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설훈 의원은 25일 구속된 최규선씨가 한나라당 윤여준 의원에게 2억5천만원을 전달했다는 자신의 의혹 제기와 관련,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발표를 서둘렀다는 많은 분들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폭로가 경솔했음을 인정했다.
설훈 의원은 테이프의 존재여부에 대해 "최규선이 테이프가 있다고 말했다"고 말해, 테이프가 반드시 존재한다고 주장했던 종전의 입장에서 크게 후퇴했다.
그는 또 지난 19일 최초로 비리 의혹 폭로 당시 "갖고 있다"고 주장했던 증인과의 녹취록도 "확보하지 않고 있다"고 말을 바꾸었다.
설 의원은 이날 오전 민주당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테이프와 녹취록을 갖고 있지 않다고 실토하며, 앞으로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증거를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으나, 수사권 등이 없는 한계에서 증인을 설득하고 증거물의 공개를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녹음테이프 입수를 위한 증인 설득에 실패했음을 시인했다.
설 의원은 또 지난 19일 기자 회견당시 갖고 있다고 호언했던 증인과의 녹취록에 대해서도 "확보하고 있지 않다"고 토로했다.
설 의원은 또 윤여준 의원에게 최규선씨가 2억5천만원을 현금으로 전달했다고 주장하면서도, 현금이 달러화였는지 원화였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못했다.
설 의원은 그러나 테이프 확보 문제와 관련, "최규선씨가 마음만 바꾸면 금방 나올 것"이라며 "야당의 공세가 하루아침에 눈물로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설 의원은 "최규선씨가 정치적 문제와 여야관계에서 자신의 유리한 위치가 어디인지 계산하고 있는 것 같다"며 "최씨가 얘기하지 않고 있어 증인들도 영향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보기관 배후설과 관련, "이는 야당의 주장일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설 의원은 "중요한 것은 녹음 테이프의 유무가 아니라 돈을 줬는지 여부로 검찰수사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강변했다.
설 의원은 "국민의 비판과 걱정을 가슴깊이 이해하며, 향후 최종적으로 책임질 부분이 발생한다면 피하지 않겠다"며 "이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된 만큼 모든 진실이 규명되기 바라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설훈 의원 고소.고발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이날 고발인인 한나라당의 신경식 의원을 불러 수사한 데 이어 윤여준 의원과 설훈 의원도 금명간 소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설훈 의원은 지난 19일 비리 의혹폭로 기자회견 장소가 의원면책권이 부여되지 않은 민주당사였던 만큼 테이프나 녹취록 등 결정적 증거물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사법처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설훈 의원 일문일답**
- 최초 제보자가 정보기관인가.
▲ 아니다. 그건 야당 얘기다.
- 테이프 갖고 있다는 사람을 직접 접촉했나.
▲ 직접 접촉하지는 못했다. 간접적으로 했다.
- 그 사람이 최규선씨의 측근인가.
▲ 그렇다.
- 왜 테이프를 공개하지 않는 것인가.
▲ 최규선이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사실을 밝히려고 하지 않고 협조하지 않고있어서 그 사람도 그런 것 같다.
- 최규선은 왜 그런 입장을 갖고 있다고 보는가.
▲ 정치적 문제와 연관돼 있다. 여야 관계에서 자신이 유리한 위치가 어떤 위치인지 등을 계산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을 밝혀서 야당과 이회창 총재에게 타격을 주고 싶지 않은 것 같다.
- 테이프를 직접 들은 사람이 있나.
▲ 최규선이 테이프가 있다고 말했고, 이를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초점은 테이프의 유무가 아니다. 돈을 줬느냐 여부다. 검찰이 수사하면 드러날 것이다.
- 테이프 외에 다른 증거는
▲ 증인이 있다.
- 증인과의 녹취록이 있나.
▲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 돈 준 사실을 확신하는 이유는
▲ 제보한 사람의 처지로 봐서 확신할 수 있다.
- 제보자가 최씨 측근이라는 이유에서인가.
▲ 그렇다.
- 언젠가는 테이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보는가.
▲ 최규선이 마음만 바꾸면 금방 나온다. (야당의) 공세가 하루 아침에 눈물로 바뀔 수 있다.
- 윤씨에게 건넨 돈이 현금인가.
▲ 현금이다.
- 달러인가 한화인가.
▲ ....
- 전달 수단 등 구체적 정황을 얘기해 줄 수 있나.
▲ 좀 더 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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