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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對오세훈 '전투모드' 돌입…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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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강금실, 對오세훈 '전투모드' 돌입…급해졌다

"강금실 선거 포인트, '네거티브'로 가는듯"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확 달라졌다. 26일 국회 기자실에 선 강 전 장관은 마치 구호를 외치 듯 "승리는 나의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내 안에 있는 (정치) 소질이 발휘되는 느낌이다. 반드시 역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 경선을 마치고) 5월 본선에 들어가면 후보의 차별성으로 역전이 될 것으로 본다. 리더십과 능력, 서민을 위한 진정한 개혁정책, 강남ㆍ북 차별해소 정책에서 분명한 차별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얼마 전까지 "내가 이기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라며 승패에 초연한 듯한 뉘앙스를 풍기던 것과는 전혀 딴판이다.
 
  강 전 장관은 "20여 일 (선거운동을) 해보니까 새로운 문화에 적응했다. 적응과 학습능력이 뛰어난 학생이라는 칭찬을 받는다"고 너스레도 떨었다.
 
  강 전 장관의 측근인 조광희 변호사는 "구청장 경선장에 다니면서 본인 스스로 방법을 터득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초기에 추상적인 언어를 많이 구사했는데 구체적인 말이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된다는 점을 알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 전 장관은 간단한 기자회견이 끝난 뒤 회견장뿐 아니라 언론사 부스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기자들에게 악수를 청하는 등 '언론 스킨십'도 강화했다.
 
  오세훈 개인 공격으로 초점 이동
 
  베일에 가려진 듯하던 추상성만 벗어던진 게 아니다. 우아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경우에 따라선 네거티브 선거전략 구사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처럼 보였다.
 
  그는 "오세훈 후보가 네거티브를 안한다고 해서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오 후보의 보안사 군복무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보안사 문제는 네거티브를 떠나 우리의 어두운 과거에 관련된 것이라 거론돼야 할 것"이라고 개인사에 대한 공격을 예고했다.
 
  그는 다만 "우리가 근거자료를 갖고 있지는 않고, 오 후보 진영에서 먼저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금실 캠프에 관여하고 있는 민병두 의원도 "어려운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살았는데, 오 후보가 '자원해서 간 것은 아니지만 양심상 가책을 느낀다' 정도의 표현은 하는 것이 진정성 있는 자세가 아니겠느냐"고 파고들었다.
 
  민 의원은 또 "오세훈 후보는 여러 가지 면에서 문제가 있다"며 "탄핵에 대한 입장에서 일관성이 없었고, 정계 은퇴 선언에 대해서도 진정성이 의심스럽고 일관성이 없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이 가져갈 '대(對)오세훈 전략'의 일단이 드러난 셈이다.
 
  "네거티브는 예정된 수순"
 
  정치컨설팅 회사인 '민 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이같은 현상을 두고 "예정된 수순"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금실과 오세훈이 나와 선거가 우아하게 치러질 것 같지만, 깨끗한 이미지'를 가진 두 사람의 '인물대결'인 이상 역대 선거 중 가장 난잡하게 치러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강 전 장관의 선거 포인트는 네거티브밖에 없다"고도 했다. 현격하게 뒤쳐진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그것뿐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네거티브 하지 않겠다던 강 전 장관이 이제 한나라당을 '반민족' 집단이라고까지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양측의 네거티브 공방에서 상처를 더욱 크게 입는 쪽은 오세훈 후보이기 때문에 강 전 장관 측의 강도가 더욱 셀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선 초기 '강금실 신드롬'의 진앙이었던, 기존 정치와 차별화된 '강금실 독자노선'의 실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당의 한 관계자는 강 전 장관의 지지율 정체를 걱정하며 "초기에 강 전 장관이 당과 거리를 두며 독자적인 노선을 표명한 것이 신선한 충격을 줬는데, 최근에는 당이 요구하는 정치적 매커니즘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민 대표는 "당과 거리두기를 정치권이 가만히 두지 않는다"며 "이제 '한나라당 대 열린우리당'이라는 주전선의 싸움이 본격적으로 붙은 것이기 때문에 강 전 장관으로서도 당의 논리, 정치 논리를 피해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화' 컨셉 대신 '서울 양극화' 컨셉으로?
 
  이런 조건은 정책 대립의 협애화로 이어질 수 있다. 강남 이미지가 강한 오세훈 후보와의 차별성 극대화를 위해 강 전 장관은 강남ㆍ북 간의 불균형 현상을 부각시키는 데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차별화가 어려운 '역사-문화 컨셉' 대신 경제-교육 문제가 정책의 포커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병두 의원은 "강 전 장관은 한손에는 나눔, 한손에는 교육과 인간을 가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의 이날 기자회견 명분도 향후 4년간 교육예산 2조 원 확충을 골자로 한 교육관련 정책 발표였다. 그는 고교 평준화 틀의 유지, 자립형 사립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해 오세훈 후보는 자신이 대표저자로 관여한 저서 <우리는 실패에서 희망을 본다> 를 통해 "공교육의 질을 높이지도 못하면서 의무교육기관도 아닌 고교를 평준화, 그것도 하향 평준화로 묶어두는 것은 옳지 않다"고 고교 평준화 반대 입장을 밝힌 것도 강 전 장관 측의 '각 세우기'가 용이한 지점이다.
 
  민 의원은 또한 "서울을 어떻게 개발할 것이냐도 중요하지만, 고통 받는 서민에게 어떻게 할 것이냐가 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민 이미지'와 '강남 이미지'의 차별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날 강 전 장관이 "우리 세대는 30대까지 강북에 쭉 살았다. 나의 정서 자체는 강북이다.(…) 강남 정서를 잘 알고 강북에서 커 온 사람으로서 서민들의 정서를 잘 아는 사람만이 강남북 갈등과 균열 문제를 가장 잘 대처할 수 있다"고 '강북 정체성', '서민 정체성'을 내세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성민 대표는 "당초 강 전 장관은 서민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요소, 강단 있는 인상이 강점이었는데 보랏빛이 그를 강남의 문화귀족처럼 가둬놨다"고 궤도수정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갑자기 보라색을 벗어던졌다느니 하는 것은 선거캠페인으로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캠페인에서 가장 잘못된 것은 왔다갔다 하는 일관성의 결여"라고 덧붙였다.
 
  "지지율 격차 당분간 유지될 것"
 
  이 같은 전반적인 궤도수정이 강금실 전 장관의 본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까. 강 전 장관은 '역전'을 자신했지만 객관적 상황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박성민 대표는 "22%포인트까지 난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지지는 않더라도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당은 경력과 능력 면에서 앞선다고 하지만 강 전 장관의 오 후보에 대한 비교우위가 월등히 많은 게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기본적으로 당 지지도가 받쳐줘야 하는데, 정당 지지도 격차가 너무 큰 것도 쉽지 않은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다만 "홍준표 의원이나 맹형규 전 의원과 달리 오세훈 후보는 '불안 요인'이 많은 상대"라며 "당 지지도가 어느 정도 상승한다는 전제가 있으면 해볼만한 선거가 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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