로 좌담회를 진행했다. 이같은 공식적인 자리 외에도 각종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길에 깊은 대화가 오갈 가능성도 있다.

공동호소문 채택…민간 부문별 상봉에 축하공연 열려

한편 민족통일대축전 이틀째인 이날 오전 민족통일대회 참가자들은 남북해외 동포들에게 보내는 공동호소문을 채택해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조국통일 이룩하자 △민족자주로 통일의 활로를 열어나가자 △거족적인 평화운동으로 민족의 안녕을 지키자 △민족의 대단합으로 조국통일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자고 호소했다.

오후 3시부터는 광주 곳곳에서 공동위원장 회의와 노동ㆍ농민ㆍ여성ㆍ청년학생ㆍ교육 등 각 부문별 상봉행사가 열렸다.

광주 무진중학교에서는 권수희 교사의 지도로 2학년 4반 학생 36명이 북측 교육자 4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남북공동수업을 진행했다. 김성철 조선교육문화직업총동맹 부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공동수업은 6.15 공동선언 5개항의 내용과 그 이후의 변화에 대해 권 교사가 설명한 뒤 학생들이 이에 대한 생각을 발표했다.

농민은 상무시민공원에서, 노동자는 조선대학교 1.8 극장에서, 청년학생은 전남대 대강당 앞에서 각기 부문상봉 행사를 가졌으며, 오후 7시 조선대학교에서 열리는 축하공연에 이어 10시 이틀째 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무등파크호텔에서 축하연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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