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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지금은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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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지금은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할 때”

“특검 부적절, 대선자금 전모 밝혀야”

노무현 대통령은 2일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 “정치인이 저질러 놓은 과오에 대해 국민들 앞에 진심으로 사죄하는 길은 검찰 수사에 진지하게 협력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지난주 국회에 제출한 특검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 희망은 검찰이 흔들리지 말고 소신껏 수사하되 한두 건의 자금 수수에서 그치지 말고 국민들이 정치자금의 구조적 윤곽을 전면적으로 이해해 정치개혁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수사가 되길 바란다”며 “대선 자금 전모가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정치자금 수사의 범위와 관련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대선자금 부분에 대해 우선적으로 밝히는 것이 좋고 대체로 대선후보 확정 이후의 각 정당의 정당자금과 선거자금을 수사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盧 “남의 흉만 들춰내려 해선 국민 신뢰 못 받아”**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국회에 제출한 3대 특검법에 대해 “대선자금 관련된 문제라면 지금 검찰이 수사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또 특검을 내놓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고 자칫 검찰수사 흔들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반대했다.

노 대통령은 “또 하나 기인한 것은 대선자금이면 전체 대선자금을 대상으로 해야지 왜 한쪽 대선자금만 그렇게 조사하자고 하는지 전혀 납득이 안 간다”며 한나라당의 특검법이 ‘정략적인 산물’임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 정치권에서 내 흉은 숨기고 남 흉만 들추고 남 흉을 크게 들춰 내 흉을 감추려 하는 공방 가지고는 국민들에게 절대로 신뢰를 받을 수 없고, 우리 정치도 나라도 한발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며 “차제에 회피하려 하지 말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검찰 수사에 협력하자”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측근 비리 관련 특검법안에 대해서도 “너무나 터무니 없는 풍문을 근거로 하고 있기 때문에 특검이 임명되더라도 무엇을 수사해야될지 대단히 혼란스러울 가능성이 있다”며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어느 국회의원이 밑도 끝도 없이 국회에서 얘기해 놓고 방송사 대담에서 말하라 하니까 면책특권이 보장 안되는 자리니까 말을 못하고 한 것을 놓고 수사 단서로 해서 특검하겠다고 하는 정도면 너무 심각하다. 정치인 집단이 자기 집단에게 유리하도록 편파적일 수 밖에 없지만 이 정도면 너무 심각하다”며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수사 상식을 가진 사람이 봐서 수사의 단서가 될 만한 내용을 담아 구체적으로 다듬어 입법해서 보내주시면 성실히 수사하도록 그렇게 받겠다”며 법안 수정시 수용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한나라당은 ▲2002년 대통령 선거와 관련하여 SK그룹으로부터 정치권에 제공된 불법자금 의혹 규명 ▲국회의원 정대철, 이상수와 관련된 2002년 대선자금 불법모금 등 의혹사건 진상규명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최도술, 이광재, 양길승 관련 권력형 비리 사건 등 3개 특검법안을 지난달 31일 국회에 제출했다.

***“보험성 정치자금, 사면 제안할 용의 있어”**

검찰 수사 범위에 대해 노 대통령은 “현재로서는 대선자금까지 불거졌으니까 대선자금의 전모를 밝히는게 중요하다”며 총선자금이나 대선후보 경선자금 문제에 대해서는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수사를 비자금 전반으로 확대하지 말고 정치자금에 한해 수사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구체적으로 일반 정치자금이나 보험성이라고 하는 정치자금이면 그것은 기업에 대해 사면하고 넘어가자고 제안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재계의 우려 및 반발에 대해 "정치자금에 한정해 수사하고 정치권에서 먼저 수사를 시작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것"이라며 “기업도 이리된 마당에 수사에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앙당 장부, 지구당 장부부터 먼저 보면 기업에 대해서는 조사를 결과적으로 마지막에 실무자 몇 사람에게 확인하는 수준으로 충분히 정리할 수 있다”며 정치권의 적극적 협조를 당부했다.

***“검찰 수사 끝난 뒤 입장 밝히는 게 적절”**

대선자금 우선 공개 주장에 대해 노 대통령은 "지금 검찰이 수사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공개하면 우습지 않겠느냐"며 반대했다. 그는 "경우에 따라선 우리만 먼저 밝히면 검찰에 무슨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다. 지금은 ‘공개후 고해성사’를 말할게 아니라 검찰 수사에 적극 협력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의 대국민 사과 이후 정치권 일각에서 노 대통령도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지금 왈가왈부하면 수사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수사가 다 정리되고 난 다음 대선자금 수사에 대한 저의 입장을 밝히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 답했다.

***“경제팀, 경제 침체기에 공격받는 것은 당연”**

노 대통령은 ‘재신임 국민투표 12월 15일께 실시’ 방침이 “지금도 유효하다”며 “다만 발표 이후 여러 정치적 상황들이 진행돼 왔기 때문에 시기 문제는 실제 다시 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12월 국민투표 실시 후 내각 및 청와대 개편을 할 것’이라고 밝혔던 것에 대해선 “아직 유동적인 상황이 진행이므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관해 아직 결정을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 경제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는 지적에 대해 노 대통령은 “경제가 침체기에 있을때 모든 경제팀들이 다 공격 받았다”며 다소 두둔했다. 그는 “그 공격에 근거해 끝내 견디지 못하고 경제팀 교체가 일어났고 그러고 나서 대체로 또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무슨 단기적 조치, 단기 처방 같은 것이 나오고 경제가 나빠지고 항상 그렇게 반복해 왔다”며 경제팀에 대한 비판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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