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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 먼 개성공단 정상화…마주 앉은 남북, 첨예한 입장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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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 먼 개성공단 정상화…마주 앉은 남북, 첨예한 입장 차

南 "발전적 정상화" vs 北 "조속한 재가동"

개성공단 가동 중단 94일째인 10일 남북 양측은 개성공단 관련 당국 간 2차 실무회담을 갖고 본격적인 공단 정상화 논의에 착수했다. 양측은 오전 회의에서 '발전적 정상화'와 '조속한 재가동'을 두고 여전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이날 오전 10시 35분 남북 양측은 개성공단 내 종합지원센터에서 개성공단 관련 남북 당국 간 2차 실무회담을 시작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서호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오전회의 모두발언에서 "남과 북이 합의를 하고 준수를 하는게 신뢰의 첫걸음이라 생각이 든다"며 "오늘 그런 협력 속에서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해 좋은 의견을 나눴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재발 방지 약속을 골자로 하는 발전적 정상화에 초점을 맞춰 회담을 진행하자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 남북 양측은 10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당국 간 2차 실무회담을 가졌다. 서호(왼쪽)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과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박철수 부총국장은이 오전 회의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개성공동취재단

이에 대해 북측 수석대표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박철수 부총국장은 "비가 많이 오는데 기업 설비 자재 상황 걱정이 크다"며 상황 점검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남측이 주장하는 재발 방지 약속을 전제로 한 발전적 정상화보다 우선 공단을 재가동해야 한다는 북측의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전 회의 종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측은 북측의 일방적인 공장 가동 중단 조치로 입주기업이 입은 피해에 대해 책임있는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북측에 대해 "'누가 보고 들어봐도 이제는 더 이상 절대 일방적으로 통행과 통신을 차단하고 근로자를 철수시키는 일은 없겠구나' 라고 인정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별다른 언급 없이 설비점검 및 정비를 조속히 끝내고 재가동에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남측은 기조발언을 통해 개성공단의 국제화에 대해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개성공단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국제적인 공단으로 발전시켜야 나간다는 점을 북측에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측은 이에 대해 6.15 공동선언, 우리민족끼리 등을 언급하면서 개성공단의 정상 가동에 저촉되는 일체의 행위를 중지할 것을 주장했다. 개성공단 국제화를 두고도 양측이 서로의 현저한 입장 차를 확인한 셈이다.

75일 만에 찾은 개성공단, "두고 온 자식을 만나러 가는 심경"

한편 이날 59개 업체 96명의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오전 8시 30분과 9시, 두 차례에 걸쳐 개성공단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정부가 공단에 있는 남측 기업 주재원들의 전원 철수 방침을 내렸던 지난 4월 27일 이후 75일 만에 개성 방문 길에 올랐다.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 김학권 공동위원장은 공단으로 출발 전 취재진과 만나 "두고 온 자식을 만나러 가는 심경"이라며 "회담이 잘 마무리돼 하루속히 정상화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기업 관계자들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상황을 대비해 랜턴 등의 조명 시설을 갖추고 방북길에 올랐다. 또 이들은 지난 석 달 동안 설비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해 공단에서 식사를 준비할 수 없는 상황을 감안해 도시락 등의 먹거리도 준비했다. 이날 공단을 방문하는 관계자들은 우선 기계 설비를 비롯한 공단 내 시설 점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이날 오후 5시경 남측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현재 개성공단은 석 달간 가동이 중단돼 드나드는 인원이 거의 없는 상태다. 공단 내 신호등은 전부 꺼져있고 편의점과 주유소와 같은 편의시설도 문을 닫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산을 쓴 북측 사람들 2~3명, 회담이 열린 종합지원센터 입구 부근에 북측 인원으로 보이는 사람들 서너 명이 잡초를 뽑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입주기업 중 한 기업은 천장에 물이 새서 비가 들이쳤는데 북측 인원이 이를 정리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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