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김홍걸 귀국시켜 국민 앞에 세우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김홍걸 귀국시켜 국민 앞에 세우라

<데스크 칼럼> 청와대가 지금 해야 할 일

아들 문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던 김대중 대통령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직접 입을 연 것은 아니다.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침통한 심경"이며 "국민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상의 대국민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알맹이가 빠졌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을 정도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장본인 김홍걸씨를 즉각 귀국시키겠다는 대국민 약속이 빠졌다.

***"검찰 조사결과 따라 처리"가 아니라 "검찰 조사 지켜보자"**

청와대쪽의 설명에 따르자면 검찰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서 대통령이 집적 입장표명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 아들 문제에 대한 각종 의혹은 검찰수사를 통해서만 진위 여부가 밝혀질 것이며, 검찰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이 문제에 대해 직접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 김 대통령의 확고한 입장이라는 것이다.

박선숙 대변인은 26일 오전 "(김 대통령은) 검찰이 조사중이기 때문에 조사결과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조사결과에 따라 처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박 대변인은 '조사결과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는 오전의 입장 표명에 대해 "사법처리 운운하는 이야기로 해석하고 있는데 이는 검찰의 조사를 예단하고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라며 "청와대의 입장은 검찰의 조사를 지켜보자는 것"이라고 분명히 바로잡았다.

'사법처리를 전제로 검찰 조사를 지켜보자는 것은 아니다'라는 원칙론을 편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박 대변인이 이날 오후 새삼스럽게 부연설명을 하고 나선 것은 '검찰 조사 결과 아무 문제가 없어 사법처리 대상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읽히기도 한다. 좀 더 확대 해석하자면 검찰 조사에서 김홍걸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근거가 없는 것임을 밝혀 주기를 기대하는 청와대쪽의 압력행사로 해석해 볼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정말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건 검찰 조사대상이 아니다**

정리해 보자. "아들 문제로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 하지만 검찰 조사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일단 조사를 지켜봐야 한다. 조사결과 잘못했으면 사법처리 되겠지만 아무 문제가 없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 지금 청와대의 입장이다.

왜 이렇게 복잡한 형식논리를 펼까.

지금 국민들이 진정으로 궁금해 하는 것이 무얼까. 김홍걸씨가 최규선씨에게서 몇 회에 걸쳐 얼마의 돈을 받았는지, 그 돈에 대가성이 있는지, 돈을 받고 어떤 일을 해 줬는지, 그것이 어떤 법에 저촉되는 것인지 등등이 검찰 조사의 대상일 텐데, 과연 이런 것들이 국민이 궁금해 하는 전부일까.

대통령이 국민들 앞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김홍걸씨의 사회적 물의'의 실체가 과연 이것일까.

20년 동안 학생신분을 유지하면서 변변한 직업을 갖지 못했던 김홍걸씨다. 벌써 40줄에 들어섰고, 부인과 두 자녀를 둔 가장이다.

어떻게 생활비를 댈까. 어떻게 로스앤젤레스의 백만달러짜리 호화저택에 살 수 있을까. 어떻게 일제 최고급 렉서스 승용차를 탈까. 어떻게 비행기 일등석을 이용해 매달 한국을 드나들 수 있었을까.

남들은 4년만에 졸업하는 대학 졸업까지 왜 11년이 걸렸을까. 2년만에 마치는 대학원 석사학위를 따는 데 왜 7년이 걸렸을까. 박사과정에 재학하면서 연구소 조교로 가끔씩 출근하다 이젠 그것마저 그만 두었다는데 하루하루 무얼 하며 살까. 한국에 드나들면서는 무엇을 했을까. 이런 사실들을 대통령은 정말 모르고 있었을까.

***귀국시켜 국민 앞에 세우라**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것, 분노하는 건 바로 이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것들은 지금 검찰 조사대상이 아니다. 그런데 청와대는 검찰조사만 지켜보자고 한다. 그래서 더 분노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IMF 위기에서 구한 김대중 대통령이다.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물꼬를 텄고, 평화와 민주화의 상징으로 노벨상을 탔다. 그런 대통령의 아들이 특별한 일도 없이 왜 미국에 살아야만 하는가.

이제 귀국시켜야 한다. 검찰 조사와 무관하게 국민들이 궁금해 하고 분노하는 점에 대해 스스로 밝히도록 해야 한다. 잘못한 게 있으면 고백하고 용서를 빌게 해야 한다.

아버지가 진정으로 아들을 사랑한다면 조금이라도 빨리 그가 스스로 귀국해서 국민 앞에 서도록 해야 한다. 아들이 앞으로의 인생 동안 한국에서 한국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게 하려면 하루 빨리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

회초리로 자기 자신의 종아리를 내리치는 심정으로 아들을 불러와야 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