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이미지로 성공하면 그것도 정치 발전"

"컨텐츠 없다고? 섣부른 판단"…"이명박 오류는 전시 행정"

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강금실 전 장관은 11일 '이미지에 치중한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만약 이미지 정치로 성공했다면 그것도 또 하나의 발전"라고 항변했다.

***"오세훈 신경 쓰지 않는다"**

강 전 장관은 이날 KBS 라디오 〈라디오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해 "선진국가 정치인들도 자기가 가지고 있는 정치철학을 전달하기 위한 이미지 마케팅을 많이 한다"며 "그것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봐야 할 문제이지 나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강 전 장관은 '컨텐츠가 없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도 "적절하지 않은 지적"이라고 일축했다. 강 전 장관은 "정책이라는 것은 선거과정에서 다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제시하면 시민들이 판단하고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아 신중하게 사업을 해나가는 것"이라며 "따라서 컨텐츠가 있다, 없다 하는 것은 조금 섣부른 판단"이라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이어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오세훈 전 의원의 급부상에 대해선 "특별히 신경쓰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이기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인데, 지금 와서 한나라당 후보가 바뀌느냐 안 바뀌느냐는 부분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선거에 임하는 태도는 상대방과의 경쟁 관계에서 대응하면서 가기보다는 내가 생각하는 새로운 서울의 비전과 시정방향의 내용을 어떻게 잘 만들어서 시민들에게 전달할까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청계천은 잘 했지만 전시행정은 잘못"**

강 전 장관은 이어 이명박 서울시장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 "청계천 사업이 잘한 부분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도심 한가운데 물이 흐르는 새로운 환경을 우리가 누릴 수 있다는 희망을 준 것은 시민들이 원하는 희망을 실현시키는 정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중요한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인왕산이나 북한산에서 흘러나온 물길이 청계천에서 만나 흘러가도록 자연 물길을 살리자는 의견이 많아 이런 부분을 복원해 청계천과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를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 시장의 '잘못한 점'에 대해선 "너무 보여주는 행정에 치중됐다"며 "보이지 않는 곳을 고쳐나가는 쪽보다는 큰 사업 중심이 아니었나 싶고 이 점은 극복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제 사회복지사들을 만났더니 연간 예산이 21억 원인 청소년 수련원이 예산이 없다고 중단됐다고 하더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가 추진중인 한강 노들섬에 오페라 하우스를 건립하는 문제에 대해선 "노들섬에 문화시설이 들어선다는 것은 신선하지만, 오페라하우스가 적절한 것이냐는 좀 더 검토해봐야 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공약은 좀 더 다듬어서 발표하겠다"**

한편 강 전 장관은 '강남-강북 경계 허물기' 구상과 관련해 "30년간 규제돼 온 강북발전에 초점을 옮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강남을 억제하고 제한하는 정책보다는 다른 지역들을 활성화시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부동산 대책에 대해선 "현재 정책은 세금을 어떻게 하느냐만 나와 있다"며 "부동산 값과 재건축 규제만 나와 있는데 좀 더 깊이 있는 해답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북 간의 재정격차 해소 방안과 관련해선 "'세목교환' 방식보다는 '공동세' 방안이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구세(區稅)인 재산세와 서울시세(자동차세, 주행세, 담배소비세)를 맞바꾸는 세목교환을, 한나라당은 재산세의 절반을 공동세화하는 공동재산세를 주장하며 맞서고 있는 가운데 강 전 장관이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준 것.

강 전 장관은 그러나 전반적인 정책에 대한 구체적 답변은 추후로 미뤘다. 그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짧은 시간에 출마 결심을 하고 공약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 신중하게 접근하고 싶다. 좀 더 다듬어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