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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30대, '국정원 및 NLL 사태'를 씹다"

[이철희의 이쑤시개]<29> 젊은 논객, 김민하-노정태-양호경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과 'NLL 포기' 발언을 둘러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무까지….

일련의 사태에 대해 김민하 <미디어스> 기자는 "정치권에서 진행된 모든 것이 다 황당하다"라고 말했고, 자유기고가 노정태 씨는 "민주당이 다짜고짜 남자답게 '딜(거래)하자'라고 나와 되는 게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청년유니온 양호경 정책기획팀장은 "새누리당은 2014년 미래를 보고 있는데, 민주당은 여전히 2012년에 갇혀 있는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김민하, 노정태, 양호경' 세 사람은 지난 1일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에 출연해 30대의 시선으로 현재 대한민국 정치판을 곱씹었다. 이날 장외투쟁에 나선 민주당이 이들의 집중 포화 대상이었다. 민주당을 비판하지 않으려 해도 잘 안 되는 상황,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것일까.(☞ 팟캐스트 바로 듣기)

"민주당은 무능하다"

"황당하다"는 말로 포문을 연 김민하 기자는 지금까지 정치권에서 본 사건 중 가장 허무한 일로 국가기록원에 보관되어 있다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원본 실종'을 들었다.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국가기록원에 당연히 있다고 생각해 (국정원이 공개한) 대화록을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원본과 대조하자고 호기롭게 말했을 텐데, '없다'고 하니까 너무 황당하고 허무했다."

김 기자의 허탈감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이후 모두가 허무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그럼, 됐고! 일단 국정조사 해볼까?'라고 얘기했고, 새누리당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국정조사를) 회피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은) 거기에 끌려가다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라고 생각해 장외 투쟁을 선언했다"며 "이 과정을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모든 게 황당하고, '왜 이렇게 됐을까'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황당·허무·허탈한 감정 끝에 "민주당은 무능하다"고 진단했다.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나올 때는 절대적으로 민주당에 유리한 판이었다. 그래서 '(민주당이) 10을 얻느냐, 9를 얻느냐의 문제가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10을 얻고 9를 얻기는커녕 거의 마이너스가 돼서 너무 불행한 처지가 되어 버렸다."

▲ "<타짜>로 보는 'NLL 녹취록' 사건" 중 일부 ⓒ네이버 블로거 CROW(k7588536)

노정태 씨는 '민주당의 무능'에서 한 발 더 나가 '민주당은 정치의 심장인 전략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화 <타짜>에서도 가지고 있는 패가 광인지, 아닌지를 밝힐 때 상대방이 손을 못 대게 패를 컵 등으로 가려 놓고 흥정을 한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과 관련한 증거물도 확보하지 않고 "까자"고 얘기한 민주당의 전략 부재를 비판했다. "새누리당의 정치적인 외압에 끌려다니지 않기 위해 좀 더 다른 절차를 제시하지도 않고, 다짜고짜 남자답게 '딜(거래)하자'라고 나와서 되는 게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노 씨는 또 일부 언론에서 말하는 '민주당의 이중권력(김한길 대표로 대변되는 비노 세력과 문재인 의원 중심의 친노 세력)' 문제에 대해 '전략 부재'를 원인으로 꼽았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자기 전략을 동원하고 있"어 "교통정리가 안 된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장외 투쟁에 대해서도 그는 "(결국) 중구난방으로 이것저것 다 해보다가 안 되니까 남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단순 '계파 갈등'이라고 보기보다는, 강력한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할 '브레인' 자체가 없는 상황이 문제라는 말이다.

양호경 팀장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힘겨루기를 "어른과 아이의 싸움"으로 정리했다. "새누리당이 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들이 어떤 방아쇠를 당기면 어떻게 반응할지 너무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양 팀장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은 여론이 받쳐주는 이슈였고, (민주당이) 공격을 할 수 있는 지점이었"지만, 뉴스의 축이 'NLL 논란'으로 넘어가면서 "새누리당이 모든 역량과 자원을 NLL에 쏟아 부었다"며 새누리당이 민주당에 비해 한 수 위임을 인정했다. 실제 이 과정에서 새누리당은 '노무현의 NLL 포기' 발언에 대한 "사실 확인을 할 수 없는 어느 지점에까지 들어가 (정국을) 진흙탕으로 만들었다".

