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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철, 盧에 '추석선물' 핍박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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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철, 盧에 '추석선물' 핍박 파문

귀향활동비-신당 불개입 주문, 청와대 반응 '냉랭'

민주당 정대철 대표는 31일 추석을 앞두고 "(노무현 대통령이) 선물을 돌린다고 욕할 사람은 없다"며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른바 '미풍양속'에 근거해 국회의원등에게 선물을 보내라고 주문해 논란을 빚고 있다.

정대표의 발언은 외형상 추석선물을 화두로 삼고 있는듯 비치나, 민주당에 대한 청와대의 정치자금 지원을 촉구하는 동시에 신당에 개입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해석돼 적잖은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대철,"내 정서에 맞지 않는다"**

정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은 봉황문양이 새겨진 인삼과 수삼을, 전두환 전 대통령은 봉황문양이 새겨진 인삼을, 노태우 전대통령은 1백만~2백만원을 국회의원회관으로 보내왔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항상 멸치를 보내왔으며 김대중 전대통령은 시시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간담회에 배석했던 이낙연 대표비서실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과 한과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선물은 한국문화인데 노 대통령은 전혀 선물이 없어 자칫 정을 잃어버릴 수 있다"며 "대통령이 판공비로 그런 선물 돌린다고 욕할 사람은 없다. 나는 그런 추석선물을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생각하는데, 노 대통령은 코드가 달라서 그런지 그런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노 대통령이 명절때 선물을 하지 않는 것은 철두철미한 판단 때문인 것 같은데, 내 정서엔 맞지 않는다"며 "비서들이 월급 받는다고 입을 씻을 순 없으며 나는 김 한톳씩이라도 보낼 작정"이라고 덧붙였다.

***"노, 신당 관여 느닷없이 해"**

정 대표는 또 "신-구주류간 불신이 아주 작은데서 시작된 것이어서 노 대통령이 구주류를 불러 설득하면 해결될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며 "노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구주류와 만나고 밥도 함께 하라고 권했지만 대통령은 웃기만 했다. 노 대통령이 좀 샤이(shy : 수줍은)한 데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정 대표는 "노 대통령이 처음부터 (신당에) 관여했으면 모르는데 안하다가 느닷없이 하는 것도 좀 그렇다"고 말해 노대통령의 신당 개입설을 제기하며 노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햇다.

정 대표는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지금까지 5차례나 (대통령이) 원외지구당위원장과 만찬을 함께 해야 한다고 얘기했지만 듣질 안더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이어 "노 대통령이 주변 사람들의 말을 더 많이 들어야 한다"며 원로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노 대통령에게 '밤에 청와대에 권양숙 여사하고만 있지 말고 포장마차도 가고 강원룡 목사, 송월주 스님, 이만섭 전 국회의장 등 원로의 집에도 찾아가야 한다'고 권유했지만 청와대측은 경호문제를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며 "그러나 대통령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노 대통령은 시장바닥을 다니면서 국민들과 직접 만나고 대화하는 것을 '쇼'로 보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것은 '쇼'라고 해도 나쁠 게 없다"며 "젊은 대통령인만큼 현장에서 생생한 얘기를 듣는 게 얼마나 보기 좋으냐"고 덧붙였다.

***청와대, 불쾌해 하며 "선물 돌리겠다"**

정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대한 청와대 반응은 적잖이 불쾌하다는 것이다.

유인태 정무수석은 1일 오전 정대표 발언과 관련, "선물을 안하겠다는 게 아니다. 내가 알기로는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수석은 또 원외지구당위원장들과 회동과 관련해서도 "원외지구당위원장들과의 회동날을 받았으나 사정이 생겨 성사안됐다. 원래 안 만나겠다는 게 아니다. 연기되고 타임을 놓치고 했지만 한번은 하려고 했다. 애시당초 안하려 한 게 아니고 이상하게 일이 생겼다"고 해명했다.

***정대표의 노림수는?**

정대철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외형상 '추석명절' 선물을 화두로 삼고 있지만, 정가에서는 청와대의 정치자금 지원을 촉구하는 동시에 노대통령에 대해 신당에 개입하지 말라는 압박공세로 해석하고 있다.

과거 신군부나 YS정권까지만 해도 추석이나 설날 직전에는 대통령이 이른바 '귀향활동비' 명목으로 여당의원들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해왔다. 1인당 최소한 수백만원씩이 돌아갔고, 특히 총선을 앞둔 해에는 규모가 더 컸다.

하지만 노대통령 집권후 처음 맞는 추석명절인 데다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에서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정대표가 '미풍양속'을 명분으로 이를 문제삼고 나온 게 아니냐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특히 최근 민주당은 오랜 내분으로 집권당 이미지를 상실하면서 재계의 정치자금 제공이 원활하지 않아 상당한 자금난을 겪고 있어 정대표가 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정가에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정대표가 노대통령의 신당개입설을 재차 문제삼고 나온 대목에 주목하며, 정대표가 분당위기 직전에 직면한 민주당 신당사태에 노대통령의 개입을 차단하려는 목적에서 이같은 공세를 단행한 게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가에서는 이같은 정대표의 공세가 도리어 노대통령의 심기를 자극, 노대통령의 '민주당 탈당'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노대통령의 대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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