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28일 김두관 경남지사 후보의 '출당' 요구에 "정치를 같이 하는 사람을 억울하게 해선 안되며 선거 막바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을 해선 안된다"고 반박했다. 정 의장은 열린우리당 경남도당위원장인 최철국(김해을) 의원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창당초심을 훼손하는 사람과 세력은 더 이상 당에 있을 이유가 없다"며 "투표일 전까지 스스로 거취를 분명하게 표명하기를 바란다"며 정 의장에게 당을 떠날 것을 요구했다.
정동영 "정치 같이 하는 사람 억울하게 해선 안 돼"
정 의장은 앞서 이날 오전 김 후보가 '출당'을 요구했다는 소식을 처음 전해들었을 때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김 후보는 정 의장이 민주당과의 통합을 의미하는 정계개편을 제안한 것 등을 문제 삼았다. 정 의장은 김 후보와 직접 통화를 수 차례 시도했지만 김 후보 측 사정으로 실패하자 최철국 의원을 통해 공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의 대응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에 따르면, 정계개편론에 대해 정 의장은 "민주당과 강력하게 통합한다기보다 '광주 상황'도 있고 민주당측이 우리당을 향해 '선거후 없어져야 할 당'이라고 비난한 데 따른 대응 차원에서 언급한 것인데 선거 전 이를 비난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 의장은 또 "우리당이 비록 열세지만 강금실 후보는 '72시간 릴레이' 유세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선거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펴고 있는데 (김두관 후보는) 해당 행위를 해선 안된다"고도 말했다.
정 의장의 이같은 '공개 경고'에 이어 최 의원은 김두관 후보 주장에 대해 "우리당 지지층 가운데 이번 회견으로 오히려 빠져 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있었지 지지하지 않는 층에서 지지로 돌아설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취임 100일 맞은 정동영 "당 의장으로 가슴 찢어져"
한편 이날로 당 의장으로 선출된 지 100일을 맞는 정동영 의장은 전국 당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지난 100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전국을 누볐지만 민심은 우리에게 아직도 더 많은 자기성찰과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참으로 고되고 힘든 나날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정 의장은 "우리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피습사건으로 인해 우리당 후보가 유세마저 못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너무도 비통해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며 "공천비리, 매관매직, 성추문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의 싹쓸이가 예상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땅을 칠 노릇"이라고 억울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살 때는 삶에 철저하여 그 전부를 살고, 죽을 때는 죽음에 철저하여 그 전부를 죽어야 한다(生也全機現, 死也全機現)"며 "우리가 진정 국민에게 호소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는 승리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는 "두려운 것은 실패가 아니라 좌절하는 것"이라며 "우리당은 승리할 수 있는 정당, 승리해야만 하는 정당, 끝내 승리하는 정당이며 승리의 원동력은 바로 동지 여러분의 불굴의 투지와 저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강금실 동지의 72시간 불면유세가 시작됐고, 부산에서는 비를 맞으면서 삼보일배를 했으며, 유세 도중 펜레터를 받아본 진대제 동지가 눈물을 참으며 울먹이던 모습도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다"며 "당 의장으로 가슴이 찢어지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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