"(사태를 지켜보며) 참, 어른과 아이 싸움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새누리당은 2014년 미래를 보고 있는데, 민주당은 여전히 2012년에 갇혀 있는 느낌이며 여전히 (2012년 대선 패배에서) 떠나지 못한 느낌이다."

안철수라는… 문재인이라는… 박원순이라는… '사람'

① NLL 늪에 빠진 민주당, 문재인 책임?

노정태
"문재인 의원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원본을 공개하자는 말을 안 했어도 민주당이 그 국면을 잘 헤쳐나갔을까는 미지수이다. '나는 노무현을 사랑한다'는 것을 드러냄으로써 노무현 지지자에게 관심을 받고 싶은 마음은 친노 의원이 아니어도 정치인으로서는 상당한 유혹이다. 민주당이 원본 공개를 피했어야 했다.

선한 눈망울로 '너희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라고 하는 것 같아 참 답답했다. 그 선한 눈망울이 대변하는 사람들이 있다. 굉장히 행동력 있는 정치 소비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실패와 그 이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벌어진 비극적 사건들에 대해 정치적 아이콘이 되는 게 아니라, 힐링(치유)를 해주고 다음 단계의 일을 해야 한다."

② 장외 투쟁 중인 민주당, 안철수에게는 기회?

김민하
"제가 안철수 의원이었으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논란이 벌어졌을 때 매일 기자회견을 했을 것이다. 실제 '국정원 개혁'을 말하긴 했다. 그러나 발언의 방식이 굉장히 소극적이었다. 보다 적극적으로 했다면, '요즘 뭐해요?'라는 반응까지는 안 나왔을 것이다.

민주당이 장외로 나가 있는 지금이 기회이다. 지난달 31일 최장집 교수가 '안철수 의원이 지금까지 논란의 국면에 끼어들 여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런데 상당히 아이러니하다. 안 의원은 그동안 중앙당 폐지, 의원정수 축소 등 '탈 정당' 얘기를 많이 했다. 최 교수의 말대로라면, 안 의원은 지금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 정당 역할을 강조하며 원내 정치를 말해야 한다. 지금 스텝이 약간 꼬일 것이다. 정확하게 정리해서 '안철수의 새 정치는 뭐다'라고 말해야 한다."

③ 박원순은 행정가인가, 정치인인가

양호경
"행정은 깔끔하게 잘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인으로의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박원순 시장의 가장 큰 지지층은 무당파(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세력)이다. 반(反) 정치적인 행정가로서의 '박원순' 지지가 더 높은 상황이다. 보다 큰 정치인으로서 꿈이 있다면, 실제로 정치적인 입장에 대해 발언해야 한다고 본다.

정치인의 역할은 (국민 또는 시민을 대신해) 싸워주는 것(정책으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 시장의 가장 큰 업적은 민자 지하철인 9호선 요금 인상과 관련해 맥쿼리와 소송까지 하며 싸웠던 것이라고 본다. '사회적 경제'도 좋고, '협동조합'도 좋지만 이런 것이 정치인의 면모로 보일지는 의문이다. 박 시장은 여전히 안정적인 행정으로 내년 선거를 돌파하려는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경전철 이슈'를 어떻게 돌파할지 궁금하다."

▲ <이쑤시개> 출연진. 왼쪽부터 김민하 기자 - 노정태 씨 - 이철희 소장 - 양호경 팀장 ⓒ프레시안(이명선)

* 더 자세한 내용은 프레시안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 "30대, '국정원 및 NLL 사태'를 씹다"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이철희의 이쑤시개> 바로가기 클릭! http://pressian.iblug.com/index.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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