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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펙반대 범국민대회'…수영만에서 경찰과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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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펙반대 범국민대회'…수영만에서 경찰과 대치

농민·노동자·여성·빈민 부문별 대회 "아펙반대, 부시반대"

18일 아펙(APEC) 정상회의가 시작된 가운데 부산 곳곳에서는 노동자, 농민, 여성, 사회단체, 빈민연대 등 2만여 명이 부문별로 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아펙반대, 부시반대' 시위에 돌입했다.

***경찰 컨테이너로 바리케이드 쌓고 저지**

이들은 오후 4시 현재 아펙 주행사장인 벡스코(BEXCO) 건너편 수영 강변도로에서 '1차 범국민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집결해 있으며, 경찰이 벡스코 방면으로 넘어가지 못하게 컨테이너를 2층으로 쌓고 가로막자 밧줄 등을 동원해 이를 무너뜨리려고 하는 등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경찰은 물대포까지 동원해 시위대열의 벡스코 쪽 진입을 결사 저지하고 있다.

이날 반아펙 진영의 대회는 이동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이들이 부산에 집결하기 전부터 경찰이 부산 외곽지역에서부터 도로를 차단해 부산 진입을 막는가 하면, 전남 지역에서는 경찰이 농민들이 이동할 관광버스의 열쇠를 압수하는 등 이들의 부산 집결을 저지했다.

이로 인해 각 부문별 대회가 1~2시간 정도 늦게 시작되기도 했고, 반아펙 진영은 경찰의 과잉방어에 강력히 반발했다.

우선 광안역 삼거리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1000여 명의 농민이 집결한 가운데 오후 1시경부터 최근 농업현실을 비관해 자살한 여성농민 오추옥 씨에 대한 추모식으로 농민대회를 시작했다.

***"굶어죽거나 맞아죽거나 농약먹고 죽거나 어차피 죽는 거 싸우다 죽자"**

특히 최근 국회의 쌀개방 비준안 처리를 앞두고 농민들의 자살이 이어지고 있는 데에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농민대회에서 농민 부상자가 속출한 뒤여서 대회 참가 농민들은 "죽더라도 싸우다 죽자"고 외치는 등 결의를 다졌다.

문경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농민들이 농약을 먹고 죽어가고 있는데도, 자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외국 정부의 편만 드는 정부를 우리 정부라 부를 수 있겠느냐"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경을 동원해 방패로 노인의 머리를 내리찍고 목을 치고 여성의 갈비뼈를 부러뜨리는 정부를 우리가 어떻게 믿고 살아살 수 있느냐. 이대로 죽기 전에 원 없이 싸우다 죽자"고 목청을 높혔다.

이날 경찰에 의해 출발 자체가 저지된 전남 지역의 농민회 회원들은 오후가 되어서야 출발해 속속 부산으로 집결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정오 경에는 토곡 사거리에 학생, 정당, 사회단체 회원 등 300여 명이 모여 민중결의대회를 열었고, 인근 망미 삼거리에서는 노동자 25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노동자 대회가 열렸다.

또한 정오부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는 여성단체 회원 등 여성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여성대회를 열고 "아펙 최초의 '여성 의제'는 성 격차를 오히려 확대시킬 것"이라며 아펙 반대 입장을 밝혔고, 낮 1시부터 제19기 전빈련 출범식과 함께 시작된 전국 빈민대회에는 전국노점상연합총연맹, 빈민해방철거민연합 등 빈민단체 회원 1000여 명이 모여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을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연 데 이어 오후 4시경 범국민대회를 위해 수영만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이날 오후 반아펙 진영은 광안리 일대와 망미 삼거리 등지에서 농민대회, 노동자대회, 여성대회, 빈민대회, 청년학생 중심의 민중결의대회, 대일 과거사 청산 촉구대회 등 여섯 개의 부문별 대회를 연 데 이어 부문별 대회 참가자들이 수영 강변도로에 집결해 '1차 범국민대회'를 여는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학생, 시민, 노동자, 농민 등 2만여 명은 아펙이 선진국, 초국적기업, 전쟁주도 세력을 뒷받침하는 반면 개발도상국 국민과 민중의 삶은 도외시함으로써 미국 정부, 세계무역기구(WTO)와 더불어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에 빈곤과 전쟁을 확대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아펙 반부시 국민행동은 이날 저녁 8시 부산대에서 '부시 체포 결의대회'를 갖고 19일로 예정된 '제2차 범국민대회'를 준비하며 이번 대회의 의의 등에 대한 토론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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