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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연대로 이인제 꺾는다”

캠프는 말한다 <2> -노무현

“누구도 예측 불가능한 경선이다. 해봐야 알 것 같다.”

민주당내 경선 일정이 확정된 지난 7일, 노무현 캠프의 이광재 자치경영연구원 기획실장은 ‘조심스런 낙관론’을 폈다. “이인제 대세론은 아직 이르다.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사상 초유의 실험인 국민참여 경선제에서 최종 승자는 7만 선거인단 중 50%인 ‘일반 국민’의 표를 잡는 사람이라는 게 이광재 실장의 분석이다. 최대한 많은 지지자를 응모시켜 선거인단에 당첨될 확률을 높이는 게 승부의 열쇠라는 지적.

노 고문 측이 ‘조심스런 낙관론’을 펼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노 고문은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모임인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지난 12월 17일 1차 지지성명서를 발표한 ‘노무현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모임’ 등 적극적인 지지자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인제 고문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노 고문의 막판 뒤집기 전략은 지지모임을 확대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것.

노 고문 측의 또 다른 복안은 개혁후보간 연대다. 김만수 언론특보는 “후보 연대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밝혀 김근태, 정동영 고문과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노무현 고문은 지난 7일 저녁 김근태 고문과 만나 개혁후보간 연대 문제를 논의했다.

***개혁 후보 연대 가능성 시사**

김만수 특보는 “지금까지 제도개혁에 주력하느라 후보 연대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지 않았지만 정치적 지향이 같으면 힘을 합치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사자들 간에 합의는 어려우므로 당내 개혁 그룹에 중재를 부탁했다”며 “개혁 의원들이 중지를 모아준다면 어떤 결과도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노 고문이 아닌 다른 후보로 결정되도 따르겠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87년 양김 분열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것이 노 고문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 특보는 “국민참여 경선제가 후보들의 순위를 매기는 선호투표제 방식을 채택해 연대가 불필요할 수 있지만 개혁 후보 연대는 그 자체로 정치적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시·도별 지지선언으로 ‘국민후보’되겠다**

노 고문 측의 경선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자발적인 지지모임의 조직화 및 활성화와 TV 토론 등 미디어 선거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인제 고문에 비해 당내 조직 기반이 취약한 노 고문 측은 국민참여 경선제를 십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1월말부터 변호사·교수·문화계 인사와 시민단체 지도자들의 시·도별 지지선언 대회가 예정돼 있다. 부산에서는 문재인 변호사 등 1백여명이 이미 지지선언을 했다. 전대협, 한총련 등 학생운동 출신들의 지지모임도 계획하고 있고 단위노조 위원장 출신 80여명도 합류해 현대자동차 등 대공장 노조원을 중심으로 조직화하기로 했다.

노 고문 측은 이런 과정을 거쳐 '국민후보 만들기' 운동본부를 발족한 뒤 연고자들을 동원하고 거리 캠페인을 병행해 선거인단 응모자를 규합할 계획이다. 노 고문 쪽은 또 시민단체들과 함께 '대선 참여운동'도 벌일 예정이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은 회원 6천6백여명을 중심으로 '인터넷 접수 운동'을 벌여 네티즌 15만명을 선거인단에 응모시킨다는 계획이다. ‘노무현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 모임’에는 여균동 이창동 임순례(영화감독), 정태춘(가수), 강헌(음악평론가), 박재동(화백), 문성근 명계남 권해효(영화배우) 등 1백10명의 문화계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3백여명으로 지지자를 확대하는 게 목표다.

노 고문 측은 이번 경선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TV 토론도 충실히 준비하고 있다. 여론을 좌우할 수 있고 돈 안드는 선거의 첩경이기 때문이다.

노 고문 측은 TV 토론 대책반을 꾸려 예상 질문에 따른 답변을 준비하고 있다. 영등포에 있는 한 케이블 TV 스튜디오를 빌려 주말마다 리허설을 진행하고 녹화 결과를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이인제, 이회창과 차별성 없다”**

노 고문 캠프에서는 이인제 고문의 약점으로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점을 꼽았다. 젊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뚜렷한 차별성이 없고 오히려 명분은 더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호남지역에서 지지도가 낮다는 노 고문의 약점도 이인제 고문의 약점을 공략해 극복하려 한다. 김만수 특보는 “호남지역 대의원들이 이인제 고문을 지지하는 이유는 DJ 당선의 일등공신이라는 보답 심리와 이회창 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인제 대세론에 동조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민주당의 정통성을 이어 받았고 본선에서 이회창과 맞설 수 있는 후보는 노무현이라는 사실을 호남지역 대의원들도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금강빌딩에 캠프 설치**

노 고문 측은 이달말 ‘개혁과 통합을 위한 국민후보 노무현 추대위원회’를 발족해 본격적인 경선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추대위원회’는 현역 의원이 대표로 당내 조직화를 준비하는 ‘전당대회 준비팀’과 시민사회단체 인사가 대표로 국민참여 활성화를 꾀하는‘참여와 개혁을 위한 시민 경선 운동본부’ 이원체계로 구성된다. 아직 대표는 두명 다 결정되지 않았다.

여의도 금강빌딩 3층 80평 규모의 자치경영연구원 사무실에 선거 캠프가 꾸려진다. 자치경영연구원은 노 고문이 지난 93년부터 관여해 온 사단법인 연구소다.

캠프 실무는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윤석규 상황실장, 유종필 김만수 노기혁 언론특보, 윤태영 홍보팀장, 배기찬 정책팀장, 이광재 기획팀장 등이 맡고 있다. 자치경영연구원의 이충렬 소장은 사이버 정책자문, 이강철 이사는 영남지역 조직담당으로 활동한다.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비롯해 1천7백여명의 교수 및 연구원으로 구성된 ‘온라인 정책 자문단’이 이메일로 정책 자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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