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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덤으로 '상식'까지! 네가 고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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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덤으로 '상식'까지! 네가 고생이 많다!

[2012 '올해의 책'] 이종필의 <물리학 클래식>

'프레시안 books' 송년호(121호)는 '2012 올해의 책' 특집으로 꾸몄습니다. '프레시안 books'가 따로 '올해의 책'을 선정하는 대신, 1년간 필자·기획위원으로 참여한 12명이 각자의 '올해의 책'을 선정해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다양한 분야, 다양한 장르의 이 책들을 2012년과 함께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2011년에 (이강영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이 출현해서 우리를 흥분시켰다면 2012년에는 <물리학 클래식>(이종필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이 나와서 우리를 즐겁게 했다. 국내 저자가 쓴 과학책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 출판 현실에서 이 두 권의 책은 그야말로 보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올해는 다른 과학 분야의 책들에 비해서 좋은 물리학 책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보였다. 사실 "좋은 책"이라는 기준 자체가 애매한 것이지만 대체적으로 보자면 대중 과학책이 갖춰야할 미덕을 갖추면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미덕"이라는 말도 역시 애매하기는 마찬가지지만 "유익하면서 재미있는 책"이라면 대체적으로 미덕을 갖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미덕을 갖춘 책들을 생각나는 대로 언뜻 적어보더라도 벌써 여러 권이다. 앞서 말한 대로 물리학 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과학의 천재들>(앨런 라이트먼 지음, 박미용 옮김, 다산초당 펴냄), <멀티 유니버스>(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김영사 펴냄), <왜 종교는 과학이 되려 하는가>(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김명주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사라진 스푼>(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해나무 펴냄), <다윈 지능>(최재천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보이지 않는 세계>(이강영 지음, 휴먼사이언스 펴냄), <세상은 어떻게 끝나는가>(크리스 임피 지음, 박병철 옮김, 시공사 펴냄), <얽힘의 시대>(루이스 길더 지음, 노태복 옮김, 부키 펴냄), <우리는 모두 외계인이다>(제프리 베넷 지음, 이강환 옮김, 현암사 펴냄). 그리고 한 권 더. <어메이징 그래비티>(조진호 지음, 궁리 펴냄).


▲ <물리학 클래식>(이종필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사이언스북스
<물리학 클래식>도 그런 미덕을 모두 갖춘 수작이다. 이 책은 현대 물리학을 대표하는 열 편의 논문을 통해서 물리학의 가장 중요한 핵심 개념들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설명하고 있다. 콘텐츠가 탄탄하고 유익하다. 핵심 내용을 확실하게 돋보이게 하는 주변 이야기가 풍성하고 재미있다.

무엇보다도 국내 저자가 쓴 멋진 책이다. 나는 당분간 "좋은 책"을 고르는 기준에서 국내 저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편파적인 행위를 계속할 생각이다. 언제까지? 국내 저자의 대중 과학책이 너무 흔해져서 진저리가 날 때까지. 이런 이유로 나는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이종필의 <물리학 클래식>을 올해의 좋은 과학책으로 꼽으려고 한다.

<물리학 클래식>은 나무랄 곳 없는 책이다. 그런데 몇몇 곳에서 이종필의 전작인 <대통령을 위한 과학 에세이>(이종필 지음, 글항아리 펴냄)나 <신의 입자를 찾아서>(이종필 지음, 마티 펴냄)에서 사용했던 에피소드나 이야기들을 반복하고 있다.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저서가 많아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혹시라도 그의 글을 계속 만나게 될 독자들의 피로감이 증가하지나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들기는 한다. 좋은 책을 쓴 저자의 숙명 같은 것이랄까.

저물어가는 2012년. 그 끝은 암울한 사건의 연속이었지만 그래도 <물리학 클래식>이 있어서 좋은 추억의 자리를 보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열 편의 논문을 완성하기 위해서 과학적인 태도로 상식을 견지했던 과학자들의 삶이 이렇게 대단해 보이는 것이 새삼스럽다. <물리학 클래식>에서 과학 이야기 뿐 아니라 상식의 세계에 대한 동경도 찾아야 하는 현실이 암울하다. 아듀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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