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기간에는 우라늄 농축을 중단해야 한다."
"대화는 할 수 있으나 선(先)우라늄 농축 중단은 없다."
이란의 핵문제가 서방 6개국이 제시한 포괄적 핵 협상안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던 가운데 이번에는 협상 기간 중의 우라늄 농축 활동 문제를 놓고 양측의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8일 자국의 핵프로그램 논란을 둘러싼 '공동관심사'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으나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해 달라는 서방측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이에 앞서 서방 6개국이 포괄적 핵 협상안에 대한 대화를 위해서는 협상 기간 중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일각에서는 협상의 기선을 잡기 위한 발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는 "우리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이 진행되지 않는 가운데 협상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미국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협상 시작을 위해서는 이란이 먼저 모든 핵 농축 및 재처리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날 국영 TV를 통해 방영된 연설에서 "우리는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협상하겠지만 우리가 사용하기를 원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결코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핵활동 자체는 협상의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협상은 공정하고 편견 없는 분위기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그들이 위협과 협상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란은 이런 분위기를 단연코 거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일 솔라나 EU 외교정책 대표는 테헤란을 방문해 이란 영토 내 우라늄 농축 허용과 경수로와 민간 핵기술 지원, 미국의 경제제재 완화 등의 내용이 담긴 포괄적 핵 협상안을 이란에 전달했다.
이 협상안에 이란도 다소 모호한 부분이 있긴 하나 진전된 내용이 담겨 있다며 긍정적 입장을 보여 일각에서는 이번주 내로 이란 핵문제가 극적 타결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협상 기간 중 우라늄 농축 활동을 둘러싼 이견이 불거지면서 이란 핵 문제의 극적 타결 여부는 아직 불투명해 보인다.
이 가운데 지난 8일 공개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내부 보고서는 이란이 최근 한달 간 우라늄 농축 속도를 줄여왔으나 서방 6개국의 포괄적 협상안이 발표된 날부터 다시 속도를 붙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보고서는 테헤란에 위치한 한 공과대학의 원심분리기 내의 '진공 장비'에서 고농축 우라늄의 흔적을 발견했으며 이 장비는 테헤란의 라비잔 군기지의 물리학 실험실에서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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