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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징크스 깨라"…자신감과 '유럽파' 역할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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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징크스 깨라"…자신감과 '유럽파' 역할 중요

노르웨이·가나와의 평가전이 관건

  딕 아드보카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인터뷰 때 자주 하는 말 중의 하나는 "대표팀에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경험한 선수가 있고, 일부는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뛰며 경험을 쌓고 있다"는 것. 비록 한국이 지금까지 유럽에서 펼쳐졌던 월드컵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지만 이번 독일 월드컵은 다를 것이라는 신념과 맞물려 있는 말이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한국은 세계축구의 흐름을 쫓아가지 못한 채 벨기에, 스페인, 우루과이에 모두 패했다. 8년 뒤 열린 프랑스 월드컵에서도 한국의 성적은 1무 2패로 초라했다.
 
  월드컵이 펼쳐지기 전 스트라이커 황선홍이 부상을 당해 대표팀의 공격 시스템은 흔들렸던 것도 부진한 성적의 원인이었다. 하지만 '백태클을 할 경우 곧바로 레드 카드를 주겠다'는 FIFA(국제축구연맹)가 내놓은 새로운 규정에 한국은 발목을 잡혔다.
 
  한국은 조별 예선 첫 경기인 멕시코 전에서 월드컵 출전 역사상 최초로 선제골을 넣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선제골을 넣은 '왼발의 달인' 하석주는 무리한 백태클로 퇴장을 당했고, 그 뒤 한국은 무너졌다. 결국 한국은 멕시코에 1대3으로 역전패했다. 사기가 떨어진 한국은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네덜란드에 0대5로 패했고, 한국이 낳은 불세출의 축구 스타인 차범근 감독도 중도 퇴진이라는 시련을 겪었다.
 
  이처럼 한국은 유럽에서 펼쳐지는 월드컵에서 극심한 좌절을 경험하며 '유럽 징크스'에 시달렸다. 그 당시와 현 대표팀의 상황은 여러 면에서 많이 달라진 게 사실이지만 '유럽 징크스'는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넘어야 할 장벽 중 하나인 것만은 분명하다.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이 "이번 독일 월드컵은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진짜 축구 실력을 볼 기회"라고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유럽 징크스를 깨기 위해) 7주 간의 해외 원정을 통해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과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생각한다. 외부의 우려와 달리 우리 선수들은 자신감을 갖고 유럽 무대에 덤벼들 수 있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현 대표팀은 2002년 월드컵 경험을 갖고 있고, 이미 유럽 무대에서 뛰며 현지 적응에 성공한 '유럽파'와 '젊은 피'들이 혼합돼 있다. 2002년에 비해 대표팀의 평균 연령이 낮아졌지만 핵심 선수들은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심축은 박지성, 이영표 등의 '유럽파'다. 이들은 한국과 다소 다른 깊고 무른 유럽의 잔디에서 뛰어 왔고, 무엇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스피드 축구'를 몸으로 체험했다. 또한 유럽파 선수들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의 경험도 고스란히 갖고 있다. 안정환, 차두리, 설기현 등 이른바 '위기의 유럽파 3인방'이 최근 부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종 엔트리에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이영무 기술위원장이 "과거에는 유럽에 가면 기를 펴지 못했지만 한국에는 유럽에서 뛰는 선수가 많다.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졌다"고 말한 것도 독일 월드컵에서 '유럽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이라는 의미다.
 
  역대 최강의 한국 대표팀 중 하나로 손꼽히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대표팀에서 뛰었던 변병주(청구고 감독), 조민국(고려대 감독)은 한 목소리로 "1986년에는 우리가 가진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한 마디로 다른 팀에 주눅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현 대표팀에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룬 선수들이 많이 있다. 독일 월드컵에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뛰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2002년 이후 유럽 원정을 가본 적이 없다. 아드보카트호도 유럽 원정 경기를 치르지는 못했다. 대표팀은 오는 6월 1일 노르웨이의 오슬로에서 노르웨이와 평가전을 치르고, 4일에는 스코틀랜드로 건너 가 가나와 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한국 선수들이 이 두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통해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에서 대표팀의 베이스 캠프인 독일 쾰른으로 입성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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